封人
이 去之
어늘 堯 隨之
하야 曰 請問
하노라 封人曰
어다
요堯임금이 화華 땅을 유람했는데 화 땅의 국경지기가 말했다.
성인에게 축원을 드려 성인께서 오래 사시게 하고 싶습니다.”
“성인께서 사내아이를 많이 두게 하고 싶습니다.”
“오래 살고 부유하고 사내아이를 많이 두는 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바라는 것인데 당신께서 유독 바라지 않으시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사내아이를 많이 두면 걱정이 많아지고 부유하게 되면 일이 많아지고 오래 살면 욕될 일이 많아지니 이 세 가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덕을 기르는 방법이 아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을 성인이라 여겼더니 지금 보니 그저 그런 군자이군요.
하늘이 만백성을 낳으면 반드시 직책을 주기 마련이니 사내아이가 많으면 직책을 주면 될 것입니다.
부유하면 다른 사람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면 될 것입니다.
성인은 메추라기처럼 일정한 거처 없이도 산과 들의 자유를 즐기고 새 새끼가 어미가 주는 것을 받아먹듯 자연自然에 맡기며 살아가고 새처럼 자유로이 다니면서 흔적을 남김이 없습니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만물과 함께 창성하고 천하가 무도하면 덕을 닦으면서 한가로이 삽니다.
천 년을 살다가 세상에 싫증이 나면 떠나서 위로 올라 신선이 되어 저 흰 구름을 타고 상제의 고향에 이릅니다.
〈구懼‧사事‧욕辱의〉 세 가지 근심이 이르지 않아 몸은 늘 아무런 재앙도 없을 것이니 무슨 욕됨이 있겠습니까.”
국경지기가 떠나가자 요가 그를 따라가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가르침을 요청했지만 국경지기는 “물러가시오.”라고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