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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1)

장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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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1)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謂莊子하야
以盛호니 不能自擧也어늘
剖之하야 以爲瓢호니하야 無所容이러라
非不大也이언마는호라
莊子曰
夫子固拙於用大矣로다
宋人者 世世으로 爲事어늘
聞之하고 請買其한대
聚族而謀曰 我世世 爲洴澼絖호대 不過數金이러니 今一朝 이런대 請與之호리라
得之하야 而說吳王이러니
이어늘 吳王 使之將한대 與越人으로 水戰하야 大敗越人하야늘
裂地而封之하니
能不龜手 一也로대 或以封하며 或不免於洴澼絖하니니라
今子有五石之瓠이어든 何不하고 而憂其瓠落하야 無所容
則夫子猶有也夫인저


혜자惠子장자莊子에게 말하였다.
위왕魏王이 나에게 큰 박씨를 주기에 내가 그것을 심어 열매가 열렸는데 그 열매는 용량容量이 5들이나 될 정도로 크다.
여기에 마실 물을 담으면 무거워 들 수가 없다.
그래서 이것을 둘로 쪼개서 표주박을 만들었더니 얕고 평평하여 아무 것도 담을 수가 없었다.
공연히 크기는 하지만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부숴 버리고 말았다.”
장자가 말하였다.
“선생은 참으로 큰 것을 쓰는 데 졸렬하다.
송나라 사람 중에 손이 트지 않는 약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어서 대대로 솜을 물에 빠는 일을 가업家業으로 삼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그네가 이 이야기를 듣고 그 비방秘方백금百金을 주고 사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그는 친족들을 모아 상의하여 말하기를 ‘우리는 대대로 솜 빠는 일(세탁업)을 하고 있지만 〈수입은〉 몇 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제 하루 아침에 그 기술을 백금에 팔게 되었으니 주어 버리자.’고 하였다.
나그네가 그 비방을 얻어 그것으로 〈손 트지 않는 약을 수중전水中戰에 이용할 것을〉 오왕吳王에게 설득하였다.
나라와 전란戰亂이 일어나자 오왕이 그 나그네를 장수로 삼아 겨울에 월나라와 수중전을 펼쳐 월나라 군사를 크게 무찔렀다.
그리하여 오왕이 땅을 나누어 그를 영주領主로 봉하였다.
손을 트지 않게 할 수 있는 비방은 하나이지만 어떤 사람은 그것으로 영주가 되고 어떤 사람은 그것으로 세탁업을 면치 못하고 있었으니 그것은 곧 그 비방을 어디에다 쓰느냐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제 그대에게 5들이의 큰 박이 있다면 어찌하여 그것으로 큰 술통 〈모양의〉 배를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떠다닐 생각을 하지 않고 그것이 얕고 평평하여 아무 것도 담을 수 없다고 걱정만 하는가.
그대는 작고 꼬불꼬불한 쑥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역주
역주1 惠子 : 인명. 成玄英과 司馬彪에 의하면 姓은 惠, 이름은 施, 宋나라 사람으로 梁나라의 재상이 된 적도 있다. 곧 戰國 中期에 활약한 名家의 대표적인 思想家이자 政治家. 그의 사상이 초기 道家哲學의 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莊子》에 보이는 장자와의 문답의 대부분은 寓言이지 역사적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장자의 변론 파트너로 〈徐無鬼〉편에 자세하다.
역주2 魏王 : 魏나라 惠王으로 추정. 魏의 도읍은 본시 山西省 安邑이었으나 뒤에 秦의 東進에 밀려 도읍을 河南省 大梁으로 옮겼다(‘西喪地於秦七百里’-《孟子》 〈梁惠王 上〉). 司馬彪, 成玄英 등은 魏惠王, 곧 梁惠王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역주3 貽我大瓠之種 : 나에게 큰 박씨를 줌. 貽는 주다는 뜻. 瓠는 박.
역주4 我樹之成而實五石 : 내가 그것을 심어 열매가 열렸는데 그 열매는 容量이 5石들이나 될 정도로 큼. ‘我樹之 成而實五石’으로 읽을 수도 있고, ‘我樹之成 而實五石’으로 읽을 수도 있다. 현토본과 朴世堂은 모두 後者로 읽었다. 成은 크게 자란다는 뜻도 가능하나 여기서는 열매를 맺다는 뜻으로 보았다. 司馬彪는 而實五石을 “열매 속에 오석의 양을 수용한다[實中容五石].”고 풀이했다. 1石은 약 19리터.
