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종합DB

莊子(2)

장자(2)

출력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 오류신고
장자(2)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嘗試論之하노라
此數子者 事業 不同하며 名聲 異號하나 其於傷性하야 以身으로 爲殉에는 一也니라
問穀奚事러라
二人者 事業 不同하나
二人者 所死 不同하나 其於에는 均也
彼其所殉 仁義也어든 則俗 謂之君子라하고 其所殉 貨財也어든 則俗 謂之小人이라하나니 其殉 一也로대 則有君子焉하며 有小人焉하니 若其殘生損性에는 리오


작은 의혹은 방향을 바꾸고 큰 의혹은 본성을 바꾼다.
무엇을 가지고 그러함을 아는가.
우씨虞氏가 인의를 내세워 천하를 어지럽힌 때부터 천하 사람들이 인의로 달려가 따르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이것이 인의로 본성을 바꾼 것이 아니겠는가.
그 때문에 시험 삼아 이렇게 말해 본다.
삼대 이후로 천하 사람들이 외물外物로 자기 본성을 바꾸지 않은 이가 없었다.
소인小人은 자기 몸을 이익利益에 바쳤고 사인士人은 자기 몸을 명예名譽에 바쳤고 대부大夫는 자기 몸을 에 바쳤고 성인聖人은 자기 몸을 천하에 바쳤다.
그 때문에 이 몇 사람들의 사업이 동등하지 않고 명성이 호칭을 달리하지만 자기 본성을 해쳐서 자기 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두 사람이 함께 양을 치다가 모두 양을 잃어버렸다.
장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느냐고 묻자 채찍을 옆구리에 끼고 글을 읽고 있었다 하고, 곡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느냐고 묻자 주사위놀이를 하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 두 사람은 하고 있던 일이 같지는 않지만 양을 잃어버린 것은 마찬가지이다.
백이伯夷수양산首陽山 아래에서 명예를 위해 죽었고 도척盜跖동릉산東陵山 위에서 이익을 탐하다가 죽었다.
이 두 사람이 목숨을 바친 목적은 같지 않으나 생명을 해치고 본성을 손상시킨 것은 마찬가지이다.
어찌 꼭 백이를 옳다 하고 도척을 그르다 하겠는가.
천하 사람들이 모두 목숨을 바친다.
그런데 그가 따라 죽은 것이 인의仁義이면 세속 사람들이 군자君子라고 일컫고 그가 따라 죽은 것이 재물財物이면 세속 사람들이 소인이라고 일컬으니 따라 죽은 것은 마찬가지인데 이 가운데 군자가 있고 소인이 있으니 생명을 해치고 본성을 손상시킴에 이르러서는 도척이 또한 백이와 같을 뿐인데 또 어찌 그 사이에서 군자와 소인의 차이를 가릴 것인가.


