事之以皮帛而不受하며 事之以犬馬而不受하며 事之以珠玉而不受하니
能尊生者는 雖貴富하야도 不以養으로 傷身하며 雖貧賤하야도 不以利로 累形하나니라
今世之人은 居高官尊爵者 皆重失之하야 見利하고 輕亡其身하나니 豈不惑哉아
대왕단보大王亶父가 빈邠 땅에 살고 있었는데, 오랑캐가 침공해 왔다.
그래서 그들에게 모피와 비단을 바치고 섬겼으나 오랑캐들은 이를 받지 아니하였고, 개나 말의 가축을 바쳐서 섬겼으나 오랑캐들은 이를 받지 아니하였고, 주옥을 바쳐서 섬겼으나 받지 아니하였다.
태왕단보가 〈빈邠 땅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오랑캐들과 전쟁을 하게 되면 죽는 것은 그대들의 동생들이요, 그대들의 자식들이다.〉 내가 남의 형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동생을 죽이며 남의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그들의 자식들을 죽이는 짓을 나는 차마 할 수 없다.
그러니 그대들은 모두 힘써 이 땅에서 잘 살기 바란다.
나의 신하가 되는 것과 오랑캐들의 신하가 되는 것이 어떻게 다르겠는가.
‘사람을 기르기 위한 수단 때문에 기르는 대상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을 마치고는 곧이어 지팡이를 짚고 빈邠 땅을 버리고 떠났는데 백성들이 줄을 지어 태왕의 뒤를 따라서 드디어 기산岐山 아래에 새로운 나라를 이루었다.
태왕단보야말로 인간의 생명을 존중할 줄 알았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생명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비록 높은 지위의 귀한 신분이 되거나 부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몸을 기르는 것으로 몸을 해치지 아니하며, 또 빈천하게 되더라도 이익을 구하려고 몸을 괴롭히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세상의 사람들은 고위 지위나 작위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잃어버릴까 중시하여 이익을 보면 가벼이 몸을 망치니 어찌 미혹되지 않았다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