凡有怪徵者는 必有怪行하나니 殆乎非我與吾子之罪라 幾天이 與之也로다
無幾何오 而使梱으로 之於燕이어늘 盜得之於道하야
全而鬻之則難
일새 不若刖之則易
라하야 於是乎
에 刖而鬻之於齊
호대 하니
남백자기南伯子綦에게는 여덟 명의 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자기子綦는 그들을 앞에 늘어놓고 〈관상술의 대가인〉 구방인九方歅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내 자식들 중 누가 가장 행복을 누릴 인상을 가지고 있는지요?”
“곤梱이란 아드님이 가장 길하다 하겠습니다.”
자기子綦가 깜짝 놀라는 한편 기뻐하면서 말했다.
“곤梱은 장차 한 나라의 임금이 먹는 음식과 같은 음식을 먹으면서 일생을 마칠 것입니다.”
그러자 자기子綦는 주르륵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내 아들이 어찌하여 이토록 지독한 불행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무릇 한 나라의 임금이 먹는 음식과 같은 음식을 먹는 신분이 되면, 그 은택이 삼족三族에까지 미칠 것인데, 하물며 부모의 행복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선생께서는 이 기쁜 이야기를 듣고서 우시니, 이것은 〈기껏 닥친〉 행복을 막는 짓입니다.
당신이 어찌 그 까닭을 충분히 알 수 있겠습니까.
그래 곤梱이 길상이라 한들 〈그것은 기껏해야〉 술과 고기가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 것에서 끝날 뿐이니 당신이 어찌 〈그 술과 고기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제대로 알겠습니까?
내가 지금까지 한 번도 양을 친 일이 없는데도 우리 집의 서남쪽 귀퉁이에서 암양이 태어나며, 또 지금까지 한 번도 사냥을 즐긴 일이 없었는데 메추라기가 우리 집의 동남쪽 귀퉁이에 나타나는데 그런 일을 당신이 괴이하게 여기지도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요!
내가 우리 자식들과 함께 노니는 것은 천지 대자연에서 노니는 것입니다.
나는 내 자식들과 사는 즐거움을 하늘에서 찾고, 나는 내 자식들과 더불어 먹을 것을 땅에서 찾으며, 나는 내 자식들과 더불어 일하지도 아니하고, 그들과 더불어 일을 꾸미지도 아니하며, 그들과 더불어 기괴한 행동을 하지도 않아서 내 그들과 함께 천지의 진실함을 타고 사물에 얽매여 서로 가로채지 아니하며 내 그들과 함께 느긋하게 자연을 따르며 그들과 함께 일의 마땅한 바를 〈가려서〉 하지도 아니하였습니다.
무릇 괴상한 조짐이 있는 것은 반드시 괴상한 행위가 있기 때문인데, 아마도 나와 내 자식의 죄는 아닐 것이고 아무래도 하늘이 준 운명일 것입니다.
얼마 안 있어 자기子綦가 아들 곤梱으로 하여금 연燕나라에 여행가게 하였는데, 도적들이 곤梱을 길에서 붙잡았다.
〈도적들은〉 몸이 온전한 채로 팔면 〈팔리기〉 어렵고 발을 잘라 파는 쪽이 쉬운 것만 못하다고 생각하여, 이에 발을 잘라서 제齊나라에 팔아넘겼는데 마침 거공渠公의 거리 문지기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