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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1)

장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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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 한대
니이다
호니
호대
仲尼曰
하고 하고 하리니 하리라
古之至人 하더니
이라도 하며 이라도 이오
菑人者 하나니 인저
라하노니
且昔者 하며 하니
皆修其身하야 하니 以下
昔者 堯攻하며 禹攻하야 하고 하니일새니
雖然이나 하라
顔回曰
하며 이면 則可乎잇가
惡 惡
리오
名之曰 이온 而況大德乎
然則我하며 홀지니
라하나니 是之謂與天爲徒니라
하나니 是之謂與人爲徒니라
若然者 이니 是之謂與古爲徒니라
若是則可乎잇가
仲尼曰
惡 惡可리오
일새니라
顔回曰
敢問其方하노이다
仲尼曰
하라
호리라
顔回曰
回之家貧하야 로니 如此 則可以爲齋乎잇가
回曰
敢問心齋하노이다
仲尼曰
하나니
顔回曰
夫子曰
로다
吾語호리라


안회顔回중니仲尼를 뵙고 떠날 것을 청하자 중니가 말했다.
“어디로 가는가?”
안회가 말했다.
나라로 가려고 합니다.”
중니가 말했다.
“무엇을 하려느냐?”
안회가 말했다.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위나라 임금이 나이가 젊어 혈기왕성하고, 행동이 독단적이어서 나라를 가볍게 사용하고, 자기의 잘못은 보지 못하며, 백성들의 죽음을 가볍게 여겨 나라 안에 죽은 사람들이 연못에 넘칠 정도로 가득하여 〈학정虐政의 심함이〉 마치 못가 수풀을 불태워버린 것 같아서 백성들이 갈 곳이 없다고 합니다.”
“저는 일찍이 선생님에게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다스려진 나라에서는 떠나고 어지러운 나라로 나아가야 한다.
의원의 집에는 병든 사람이 많은 법이다.’ 원컨대 선생님에게서 들은 것을 실천하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아마도 그 나라는 치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니가 말했다.
“아!
너는 아마도 가면 형벌을 받고 말 것이다.
는 어지럽게 뒤섞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어지럽게 뒤섞이면 〈마음이〉 다방면으로 분열되고 다방면으로 분열되면 동요하게 되고 동요하게 되면 근심하게 되고 근심하게 되면 〈남을〉 구제할 수 없게 된다.
옛날의 지인至人은 먼저 도를 자기 안에 보존하고 그런 뒤에 다른 사람에게 도를 보존하게 하였다.
자기 안에 보존되어야 할 도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면 어느 겨를에 포악한 사람의 소행을 바로잡는 데에 이를 수 있겠는가.
또 너는 또한 덕이 어지러워지는 까닭과 지식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아는가.
덕은 명예 때문에 어지러워지고, 지식은 다툼에서 나온다.
명예라고 하는 것은 서로 싸우는 것이고, 는 분쟁에서 이기기 위한 도구이다.
이 두 가지는 흉기인지라, 극진히 행할 만한 일이 아니다.”
“또 네가 덕이 두텁고 성실성이 단단하지만 아직 다른 사람의 기분에 통달하지는 못했으며, 명예를 다투지는 않지만 아직 다른 사람의 심정에 통달하지 못했는데,
억지로 인의仁義를 주장하는 말과 법도에 맞는 말로 포악한 사람 앞에서 설교한다면, 이것은 남의 악을 이용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이니 이런 사람을 일컬어 재앙을 불러오는 사람이라고 한다.
남에게 재앙을 끼치는 사람은 다른 사람 또한 반드시 거꾸로 그에게 재앙을 끼칠 것이니 너는 아무래도 남에게 재앙을 당할 것이다.
또 위나라 군주가 정말로 어진 사람을 좋아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싫어한다면 무엇 때문에 너를 등용하여 특별한 정치를 추구하겠는가.
너는 오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위나라 임금은 왕공王公의 권력으로 반드시 다른 사람의 약점을 틈타 논쟁에서 이길 것을 다툴 것이니, 그렇게 되면 너의 눈은 초점을 잃어 어지러워질 것이고, 안색은 억지로 온화하게 꾸밀 것이고, 입은 변명하는 말을 늘어 놓을 것이며, 용모는 거짓으로 꾸며서 마침내 마음이 상대의 악을 이루어 줄 것이다.
이것은 불로 불을 끄려 하고 물로 물을 구제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컬어 〈악을〉 더 많이 보태 준다고 한다.
처음부터 순종하게 된다면 끝이 없을 것이다.
