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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3)

장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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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子 圍於陳蔡之間하야 이러니
往弔之曰
幾死乎
하다
惡死乎
하다
予 嘗言不死之道호리라
東海 有鳥焉하니 其名曰
是故 하며 是以 免於患하나니라
直木 先伐하며 甘井 先竭하나니
孔子曰 善哉 辭其交遊하며 去其弟子하고 逃於大澤하야 衣裘褐하며 食杼栗하면
入獸不亂群하며 入鳥不亂行호리니
鳥獸 不惡이온 而況人乎따녀


공자孔子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포위되었을 때 이레 동안 따뜻한 밥을 지어먹지 못했다.
태공임太公任이 가서 조문하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거의 죽을 것 같습니다만?”
공자孔子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태공임太公任이 말했다. “당신은 죽는 게 싫습니까?”
공자孔子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태공임太公任이 말했다.
“내가 시험 삼아 불사不死도리道理를 말해 보리다.
동해東海에 새가 있는데, 그 이름을 의태意怠라 한다오.
이 새는 돼먹기를 퍼덕퍼덕 날개를 치기만 할 뿐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아무 능력도 없는 것 같아서 다른 새들이 끌어당기면 겨우 날며, 닦달을 당하고 위협을 당하고 나서야 겨우 집에 들어가 쉬며, 나아갈 때는 남들보다 앞서지 않고, 물러날 땐 남들보다 뒤에 남지 않습니다.
밥 먹을 때에도 감히 먼저 맛보지 않고 반드시 모두가 남긴 찌꺼기를 먹습니다.
그 때문에 새의 대열에서 배척받지 않으며, 외부의 인간이 결국 해를 입히지 못하는지라 이런 까닭에 근심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곧은 나무는 먼저 베어지고 맛있는 우물은 먼저 마르게 마련이지요.
당신은 아마도 자신의 지식을 포장하여 어리석은 자들을 놀라게 하고, 자기 자신을 수양하여 그로써 다른 사람의 악행을 돋보이게 만들되, 분명하게 마치 해와 달을 치켜들고 다니듯 했기에 근심스러운 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예전에 내가 크게 도를 이룬 분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공적을 이룰 수 없고, 공은 이루어지고 나면 무너지게 되고 명성은 이루어지면 훼손된다.’고 했습니다.
누가 공적과 명예를 버리고 백성들에게 돌아가 함께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는 널리 세상에 퍼져 있으면서도 뚜렷하게 머물지 않고 은 만물에 작용하면서 명성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순수하고 한결같아서 미치광이에나 비길 수 있을 것입니다.
흔적을 없애고 권세를 버려 공명功名을 추구하지 않으니 이 때문에 남을 책망하지도 않고 남에게 책망을 받지도 않습니다.
지인至人은 명성이 소문나지 않는 법인데 그대는 어찌하여 그런 것을 좋아하시오?”
공자는 “훌륭한 말입니다!”라고 하고는 교제를 사양하고 제자들을 돌려보내고 큰 연못가에 은둔하면서 가죽옷과 갈옷을 입으며 도토리를 먹고 살았다.
이윽고 짐승들 속에 들어가도 무리가 흩어지지 않고, 새들 사이에 들어가도 행렬이 흩어지지 않게 되었다.
새나 짐승들도 싫어하지 않는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역주
역주1 七日 不火食 : 이레 동안 따뜻한 밥을 지어 먹지 못함. 不火食은 불을 때서 따뜻한 밥을 지어 먹지 못했다는 뜻.
역주2 太公任 : 인명. 太公은 신분을 나타내는 호칭. 任은 그 사람의 이름. 太자는 《經典釋文》에 大로 표기되어 있다. 李頤는 “大公은 大夫를 말한다. 任은 그 이름이다[大公 大夫稱 任 其名].”고 풀이했고, 成玄英는 “太公은 노인을 일컬음이다. 任은 이름이다[老者稱也 任 名也].”고 풀이했다. 한편 兪樾은 태공을 複姓으로 보았는데 池田知久와 福永光司 등이 兪樾의 견해를 따르고 있다.
역주3 任曰 : 馬叙倫은 任을 衍文이라 했는데 대화체의 형식상 연문이 맞는 듯하지만 의미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두었다.
역주4 意怠(의이) : 제비. ‘빈둥빈둥’의 뜻으로 보고 ‘의태’로 읽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林希逸이 ‘지금의 제비[燕]’라고 한 이래 陸長庚, 馬叙倫 등이 모두 鷾鴯(의이:제비)라고 풀이했다.