역주
역주1 小惑易方 大惑易性 : 작은 의혹은 방향을 바꾸고 큰 의혹은 본성을 바꿈. 方은 東西南北의 방향으로 小惑易方은 길을 잃어버린 것을 비유한 것이며, 性은 자기의 본성, 곧 참된 모습[眞常]을 비유한 것이지만, 다음에 나오는 구체적인 비유를 근거로 풀이한다면 작게 미혹되면 방향을 잃고 헤맬 뿐이지만 크게 미혹되면 자신의 생명까지 잃어버린다는 뜻이 담겨 있다.
역주2 何以知其然邪(야) : 무엇을 가지고 그러함을 아는가. 곧 무엇을 근거로 이와 같음을 아는가 하고 자문자답하는 형식의 표현. 成玄英은 然을 如是[이와 같음]로 풀이하고 이 문장은 의문을 가설하여 뒤의 문장을 인출한 것[然 如是也 此卽假設疑問以出後文]이라고 풀이했다. 邪는 의문형 종결사.
역주3 自虞氏 招(교)仁義 以撓天下也 : 우씨가 인의를 내세워 천하를 어지럽힌 때부터. 虞氏는 舜을 지칭한다. 〈齊物論〉에서는 舜으로 나왔고 〈應帝王〉과 〈大宗師〉에서는 有虞氏로 나왔고, 뒤의 〈天地〉와 〈田子方〉, 〈知北遊〉 등에서도 모두 有虞氏로 나온다. 혹자(嚴靈峯)는 이상의 예를 근거로 삼아 이 부분의 虞氏를 有虞氏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招는 ‘들다’는 뜻으로 招仁義는 인의를 들추어내서 슬로건으로 내세우다는 뜻. 兪樾은 《國語》 〈周語〉에 나오는 “好盡言以招人過”를 예로 들어 招를 擧의 뜻으로 풀이하고 翹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견해를 따른다. 撓는 어지럽히다는 뜻. 自는 부터.
역주4 天下 莫不奔命於仁義 : 천하 사람들이 인의로 달려가 따르지 않는 이가 없음. 奔命은 명령에 달려가다는 뜻으로 ‘奔命於仁義’는 인의의 명령에 따라 목숨을 바친다는 뜻이다.
역주5 非以仁義 易其性與 : 인의로 본성을 바꾼 경우가 아니겠는가. 글자 그대로 보면 본래의 성을 버리고 인의로 그것을 대치하였다는 뜻이지만, 뒤의 殉利, 殉名, 殉家, 殉天下 등의 예시를 기준으로 짐작하면 인의를 자신의 생명과 맞바꾼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馬其昶은 司馬光의 말을 인용하여 “대체로 장자가 말한 인의는 자의가 본래 孟子와 같지 않다[大抵莊子之所言仁義 其字義本與孟子不同].”라고 했으며, 林希逸 또한 莊子口義發題에서 “장자에서 말하고 있는 인의나 성명 따위는 자의가 모두 우리 유가의 책과 같지 않다[此書所言仁義性命之類 字義皆如吾書不同].”라고 했고, 宣穎은 〈騈拇〉편의 첫머리에서 “성문에서 인의를 말한 것은 性인데, 장자에서는 仁義를 性 밖에 첨가된 것으로 보았다[聖門言仁義卽是性 莊子卻將仁義看作性外添出之物].”라고 지적했다.
역주6 自三代以下者 天下 莫不以物 易其性矣 : 삼대 이후로 천하 사람들이 외물로 자기 본성을 바꾸지 않은 이가 없었음. 외물과 자신의 목숨을 맞바꾸었다는 뜻. 외물의 구체적인 내용은 바로 뒤에 나오는 利, 名, 家, 天下 등이다. 三代는 夏‧商‧周의 세 왕조.
역주7 小人則以身殉利 士則以身殉名 大夫則以身殉家 聖人則以身殉天下 : 소인은 자기 몸을 이익에 바치고 사인은 자기 몸을 명예에 바치고 대부는 자기 몸을 家에 바치고 성인은 자기 몸을 천하에 바침. 殉은 따라 죽는다는 뜻으로 殉葬의 殉과 같은 의미. 司馬彪는 殉을 營으로 풀이하여 추구하다, 영위하다의 뜻으로 보았는데, 殉의 字義가 곡진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 崔譔은 殺身從之曰 殉이라고 풀이했는데 이것이 적절한 견해. 한편 《孟子》 〈盡心 上〉에는 “천하에 도가 있을 때는 도를 가지고 자기 몸을 따르고, 천하가 무도할 때는 몸으로 도를 따라간다. 도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따라간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天下有道 以道殉身 天下無道 以身殉道 未聞以道殉乎人者也].”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孟子集註》의 注에서 朱熹가 殉자를 “殉은 殉葬의 殉과 같다. 죽음으로 사물을 따라가는 것을 이름한 것이다[殉如殉葬之殉 以死隨物之名也].”라고 주석한 내용을 참고할 만하다.
역주8 臧與穀(곡)二人 : 장과 곡 두 사람. 穀은 ‘누’로도 읽는다. 臧은 남자 종. 崔譔은 揚雄의 《方言》을 인용하여 臧은 남자 종을 지칭한다고 풀이했다. 穀에 관해서는 穀을 獲의 音轉으로 보아 장과 곡을 모두 종 즉 노비의 뜻으로 보는 설(馬叙倫) 이 외로 異說이 분분하다. 異說을 소개하면 王叔岷은 《莊子校詮》에서 “穀는 鬪穀於菟의 穀(누)와 같이 읽어야 한다[穀 讀爲鬪穀於菟之穀].”는 혹자의 설을 따라 ‘누’를 ‘젖(乳)’의 뜻으로 보고 젖먹는 어린아이를 지칭하는 말로 보고 있으며 崔譔 또한 “어린아이를 누라 한다[孺子曰 穀].”라고 풀이했고, 朱駿聲의 경우는 穀를 누(㝅)의 가차자로 풀이했다. 아울러 《春秋左氏傳》 宣公 4년에 鬪穀於菟의 이름을 풀이하면서 “초나라 사람들은 乳를 穀라 하고 虎를 於菟라 한다[楚人謂乳穀 謂虎於菟].”라고 풀이했는데 이 경우를 보더라도 穀가 젖 또는 젖먹이라는 뜻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일반적인 설을 따라 ‘하인인 장과 곡의 두 사람’이란 뜻으로 일단 풀이해 둔다.
역주9 相與牧羊而俱亡其羊 : 함께 양을 치다가 모두 양을 잃어버림. 亡은 亡失의 뜻.