네가 상대방이 믿지 않는데 성실한 말을 하면 반드시 포악한 군주 앞에서 죽게 되고 말 것이다.”
“또 옛날 걸왕桀王관룡봉關龍逢을 죽였으며, 주왕紂王은 왕자 비간比干을 죽였다.
이들은 모두 자신을 수양해서 아랫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백성을 어루만졌으니 아랫사람으로서 그 윗사람을 거역한 사람들이다.
그 때문에 그 임금은 그들이 수양한 것을 빌미로 삼아서 도리어 그들을 물리쳤으니 이들은 명예를 좋아하다가 죽임을 당한 사람들이다.
옛날 요임금은 서오胥敖를 공격하였으며, 우임금은 유호有扈를 공격해서, 이들 나라는 폐허가 되어버리고 군주 자신은 형벌로 처형을 당했으니 이는 그들이 전쟁을 그치지 않고 끝없이 실리를 탐하였기 때문이다.
이들 네 나라는 모두 명예와 실리를 구하다가 멸망한 예인데 너만 유독 그것을 듣지 못했는가.
명예와 실리는 성인도 감당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너이겠는가.
비록 그렇지만 너에게는 반드시 뭔가 방도가 있을 것이니, 시험삼아 그것을 나에게 말해보라.”
안회가 말했다.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마음을 비우며 힘써 노력하고 마음을 한결같이 하면 되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아!
어찌 〈그런 정도로〉 되겠는가.
〈위나라 군주는〉 사나움이 마음 속에 가득하고 그것이 바깥으로 심하게 드러나며, 정신과 안색이 일정치 않고 사람들이 어기지 않는 것을 즐기며, 사람들이 느끼는 것을 억누르고 자기 마음대로 할 것을 추구한다.
이런 사람을 일러 매일 조금씩 진보하는 작은 조차도 이루지 못할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하물며 큰 덕을 이룰 수 있겠는가.
그런 사람은 자기 생각에 집착하여 남의 감화를 받지 않아서 겉으로는 합치된 듯하면서도 안으로는 헤아리지도 않으니 어찌 되겠는가.”
“그렇다면 저는 안으로는 강직함을 지키면서도 겉으로는 저의 뜻을 굽혀 세상 사람들과 맞추고, 성견成見을 내세울 때는 옛사람의 가르침에 가탁假托하도록 하겠습니다.
안으로 강직한 사람은 하늘과 더불어 같은 무리이니, 하늘과 같은 무리가 된 사람은 천자天子와 자신이 모두 하늘이 낳은 사람임을 알 것인데, 유독 자기의 말을 다른 사람이 좋게 평가하기를 바라며, 자기의 말을 다른 사람이 좋지 않게 평가하기를 바라겠습니까.
이와 같은 사람은 사람들이 일러 어린아이라고 하니 이것을 일러 하늘과 더불어 같은 무리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겉으로 자신의 뜻을 굽혀 세상 사람들과 맞추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같은 무리이니 을 높이 들거나 무릎 꿇고 절하거나 몸을 구부리는 동작은 남의 신하된 자의 예법이니, 저라고 감히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남들이 행하는 것을 따라 행하는 사람은 남들 또한 비난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일러 다른 사람과 더불어 같은 무리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성견成見을 내세울 때 옛사람의 가르침에 가탁하는 사람은 옛사람과 같은 무리이니, 그 말이 비록 가르침이지만 그 내용은 〈임금을〉 견책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은 예부터 있던 것이지 제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사람은 비록 강직하더라도 자신에게 해롭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일컬어 옛사람과 같은 무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하면 되겠습니까?”
중니가 이렇게 말했다.
“어찌 되겠는가.
바로잡는 방법이 많고 법도를 지키면서 치우치지 않으니 비록 진실로 죄를 얻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 정도에 그칠 뿐, 어찌 상대를 감화시키는 데까지 미칠 수 있겠는가.
여전히 자신의 성심成心을 스승으로 삼기 때문이다.”
안회가 말했다.
“저는 더 나은 방도가 없습니다.
어찌해야 할지 감히 그 방법을 여쭤 보겠습니다.”
중니가 말했다.
“우선 재계齋戒하도록 하라.
〈그런 뒤에〉 내 너에게 말해 주겠노라.
사심을 가지고 재계하려고 하면 그것이 쉽겠는가.
그것을 쉽게 여기는 사람은 밝은 하늘이 마땅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안회가 말했다.
