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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3)

장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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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3)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하다가 見一丈夫釣로대하니 非持其釣하야
文王 欲擧而授之政이나 而恐大臣父兄之弗安也 하사
於是 旦而하야
昔者 寡人 호니 하야 號曰寓而政於臧丈人이면
인저하더라
諸大夫
先君王也랏다
文王曰
諸大夫曰
先君之命이시란대 어시다
이리오
遂迎臧丈人而授之政한대
三年 文王 觀於國則하며 하며 하더라
列士壞植散群 長官者不成德 螤斛不敢入於四竟則니라
文王 於是焉 以爲太師하고 北面而問하야
政可以及天下乎
顔淵 問於仲尼曰
文王 其猶未邪
仲尼曰
黙汝無言하라
하니 而又何論刺焉이리오


나라 문왕文王이라는 땅에 노닐다가 어떤 남자가 낚시질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의 낚시질은 물고기를 낚으려 하지 않았다.
물고기를 낚으려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라 따로 낚으려는 것이 있어서 늘 낚시질을 하고 있었다.
문왕이 그를 등용하여 정치를 맡기려고 하였지만 대신들과 부형들이 불안해 할까 두려웠고, 끝내 그대로 놔두려고 하니 백성들에게 하늘로 떠받들 훌륭한 사람이 없는 것을 차마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이에 아침이 되자 대부들을 불러 물었다.
“어젯밤에 과인이 꿈에 훌륭한 사람을 보았는데 얼굴은 검고 구레나룻을 길렀으며, 한쪽 발굽만 붉은 얼룩말을 타고 와서 큰 소리로 명령하기를 ‘그대의 국정國政 땅의 노인에게 맡겨라.
그러면 민초民草들의 고통도 거의 구제될 것이다.’라고 하였소.”
여러 대부들이 놀라 얼굴빛을 고치고서 말하였다.
“선군왕이십니다.”
문왕이 말했다.
“그렇다면 점을 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시오.”
여러 대부들이 말했다.
선군先君의 명령이시니 왕께서는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또 무엇을 점칠 것이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드디어 땅의 노인을 맞이해서 그에게 정사를 맡겼더니 그 노인은 지금까지의 법률을 고치는 것이 하나도 없고 편파적인 명령을 내리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3년이 지난 뒤 문왕이 국내의 정정政情을 살펴보았더니, 조정에 늘어선 관리들은 빗장을 부수고 파벌을 흩어버렸으며, 여러 관직의 책임자들은 자기의 덕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사사로운 됫박이 감히 사방의 국경에서 들어오지 않았다.
조정에 늘어선 관리들이 빗장을 부수고 파벌을 흩어버린 것은 곧 윗사람과 의견이 같음을 숭상하는 것이고, 여러 관직의 책임자들이 자기의 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일을 똑같이 함이고, 사사로운 됫박이 감히 사방의 국경에서 들어오지 않음은 제후들에게 두마음이 없는 것이다.
문왕이 이에 그를 태사太師로 삼고 스스로 제자의 자리에 나아가 북면北面하고서 말했다.
“이 정치를 온 천하에 미루어 갈 수 있을까요?”
그랬더니 땅의 노인은 멍한 채로 대답도 하지 않고 사양하는 듯 마는 듯 하더니 아침에 문왕의 명령을 받고서는 그날 밤으로 도망하여 몸을 마치도록 영영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안연顔淵중니仲尼에게 물었다.
“문왕도 아직은 성인聖人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신 모양입니다.
도대체 또 무엇 때문에 꿈을 빌릴 필요가 있었습니까?”
중니가 말했다.
“너는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대저 문왕은 성인의 경지를 극진히 하셨으니 또 어떻게 비판할 수 있겠는가.
그는 다만 잠시의 방편을 따랐을 뿐이다.”


