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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1)

장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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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간세人間世
[해설]
인간세人間世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곽상郭象, 임희일林希逸, 왕부지王夫之 등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인간세人間世인간세상人間世上으로 풀이했다. 다른 견해로는 주득지朱得之의 뜻으로 보고,
“내가 중인 가운데 살면서 이 같은 생도生道를 세운다[我在衆人之中 立此生道].”
는 뜻으로 풀이했지만 적절치 않다. 곽상郭象은,
“사람들과 무리지어 사는 사람은 사람을 떠날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의 일이란 시대마다 마땅함이 다르니 오직 무심히 스스로 쓰지 않는 자만이 변화가 나아가는 바를 따라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與人群者 不得離人 然人間之變故 世世異宜 唯無心而不自用者 爲能隨變所適 而不荷其累也].”
고 풀이했고, 임희일林希逸은,
“앞에서는 양생養生을 말했고 여기서는 인간 세상을 말하고 있다. 이미 이 몸을 지니고 이 세상에 살고 있으니 어찌 인간사를 모두 끊을 수 있겠는가. 다만 사람들이 잘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前言養生 此言人間世 蓋謂旣有此身 豈能盡絶人事 但要人處得好耳].”
고 풀이했으며, 왕부지王夫之는,
“이 편은 난세를 넘어 스스로를 보존하고 남을 보전하는 묘술을 추구한 것이니 군자가 깊이 취할 점이 있다[此篇爲涉亂世以自全 而全人之妙術 君子深有取焉].”
고 풀이했다.
장자莊子가 보기에 세상은 어지러울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물론 이 편에서 장자는 어떻게 하면 이처럼 어지러운 세상에서 자신을 보존할 수 있는가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시대의 철학자 맹자孟子가,
“푸줏간에는 살찐 고기가 가득하고 마굿간에는 살찐 말이 가득한데도 백성들의 얼굴에는 굶주린 기색이 역력하고 들판에는 굶어 죽은 시체가 널려 있으니 이것은 짐승을 몰아다 사람을 잡아먹는 것이다[庖有肥肉 廐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라고 격렬하게 분노했던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 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장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가벼운 명철보신明哲保身의 처세술 따위가 아니다. 장자는 이 편에서 안회顔回공자孔子, 섭공자고葉公子高공자孔子, 안합顔闔거백옥蘧伯玉 등의 대화를 통해 어지러운 세상에서 살아나가는 것의 위험함과 삶을 보존하는 방법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당시 지식인들의 절실하고 진지한 물음을 자신의 방식대로 풀어나간 것이라 할 수 있다. 등장인물인 공자孔子, 남백자기南伯子綦, 지리소支離疏, 접여接輿 등은 인간 세상에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인간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또 제1장에서는 세상을 구제하려 나서는 안회를 만류하면서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잊어버리는 심재心齋를 말하는 공자가 제8장에서는 도리어 접여로부터 덕이 쇠미해졌다고 비웃음을 당하는 상황은 아이러닉하기까지 하다.
이 편의 전체 주제는 제1장에 나오는 무심無心의 경지인 심재心齋와 마지막 장인 제9장에 나오는 무용지용無用之用에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제1장 심재에서 시작한 무심無心의 모티프는 제4장의 장석匠石역사수櫟社樹의 만남, 제5장 남백자기南伯子綦와 커다란 나무의 만남에서 암시적으로 드러나며, 제7장 지리소의 완전한 삶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다가 제9장의 무용지용無用之用으로 정리된다. 특히 제9장의 내용은 이 편 전체를 아우르는 장자의 해설이라는 점에서 거듭 음미해 볼 만하다.
“산의 나무는 스스로 자신을 해치며, 기름 등잔불은 스스로를 태우며, 계피는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베어 가며, 옻나무는 쓸모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라간다. 사람들은 모두 쓸모 있음의 쓸모만을 알고, 쓸모없음의 쓸모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山木自寇也 膏火自煎也 桂可食故 伐之 漆可用故 割之 人皆知有用之用 而莫知無用之用也].”



장자(1)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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