“저는 집안이 가난하여 술을 전혀 마시지 않고 훈채葷菜를 먹지 못한 지 몇 달이 되었으니 이 정도면 재계했다고 할 만하지 않습니까?”
중니가 말했다.
“그것은 제사 지낼 때의 재계이지 마음을 재계하는 것이 아니다.”
안회가 말했다.
“감히 마음을 재계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쭙니다.”
중니가 말했다.
“너는 뜻을 한결같이 해야 한다.
사물의 소리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으며, 또 마음으로 듣지 말고 로 들어야 한다.
귀는 감각적感覺的인 소리를 듣는 데에 그치고 마음은 지각知覺에서 멈추지만 는 마음을 비워서 사물을 기다리는 것이다.
는 오직 마음을 비우는 곳에 응집된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마음을 재계하는 것이다.”
안회가 말했다.
“제가 아직 마음을 재계하지 않았을 때에는 실로 제 자신이 있었는데 마음을 재계하고 난 뒤에는 처음부터 아예 안회가 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마음을 비웠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극진하다.
내 너에게 말해주겠다.
네가 세속의 울타리 속에 들어가 노닐면서도 명예 따위에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하며, 자신의 말이 상대방의 귀에 들어가면 말을 하고 상대방의 귀에 들어가지 않으면 멈추며, 〈마음에〉 문과 담장을 치지 않고 오로지 를 거처로 삼아 부득이 할 때에만 말할 수 있다면 거의 가까울 것이다.
세속으로부터 자취를 끊는 것은 쉽지만 세속에 살면서 땅 위를 걸어다니지 않기는 어렵다.
남에게 부림을 받는 처지가 되면 거짓을 저지르기가 쉽고, 하늘의 부림을 받는 처지가 되면 거짓을 저지르기 어렵다.
날개를 가지고 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자연에 맡겨〉 날개 없이 난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하였고, 지식知識을 통해서 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무위자연으로〉 무지無知를 통하여 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하였다.
저 문 닫힌 집을 보라.
비어 있는 방에 햇살이 비치니 길상吉祥은 고요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다.
또한 〈길상이 머물지 않는 것은〉 마음이 고요히 머물지 않기 때문이니 이것을 일러 몸은 가만히 앉아 있지만 마음이 이리저리 치닫는다고 한다.”
이목耳目이 전해 주는 것을 따라 외부의 사물을 안으로 받아들이고 안에 있는 교활한 심지心知를 버리면 귀신도 와서 머무르려 할 것인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이것이 만물을 감화시키는 방법이다.
임금과 임금이 지켰던 방법이고 복희씨伏戲氏궤거씨几蘧氏가 죽을 때까지 실천했던 일인데 하물며 이들만 못한 보통사람이겠는가.”


역주
역주1 顔回 : 孔子의 제자. 回는 이름. 字는 子淵. 공자가 가장 아꼈던 제자로 전해진다.
역주2 仲尼 : 공자의 字. 공자와 안회는 《장자》에 여러 차례 나오지만 실제 역사상의 공자와 안회로 보기보다는 장자가 우언적 의미를 덧붙인 가공의 인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역주3 請行 : 떠날 것을 여쭘. 魯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가기 전에 하직인사를 함.
역주4 奚之 : 어디로 가는가. 之는 간다는 뜻의 동사.
역주5 將之衛 : 衛나라로 가려함. 將은 미래를 나타내는 조사.
역주6 奚爲焉 : 무엇을 하려는가. 焉은 於此 또는 於彼의 줄임말. 곧 위나라에서 무엇을 할 생각이냐고 묻는 말이다.
역주7 衛君 : 司馬彪는 衛나라 莊公인 蒯聵라 했고, 陸德明은 莊公이 魯나라에 들어왔을 때는 顔回가 이미 죽고난 뒤였으므로 出公 輒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기의 衛君은 顔回나 공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역시 실제 역사상의 인물이라기보다 虐政을 일삼는 당시의 군주들을 빗댄 가공의 인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역주8 其年壯 : 나이가 젊음. 나이가 젊어 혈기왕성하다는 뜻. 壯은 삼십세를 지칭한다. 《禮記》 〈曲禮 上〉에 “삼십세를 壯이라 하니 아내를 둔다[三十曰壯 有室].”고 했다.
역주9 其行獨 : 그 행동이 독단적임. 崔譔은 獨을 제멋대로 한다[自專]는 뜻으로 풀이했다. 向秀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與人異也]는 뜻으로 풀이했지만 취하지 않았다.
역주10 輕用其國 : 나라를 함부로 씀. 국력을 함부로 소진시킨다는 뜻.