역주
역주1 文王 : 周나라 문왕. 陸德明에 의하면 司馬彪본에는 文王 두 글자 아래에 ‘微服而’의 세 글자가 붙어서 ‘文王微服而觀於臧’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역주2 觀於臧 : 장 땅을 遊覽함. 군왕의 유람을 觀이라 한다.
역주3 其釣莫釣 : 그의 낚시질은 물고기를 낚으려 하지 않았음. 비록 낚시질을 하고는 있었지만 물고기 잡으려는 뜻은 없었다는 뜻이다.
역주4 非持其釣 有釣者也 常釣也 : 물고기를 낚으려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라 따로 낚으려는 것이 있어서 늘 낚시질을 함. 有釣者也는 따로 낚으려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역주5 欲終而釋之 而不忍百姓之無天也 : 끝내 그대로 놔두려고 하니 백성들에게 하늘로 떠받들 훌륭한 사람이 없는 것을 차마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음. 釋之는 등용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다는 뜻. 百姓之無天은 백성들이 하늘처럼 떠받들 훌륭한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역주6 屬(촉)之大夫 : 대부에게 물음. 屬은 ‘불러 놓고 물어본다’는 뜻이다.
역주7 夢見良人 : 꿈에 훌륭한 사람을 봄. 成玄英은 良人을 “어진 사람이다[賢良之人].”고 풀이했고, 王先謙은 “善人이라고 말한 것과 같다[猶言善人].”고 풀이했다. 曹礎基는 君子로 풀이했는데 池田知久 등이 이에 동의했다.
역주8 黑色而冉頁 乘駁馬而偏朱蹄 : 얼굴은 검고 구레나룻을 길렀으며, 한쪽 발굽만 붉은 얼룩말을 탐. 冉頁(염)은 王敔가 “冉頁은 髥과 같다[冉頁 髥同].”고 풀이한 것처럼 髥과 같다. 駁은 陳壽昌이 “흑색이 순수하지 않음이다[黑色不純].”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偏朱蹄는 발굽 하나만 붉다는 뜻으로 李頤가 “한쪽 발굽만 붉음이다[一蹄偏赤也].”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역주9 寓而政於臧丈人 庶幾乎民有瘳乎 : 그대의 國政을 臧 땅의 노인에게 맡기면 민초들의 고통이 거의 구제될 것이다. 而는 이인칭. 瘳는 병이 나음. 곧 백성들이 고통에서 구제된다는 뜻이다.
역주10 蹴然 : 깜짝 놀라는 모양. 〈德充符〉에서 ‘깜짝 놀라 얼굴빛을 고치고 몸을 가다듬다[蹴然改容更貌].’고 표현한 부분을 비롯 여러 차례 나왔다.
역주11 然則卜之 : 그렇다면 점을 쳐라. 길흉을 점쳐 보라는 뜻이다.
역주12 王其無他 : 왕께서는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역주13 又何卜焉 : 또 무엇을 점칠 것이 있겠습니까. 점을 쳐보지 않고도 길함을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역주14 典法無更 偏令無出 : 지금까지의 법률을 고치는 것이 하나도 없고 편파적인 명령을 내리는 일이 하나도 없음. 典法은 지금까지 지켜오던 典章法度. 更은 고친다는 뜻. 林希逸은 “법도를 바꾸지 않음이다[不變易法度也].”고 풀이했다.
역주15 列士壞植散群 : 조정에 늘어선 관리들은 빗장을 부수고 파벌을 흩음. 壞植의 植은 빗장. 壞植은 빗장을 부수어 문호를 열었다는 뜻이다. 散群은 사사로이 만들었던 파벌 세력을 흩어버렸다는 뜻이다.
역주16 長官者 不成德 : 여러 관직의 책임자들은 자기의 덕을 드러내지 않음. 成玄英은 “장관들이 자신의 공덕을 드러내지 않음이다[長官不顯其德].”고 풀이했다. 또 陸西星은 “장관들이 공을 이루지 않음은 공을 차지하지 않음이다[長官不成德 不居功也].”로 풀이하여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동소이하다.
역주17 斔斛不敢入於四竟 : 사사로운 됫박이 감히 사방의 국경에서 들어오지 않음. 斔와 斛은 모두 부피를 헤아리는 용기로 斔는 庾의 가차자로 一庾는 열여섯 말에 해당하며, 斛은 열 말에 해당하는데 시대마다 차이가 있다. 竟은 境과 같다.
역주18 尙同 : 윗사람과 의견이 같은 것을 숭상함. 여기의 尙同을 묵가의 尙同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여 장자의 글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으나 方勇․陸永品의 지적처럼 묵가의 尙同과는 맥락이 다르다.
역주19 同務 : 일을 똑같이 함. 각각의 임무를 평등하게 분담한다는 뜻이다.
역주20 諸侯 無二心也 : 제후들에게 두마음이 없음. 문왕에 대한 제후들의 충성을 보장하는 증표라는 뜻이다.
역주21 昧然而不應 泛然而辭 : 멍한 채로 대답도 하지 않고 사양하는 듯 마는 듯함. 昧然은 멍한 모양. 泛然而辭는 〈德充符〉의 ‘氾(而)若辭’와 같다. 氾(而)若辭는 얽매임이 없어서 마치 사양하는 듯한 모습인데 ‘氾’은 얽매임이 없는 모양이다(陸德明). 泛과 氾은 통하는 글자이다. 사양하는 듯 마는 듯 분명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는 뜻이다.
역주22 朝令而夜遁 終身無聞 : 아침에 문왕의 명령을 받고서는 그날 밤으로 도망하여 몸을 마치도록 영영 소식을 듣지 못함. 令은 문왕이 말한 ‘정치를 온 천하에 미루어 갈 수 있느냐[政可以及天下乎]’는 요구를 지칭한다.
역주23 又何以夢爲乎 : 또 무엇 때문에 꿈을 빌릴 필요가 있었습니까. 대부들을 직접 설득하지 못하고 선왕의 꿈을 핑계 대었음을 말한 것이다.
역주24 文王盡之也 : 문왕은 성인의 경지를 극진히 함. 盡은 《論語》 〈八佾〉편에서 “선생께서 순임금의 소악을 평가하시되 지극히 아름답고 또 지극히 선하다고 하셨고, 무왕의 무악을 평가하시되 지극히 아름답지만 지극히 선하지는 않다[子謂韶 盡美矣 又盡善也 謂武 盡美矣 未盡善也].”고 했는데 이때의 盡자와 같은 의미이다.
역주25 直以循斯須也 : 잠시의 방편을 따랐을 뿐임. 일시적인 방편을 따랐다는 뜻. 直은 다만. 斯須는 잠깐.

장자(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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