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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3)

장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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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3)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孔子之楚할새 이러니
其隣 어늘
子路曰
仲尼曰
하야 其聲하나 其志無窮하며 其口雖言하나 其心未嘗言하며 方且與世違하야 而心不屑與之俱하나니 인저
子路請往召之한대
孔子曰
已矣
하며 知丘之適楚也하야 라하야
彼且以丘 爲佞人也라하리니 夫若然者 其於佞人也 羞聞其言이온 而況親見其身乎따녀
이리오
子路往視之하니 其室 虛矣로라


공자孔子나라에 여행하여 의구蟻丘라는 언덕에 있는 다점茶店에 숙소를 정해 묵었다.
그 이웃집의 주인 부부와 남녀 하인들이 지붕 위에 올라가 지붕갈이를 하고 있었다.
자로子路가 물었다.
“이렇게 모여서 지붕에 오르는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요?”
중니仲尼가 말했다.
“이 사람들은 성인聖人의 무리이네.
이들은 스스로 민중 사이에 파묻히고 스스로 밭두둑 사이에 은둔하여 그 명성은 소멸되었으나 그들의 뜻은 무한하며, 그 입은 비록 세상 사람들처럼 말을 할지라도 그 마음은 한번도 말을 하는 일이 없으며 바야흐로 세속과 등지고서 마음으로 세속과 함께 하는 것을 깨끗하다 여기지 않으니 이들은 육지 속에 몸을 감추고 있는 이들이니 이 사람은 아마도 현자賢者시남의료市南宜僚일 것이다.”
자로가 가서 그들을 불러오겠다고 청하였다.
공자가 말했다.
“그만두거라.
그는 내가 자기를 세상에 드러내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내가 초나라에 가는 것을 알아서, 내가 반드시 초나라 왕으로 하여금 자기를 초빙하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하여 그는 또한 나를 두고 말을 잘 꾸며대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인데, 무릇 그와 같은 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을 대할 때 그 말을 듣는 것조차도 부끄러이 여길 것인데, 하물며 직접 그 사람을 볼 까닭이야 더더구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그가 아직도 집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자로가 가서 보았더니 그 집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역주
역주1 舍於蟻丘之漿 : 蟻丘라는 언덕에 있는 茶店에 숙소를 정해 묵음. 蟻丘는 언덕의 이름. 漿은 음료수를 비롯한 음식 파는 집.
역주2 有夫妻臣妾 : 주인 부부와 남녀 하인들. 夫妻는 주인 夫婦. 臣妾은 남녀 下人.
역주3 登極 : 지붕 위에 올라감. 登極의 뜻에 대해서는 대략 세 종류의 견해가 있다. 司馬彪는 “極은 가옥의 용마루이다[極 屋棟也].”라고 하여 지붕을 말한다고 풀이했는데 池田知久 등이 이 견해를 따르고 있고, 이 책에서도 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또 成玄英은 “極은 높은 곳이다[極 高也].”라고 풀이했는데 곧 蟻丘의 높은 곳으로 金谷治 등이 이 견해를 따르고 있다. 한편 馬叙倫의 경우는 極을 䅥(벼이삭팰 걸)의 假借字이고 登은 《禮記》 〈月令〉편에 나오는 登黍의 登과 같은 의미로 보아 進‧獻의 뜻으로 풀이했다. 곧 貢米를 獻上한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貢米를 바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았는데 福永光司 등이 이 견해를 따랐다.
역주4 是稯稯은 何爲者邪 : 이렇게 모여서 지붕에 오르는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요? 稯은 벼묶음 총, 볏단 총. 稯稯은 많이 모여 있는 모양.
역주5 是聖人之僕也 : 이 사람들은 聖人의 무리임. 林希逸은 “성인의 종복이라 한 것은 성인의 무리임을 말한 것이다[聖人僕 言聖人徒也].”라고 풀이했고, 奚侗은 “僕은 徒와 같은 뜻이다[僕 與徒 同義].”라고 풀이했다.
역주6 自埋於民 自藏於畔 : 스스로 민중 사이에 파묻히고 스스로 밭두둑 사이에 은둔함. 스스로 民間에 숨고 농사짓는 무리 속에 자신을 감춘다는 뜻이다.
역주7 是陸沈者也 : 이들은 육지 속에 몸을 감추고 있는 이들임. 水中이 아닌 뭍[陸]에 자기 몸을 가라앉히고 있는 자. 즉 몸은 세속 속에 있으면서도 세속으로부터 모습을 감추고 있는 大地의 沈淪者. 즉 道人(池田知久).
역주8 是其市南宜僚邪 : 이 사람은 아마도 楚의 賢者인 市南宜僚일 것임. 市南宜僚는 〈山木〉편에 이미 나왔다. 司馬彪는 “웅의료이다. 저잣거리 남쪽에 살았기 때문에 그것을 호칭으로 삼은 것이다[熊宜僚也 居市南 因爲號也].”라고 풀이했다.
역주9 彼知丘之著於己也 : 그는 내가 자기를 세상에 드러내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음. 池田知久와 李勉 등의 견해를 따라 번역하였다. 福永光司는 ‘나(孔子)를 세상에 드러내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했고, 金谷治는 ‘내가 자기(자기의 정체)를 밝혀낼 것으로 알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했는데 다소 무리.
역주10 以丘 爲必使楚王之召己也 : 내가 반드시 초나라 왕으로 하여금 자기를 초빙하게 할 것으로 생각함. 召己의 己는 市南宜僚. 孔子를 지칭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옳지 않다.
역주11 何以爲存 : 너는 어찌하여 그가 아직도 집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存은 남아 있다는 뜻. 成玄英은 ‘在’로 풀이했다. 한편 金谷治는 이 대목을 ‘너는 어찌하여 그를 찾아가려 하는가?’의 뜻으로 보았는데 王敔와 吳汝綸 등의 주장을 따라 存을 存問, 訪問의 뜻으로 이해한 견해도 참고할 만하다.

장자(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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