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3)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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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물자를 갖추어 육체를 기르고, 사려思慮하지 않는 무심無心의 지혜를 몸에 지녀 마음을 생육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물에 미친다.
이와 같이 하고서도 오히려 여러 가지 재난이 닥치는 것은 모두 자연[天]에 의한 것이지 인간에 의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것으로 마음의 안정[成]을 어지럽히기에는 부족하고 또 신성한 영역인 마음에 들여서도 안 된다.
신성한 영역인 마음은 지키는 것이 있지만 무엇을 지키는지 알 수 없는지라 억지로 지킬 수 없는 것이다.
내 마음의 성誠을 확인하지 않고 움직이면 움직일 때마다 적중하지 못하니 〈그리하면 바깥세상의〉 걱정거리들이 이미 침입해 그만두지 않게 되어 일이 바뀔 적마다 모두 실패한다.
사람들이 보고 있는 데서 불선을 저지르는 자는 사람들이 그를 잡아서 처벌하고 사람들이 보지 않는 데서 악을 행한 자는 귀신이 잡아서 처벌한다.
그러므로 사람에게도 밝고 귀신에게도 밝은 뒤에야 홀로 걸어갈 수 있다.
- 역주
- 역주1 備物以將形 : 필요한 물자를 갖추어 육체를 기름. 將은 기른다는 뜻. 奚侗은 《詩經》 〈小雅〉에 ‘어버이 모실 겨를이 없다[不遑將父]’는 구절을 들어 將을 養으로 풀이했는데 적절한 견해이다.
- 역주2 藏不虞以生心 : 思慮하지 않는 無心의 지혜를 몸에 지녀 마음을 생육함. 虞는 헤아린다는 뜻. 郭象은 “헤아림을 일컬음이다[臆度之謂].”라고 풀이했다.
- 역주3 敬中以達彼 : 공경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물에 미침. 자신을 잘 닦아서 외물을 감화시킨다는 뜻으로 褚伯秀가 “몸이 닦여져서 외물이 감화됨을 이름이다[身修而物化之謂].”라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 역주4 若是而萬惡至者 皆天也而非人也 : 이와 같이 하고서도 오히려 여러 가지 재난이 닥치는 것은 모두 자연에 의한 것이지 인간에 의한 것이 아님. 萬惡은 온갖 재난. 天은 자연의 運數.
- 역주5 不足以滑成 : 그것으로 마음의 안정(成)을 어지럽히기에는 부족함. 滑은 어지럽힌다는 뜻. 成은 마음의 안정.
- 역주6 不可內(납)於靈臺 : 신성한 영역인 마음에 들여서도 안 됨. 內은 들이다는 뜻으로 納과 같다. 靈臺는 마음. 〈德充符〉편에는 靈府로 되어 있는데 靈府가 곧 靈臺이다(王叔岷).
- 역주7 靈臺者 有持而不知其所持 而不可持者也 : 신성한 영역인 마음은 지키는 것이 있지만 무엇을 지키는지 알 수 없는지라 억지로 지킬 수 없음. 마음은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임이 있지만 그 일정함이 딱히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억지로 지킬 수 없다는 뜻으로 여러 가지 이설이 있지만 阮毓崧이 《孟子》에 나오는 “마음이 향하는 곳을 알 수 없다[莫知其鄕].”는 말로 풀이한 것을 참고할 만하다.
- 역주8 不見其誠己而發 每發而不當 : 내 마음의 誠을 확인하지 않고 움직이면 움직일 때마다 적중하지 못함. 자기 자신을 진실하게 하지 못하고 함부로 움직인다는 뜻(王先謙). 不當은 사리에 맞지 못함.
- 역주9 業入而不舍 : 걱정거리들이 이미 침입해 그만두지 않게 됨. 業은 바깥세상의 일, 곧 걱정거리. 舍는 그만둠.
- 역주10 爲不善乎顯明之中者 : 사람들이 보고 있는 데서 불선을 저지르는 자. 공개적으로 불선을 저지르는 경우를 지칭한다.
- 역주11 爲不善乎幽閒之中者 : 사람들이 보지 않는 데서 악을 행한 자. 숨어서 나쁜 짓을 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 역주12 明乎人 明乎鬼者 然後能獨行 : 그러므로 사람에게도 밝고 귀신에게도 밝은 뒤에야 홀로 걸어갈 수 있음. 공개적인 악행도 하지 않고 숨어서 악행을 저지르는 일도 없어야 홀로 걸어가도 두려움이 없을 수 있다는 뜻으로 위의 두 구절과 함께 《中庸》의 ‘愼獨’을 연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 장자(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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