역주5 翂翂翐翐 : 퍼덕퍼덕 날개를 침. 陸德明은 司馬彪가 “翂翂翐翐은 느린 모양이다[翂翂翐翐 舒遲貌].”라고 풀이한 견해와 함께 “일설에 높이 날지 못하는 모양이라고 했다[一云 飛不高貌].”는 견해를 소개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李頤가 “날갯짓하는 소리이다[羽翼聲].”라고 풀이한 것을 따라 새가 날개를 치는 소리를 형용한 것으로 번역했다.
역주6 而似無能 : 아무 능력도 없는 것 같음. 無能無才한 모양.
역주7 引援而飛 : 다른 새들이 끌어당기면 겨우 낢. 成玄英이 “날 때에는 반드시 무리와 짝의 도움을 얻고, 감히 먼저 일어나지 않는다[飛必援引徒侶 不敢先起].”고 풀이한 것이 무난하다. 援도 引과 같은 뜻.
역주8 迫脅而棲 : 닦달을 당하고 위협을 당하고 나서야 겨우 집에 들어가 쉼. 迫脅은 협박이나 强制의 뜻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李勉, 福永光司).
역주9 進不敢爲前 退不敢爲後 : 나아갈 때는 남들보다 앞서지 않고, 물러날 땐 남들보다 뒤에 남지 않음. 나아갈 때는 앞에 서는 것이 용감하고 물러날 때는 뒤에 남는 것이 용감한 행위인데 그렇게 하지 않고 항상 前과 後의 중간에 있다는 뜻. 이 편 제1장에서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의 사이에 머물 것[將處夫材與不材之間].”이라고 한 부분, 또 〈達生〉편 제6장에서 “안쪽만을 중시하여 은둔하지 말 것이며 밖으로만 나가 너무 지나치게 드러내지 말고 內와 外의 한가운데에 枯木처럼 서야 한다[無入而藏 無出而陽 柴立其中央].”라고 한 부분과 유사한 내용이다. 대체로 無用之用의 사상적 전개로 볼 수 있다.
역주10 食不敢先嘗 必取其緖 : 밥 먹을 때에도 감히 먼저 맛보지 않고 반드시 모두가 남긴 찌꺼기를 먹음. 陸德明은 緖를 ‘차례[次緖也]’라 했고, 成玄英도 ‘순서[次敍]’라고 했지만 적절치 않다. 呂惠卿, 陳景元, 王念孫 등의 견해를 따라 ‘나머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馬叙倫은 ‘緖’를 ‘儲’로 읽고 ‘庤(쌓을 치)의 가차’라고 했는데 다소 무리이다.
역주11 其行列 不斥 : 새의 대열에서 배척받지 않음. 其行列은 새 무리의 행렬.
역주12 而外人 卒不得害 : 외부의 인간이 결국 해를 입히지 못함. 外人은 밖의 인간들. 錢穆은 而外를 앞 구절에 붙이고 人을 아래 구절에 붙여서 人卒不得害로 보았는데 일리가 있지만 굳이 따르지는 않는다. 무리들과 평화롭게 어울려 싸우지 않는다는 뜻으로 郭象, 成玄英, 林雲銘, 蘇輿 등 대부분의 주석가들이 같은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역주13 子其意者 : 당신은 아마도. 意者는 阮毓崧이 “或者와 같다. 의심하는 말[疑辭]이다[猶或者 疑詞也].”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福永光司는 “抑者와 같은 發語辭이다.”고 풀이했는데 의미의 차이는 없지만 앞에 ‘子’가 있기 때문에 발어사로 규정하는 것은 약간은 빗나간 견해이다.
역주14 飾知以驚愚 : 자신의 지식을 포장하여 어리석은 자들을 놀라게 함. 자기의 현명함을 과시하여 어리석은 자들을 놀라게 한다는 뜻이다.
역주15 脩身以明汙 : 자기 자신을 수양하여 그로써 다른 사람의 악행을 돋보이게 함.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는 것은 곧 타인의 부도덕함을 밝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역주16 昭昭乎 如揭日月而行 : 분명하게 마치 해와 달을 치켜들고 다니듯 함. ‘飾知以驚愚’부터 여기까지는 〈達生〉편에 扁慶子의 말로 나온다. 자기 존재를 誇示한다는 뜻이다. 安東林은 昭昭乎를 ‘눈부시게’로 풀이하며 如揭日月而行을 ‘해와 달을 들고 가기라도 하듯’이라 풀이했는데 적절한 견해이다.
역주17 吾聞之大成之人 : 내가 크게 도를 이룬 분에게 들었음. 成玄英은 大成之人을 老子라 했는데 반드시 그렇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林希逸은 ‘큰 도를 터득한 선비’라 했고, 林雲銘은 ‘그 덕을 크게 완성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이 정도 견해가 무난하다.