역주10 問臧奚事 : 장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느냐고 물음. 곧 무슨 일에 정신이 팔려서 양을 잃어버렸느냐고 묻는다는 뜻.
역주11 挾筴(책)讀書 : 채찍을 옆구리에 끼고 글을 읽음. 筴에 대해서는 竹簡이나 木簡 따위의 書冊으로 보는 견해와, 양을 치는 데 쓰는 채찍으로 보는 견해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成玄英은 冊은 簡[冊 簡也]이라 했고, 李頤는 竹簡이라 했으며, 陸德明은 筴은 策으로도 쓴다[筴字又作策]고 했는데 모두 筴을 書冊으로 풀이한 것이다. 또 蘇軾이 “책을 끼고 글을 읽어도 양을 잃어버리지 않는다[挾冊讀書羊不亡].”라고 노래했던 시구도 筴을 書冊으로 본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王先謙은 “筴은 마땅히 《春秋左氏傳》에 나오는 繞朝贈策의 策과 같이 읽어야 하니 羊을 모는 데 쓰는 채찍이다[筴 當讀如左傳繞朝贈策之策 驅羊鞭也].”라고 하여 筴을 양을 모는 데 쓰는 채찍[驅羊鞭]으로 보았는데 錢穆 등이 이 견해를 따르고 있다. 두 견해 모두 일리가 있으나, 여기서는 挾筴의 挾이 ‘옆구리에 낀다.’는 뜻임에 주목하여 후자의 견해를 따라 채찍을 옆구리에 끼고 책을 읽는다는 뜻으로 보았다. 책을 읽으려면 죽간이든 목간이든 펼쳐 놓고 읽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책을 옆구리에 끼고 읽는다고 번역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하기 때문이다.
역주12 博塞(새)以遊 : 장기놀이와 주사위놀이. 博은 《論語》 〈陽貨〉에 나오는 博奕의 博과 같이 장기놀이. 塞는 簺로 쌍륙놀이를 지칭한다. 朴世堂의 《南華經註解刪補》에는 博塞의 博이 慱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誤字인 듯하다.
역주13 其於亡羊 均也 : 양을 잃어버렸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임. 均也는 一也로 된 판본도 있다. 뜻은 마찬가지.
역주14 伯夷 死名於首陽之下 : 백이는 수양산 아래에서 명예를 위해 굶어 죽음. 伯夷에 관해서는 〈大宗師〉편의 注에 자세하다. 首陽은 산 이름. 陸德明은 河東 蒲坂縣에 있다고 했다. 死는 굶어 죽음. 陸德明은 “死는 굶어 죽었음을 이른 것[死 謂餓而死].”이라고 풀이했다.
역주15 盜跖 死利於東陵之上 : 도척은 동릉산 위에서 이익을 탐하다가 죽음. 盜跖은 유명한 도둑의 이름으로 기록마다 차이가 있다. 《莊子》의 〈盜跖〉편에서는 “柳下季의 아우로 이름이 盜跖이었다[柳下季之弟 名曰盜跖].” 하고, 《史記正義》에는 “黃帝 때의 大盜였다.”라고 하고, 《漢書》의 注에는 “秦의 大盜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東陵은 산 이름으로 보는 견해와 陵 이름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經典釋文》에서는 李頤가 태산이라[謂泰山也]고 풀이한 내용과 어떤 사람이 陵의 이름으로 보고 지금의 이름은 東平陵이며 濟南郡에 속한다[一云 陵名 今名東平陵 屬濟南郡]라고 풀이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역주16 殘生傷性 : 생명을 해치고 본성을 손상시킴. 뒤의 殘生損性과 같다.
역주17 奚必伯夷之是而盜跖之非乎 : 어찌 꼭 백이를 옳다 하고 도척을 그르다 하겠는가. 명예를 위해서 죽었든 재물을 탐내다 죽었든 자신의 본성을 해친 것은 마찬가지라는 뜻. 之는 우리말의 목적격 조사에 해당하는 ‘~을, ~를’로 번역하는 것이 간편하다.
역주18 天下 盡殉也 : 천하 사람들이 모두 목숨을 바침.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목숨과 맞바꾼다는 뜻.
역주19 盜跖亦伯夷已 : 도척이 또한 백이임. 도척이 또한 백이와 마찬가지라는 뜻. 이 부분의 내용은 외물과 생명을 맞바꾼 것은 다 같이 잘못을 저지른 것인데 세속에서 인의를 위해 죽으면 군자라 하고 재물을 위해 죽으면 소인이라고 구분하는 세태를 비판한 내용이므로 도척이 또한 백이와 같다고 결론짓는 것보다는 백이 또한 도척과 다를 것이 없다는 내용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적절하다. 따라서 바로 앞에 ‘伯夷亦盜跖’ 한 구절이 생략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역주20 又惡取君子小人於其間哉 : 또 어찌 그 사이에서 군자와 소인의 차이를 가릴 것인가. 惡는 어찌. 方勇‧陸永品은 取를 分의 뜻으로 풀이했는데 적절한 견해이다. 陸德明은 崔譔본에는 ‘小人於’ 세 글자가 없다고 했다.

장자(2)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우)031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7길 52 낙원빌딩 411호

TEL: 02-762-8401 / FAX: 02-747-0083

Copyright (c) 2022 전통문화연구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