역주5 水漿 : 마실 물. 漿은 마시는 물의 총칭.
역주6 : 무겁다는 뜻.
역주7 瓠(확)落 : 瓠落은 平淺, 곧 얕고 평평하다는 뜻(成玄英).
역주8 呺(효)然 : 呺然은 공연히 큰 모습[虛大貌], 헛배 부른 모양.
역주9 爲其無用而掊之 : 쓸모없다고 여겨 부숴 버림. 爲는 때문에. 掊는 부숴 버리다의 뜻.
역주10 善爲不龜手之藥 : 손이 트지 않는 약을 잘 만듦. 龜은 손이 튼다, 금이 간다는 뜻.
역주11 洴澼絖(병벽광) : 묵은 솜을 물에 띄워 빨래(표백)하는 것. 成玄英은 “洴은 씻는 것이고, 澼은 빠는 것이고, 絖은 솜이다[洴浮 澼漂也 絖絮也].”라고 풀이했다. 또한 洴澼은 雙聲의 連語로서 물 속에서 솜을 두드리는 소리에서 由來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盧文弨, 池田知久, 安東林 등). 특히 池田知久는 盧文弨의 주장이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지지하고 있다. 絖은 묵은 솜.
역주12 : 약을 만드는 방법. 秘方.
역주13 百金 : 1金은 金 약 250그램이다.
역주14 鬻(육)技百金 : 손 트지 않는 약의 비방을 百金을 받고 팔다.
역주15 越有難 : 越나라와 전란이 일어남. 越나라는 춘추시대 말기에 늘 북쪽에 이웃한 吳나라와 싸워, B.C.494년에 吳王 夫差에게 크게 敗한 일이 있는데 바로 이때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池田知久).
역주16 所用之異也 : 쓰는 바의 차이(다름)라는 뜻. 不龜手의 비방을 어떻게, 또는 어디에 쓰느냐의 차이를 말함. 장자의 주장이 터무니없이 크기만 하고 쓸모가 없다는 惠子의 말에 대해 장자가 ‘쓰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한 답변에서는 ‘無用之用’, ‘無用之大用’의 사상이 엿보인다.
역주17 慮以爲大樽(준)而浮乎江湖 : 큰 술통 〈모양의〉 배를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떠다닐 생각을 함. 司馬彪는 慮를 “몸을 腰舟(주로 南方에 있었던 渡河의 도구)에 붙들어맨다[慮猶結綴也].”는 뜻으로 해석하였는데, 成玄英, 章炳麟, 朱桂曜, 王叔岷 등이 이 견해를 따르고 있다. 한편 淸의 洪頤煊은 慮를 가운데를 꿰뚫다, 속을 파내다, 다스리다 등의 뜻으로 풀이되는 攄의 약자로 보았다. 이들의 견해를 따르면 慮以爲大樽을 큰 술통 모양의 腰舟를 만들어 몸에 묶는다, 또는 박 속을 도려내어 술통 모양의 배를 만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林希逸이 “何不慮라고 하는 것은 그대(惠子)의 생각이 어찌하여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가라고 말한 것이다[何不慮者 言子之思何不及此也].”라고 했고, 朴世堂 또한 “慮는 꾀함이다[慮規也].”라고 풀이했으며, 池田知久도 “慮는 下文의 憂와 對를 이루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說文》에서 慮는 謀思라고 한 것처럼 헤아린다는 뜻으로 평범하게 풀이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따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본문의 번역에서는 ‘何不慮以爲大樽 而浮乎江湖’를 “어찌하여 그것으로 큰 술통 모양의 배를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떠다닐 생각을 하지 않고……”라고 풀이하였다. 大樽은 큰 술통이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큰 술통 모양의 배. 허리에 붙들어 매어 渡河의 수단으로 쓰는 腰舟라고 해석(司馬彪‧成玄英 등)하면 너무나 實用的인 쓸모를 장자가 제시한 모양이 되어 다음의 제5장의 내용과도 맞지 않는다. 장자의 脫俗的 自由의 遊의 경지가 없어지고 만다는 池田知久의 견해를 따라 큰 술통 모양의 배로 보고, 거기에 자유롭게 누워서 江湖에 떠다니는 경지를 장자가 제시한 것으로 보았다.
역주18 蓬之心 : 꼬불꼬불한 쑥대 같은 마음. 向秀는 “蓬은 짧아서 곧게 펴지 못함이니 굽은 사람을 말함이다[蓬者 短不暢 曲士之謂也].”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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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4장(1) 415
동영상 재생
2 제4장(2) 1241

장자(1)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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