역주18 自伐者無功 : 伐은 成玄英의 ‘取也’는 부적당. 王先謙에 의해서 ‘자랑하다[夸也].’가 적절하다. 이 구절은 《老子》 24장에 나온다. 赤塚忠은 본편 본장에 있어서 이 구를 후대로부터 덧붙인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池田知久). 《管子》 〈白心〉편에 ‘功成者墮 名成者虧’는 있지만, ‘自伐者無功’은 없다. 이 구절은 《老子》 24장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의 안에 있지만, 功名과는 관계가 없다. 후세 사람이 《老子》에 의해서 첨가했든지, 또는 이 우화의 작가가 덧붙였을 것이다(赤塚忠).
역주19 功成者墮 名成者虧 : 공은 이루어지고 나면 무너지게 되고 명성은 이루어지면 훼손됨. 成玄英은 墮를 ‘敗’로 ‘虧’를 ‘毁辱’으로 풀이했는데 적절한 견해이다. 이 두 구절은 《管子》 〈白心〉편에도 보인다(阮毓崧). 통행본 《老子》에는 이 두 구절이 없고 제2장에 ‘功成而不居’와 제9장 ‘功遂身退’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과 유사한 의미이다(陳鼓應).
역주20 孰能去功與名 而還與衆人 : 누가 공적과 명예를 버리고 백성들에게 돌아가 함께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還與衆人은 돌아가 백성들과 함께 한다는 뜻이다. 林希逸은 “물러나 뭇 백성들과 같아진다.”고 풀이했다.
역주21 道流而不明居 得行而不名處 : 도는 널리 세상에 퍼져 있으면서도 뚜렷하게 머물지 않고 덕은 만물에 작용하면서 명성을 차지하지 않음. 도는 천하에 두루 유행하지만 스스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덕은 세상에 널리 유행하지만 이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郭象과 陸德明은 道流而不明 居得行而不名處로 絶句했지만 여기서는 呂惠卿, 褚伯秀, 林自의 절구를 따라 居를 앞 구절에 붙여 道流而不明居 得行而不名處로 절구한다. 道流의 流는 아래 구의 得行의 行과 같은 뜻이다. 宣穎은 明을 名으로 고쳐야 한다고 했는데 옳지 않다. 得은 德과 같다. 郭象은 ‘얻다’는 뜻으로 보았는데 옳지 않다. 成玄英, 林希逸, 呂惠卿 모두 德으로 보았다. 赤塚忠에 의하면 道流而不明居는 道流而不居明의 도치이고, 아래의 不名處도 마찬가지로 도치라 했는데 타당한 견해이다.
역주22 純純常常 : 순수하고 한결같음. 純純은 순수한 모양. 成玄英은 “재질이 소박함[材素].”으로 풀이했고, 林自는 “섞이지 않음[不雜].”으로 풀이했다. 한편 楊愼은 《老子》 제20장의 惷惷(帛書甲本)과 같은 뜻으로 보았는데 福永光司, 赤塚忠 등이 이 견해를 따르고 있다. 純純을 《老子》 제20장의 沌沌(어두울 돈)과 같이 보고 ‘어리석고 흐리멍덩한 모습’으로 풀이하는 견해도 있다.
역주23 乃比於狂 : 미치광이에나 비길 수 있을 것임. 속인의 눈에는 도리어 狂人처럼 보인다는 뜻. 《論語》와 《孟子》에 나오는 狂者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역주24 削迹捐勢 : 흔적을 없애고 권세를 버림. 자신의 형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뜻. 捐은 棄와 같은 뜻이다. 〈天運〉편 제4장, 〈山木〉편 제5장의 내용과 유사하지만 〈山木〉편 제5장의 ‘削迹於衛’는 삭적을 당하는 것으로 이 구절과는 차이가 있다.
역주25 是故無責於人 人亦無責焉 : 이 때문에 남을 책망하지도 않고 남에게 책망을 받지도 않음. 成玄英이 “내가 이미 다른 사람을 책망하지 않는지라 다른 사람 또한 나를 책망함이 없다[我旣不譴於人 故人亦無責於我].”고 풀이한 것이 무난하다.
역주26 至人不聞 : 至人은 명성이 소문나지 않음. 至人은 세속적인 名聲과 무관하다는 뜻.
역주27 子何喜哉 : 그대는 어찌하여 그런 것을 좋아하는가. 어찌하여 功名 따위를 좋아하느냐는 뜻이다.

장자(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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