역주11 不見其過 : 자신의 잘못을 보지 못함. 곧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
역주12 輕用民死 : 백성들의 죽음을 가볍게 씀. 백성들을 함부로 전쟁에 동원하여 죽게 한다는 뜻.
역주13 死者以國 量乎澤 若蕉 : 나라 안에 죽은 사람들이 연못에 넘칠 정도로 가득하여 마치 못가 수풀을 불태워 버린 것 같음. 成玄英, 林希逸, 池田知久 등은 모두 ‘死者 以國量 乎澤若蕉’로 句讀하여 “죽은 사람들이 나라를 단위로 헤아릴 정도로 많아서 연못가의 수풀이 타오른 것 같다.”고 풀이하였다. 그러나 《呂氏春秋》 〈期賢〉에 ‘無罪之民 其死者 量於澤矣’라는 내용이 보이고 高誘가 量을 滿으로 풀이한 것을 따라 ‘死者以國 量乎澤 若蕉’로 句讀하고, “나라 안에 죽은 사람들이 연못에 넘칠 정도로 가득하여 마치 못가 수풀을 불태워 버린 것처럼 虐政이 심하다.”는 뜻으로 보았다(陳鼓應). 以는 於, 乎와 통한다. 蕉는 焦의 假借字로 櫵‧槱 등과 통용한다.
역주14 民其無如矣 : 백성들이 갈 곳이 없음. 곧 백성들이 나아가서 의지할 곳이 없음을 뜻한다(郭象). 如는 간다는 뜻으로 適과 같다. 郭慶藩은 如를 如何와 같다고 보고 “백성들이 어찌할 바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했지만 대의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취하지 않았다.
역주15 嘗聞之夫子 : 일찍이 선생님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음. 嘗聞之於夫子의 줄임. 之는 뒤에 나오는 ‘曰治國去之’ 이하의 내용.
역주16 治國去之 : 다스려진 나라에서는 떠나감. 곧 더 이상 다스릴 필요가 없으므로 떠나도 된다는 뜻.
역주17 亂國就之 : 어지러운 나라로 나아감. 어지러운 나라로 나아가서 어지러움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뜻.
역주18 醫門多疾 : 의원의 집에는 병든 사람이 많음. 나라가 어지러운 것을 질병에 비유하고 다스리는 것을 질병을 치료하는 일에 비유한 말이다. 의사가 병든 사람을 치료하는 것처럼 어지러운 나라로 나아가서 다스리는 것이 본분이라는 뜻. 朴世堂은 “어지러운 나라로 나아가 백성들을 구제하려는 것은 마치 의원이 병든 사람을 모아 놓고 치료하는 것과 같다. 의원은 본래 병없는 사람을 치료하지 않으니 이 또한 儒者를 조금 비웃은 것이다[就亂國 欲以救民 猶醫之聚疾以治 醫固不治無疾之人也 蓋亦以微譏儒子].”라고 풀이했다.
역주19 願以所聞 思其〈所行〉 : 원컨대 들은 것으로 실천할 것을 생각함. 선생에게서 들었던 것을 실천하고자 한다는 뜻. 所行은 闕誤本에 의거하여 보충해 넣었다.
역주20 庶幾其國有瘳乎 : 그 나라가 치유됨에 가까울 것입니다. 庶幾는 ‘~에 가깝다’는 뜻.
역주21 : 아! 하고 탄식하는 소리. 〈養生主〉편의 ‘文惠君曰 譆’의 주석에서 成玄英은 李頤의 주석을 따라 譆를 歎聲이라 했고 여기서는 ‘이상하게 웃는 소리[怪笑聲也]’라고 했는데 맥락상 〈양생주〉편의 譆는 감탄하는 소리이고, 여기의 譆는 탄식하는 소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역주22 若殆往而刑耳 : 너는 아마도 가면 형벌을 받고 말 것임. 若은 2인칭. 殆는 아마도.
역주23 夫道不欲雜 : 道는 뒤섞이는 것을 바라지 않음. 순수성이 훼손되면 道를 이루기 어렵다는 뜻. 韓元震은 “여기의 雜字는 아래 문장의 名字와 知字를 포함하여 말한 것이니 名과 知는 道가 뒤섞이는 까닭이다[雜字 包下文名字知字而言 名與知 道之所以雜也].”라고 하여 아래의 명예와 지식으로 인해 道가 어지럽혀진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역주24 雜則多 : 뒤섞이면 마음이 여러 갈래로 분열됨. 곧 어지럽게 뒤섞이면 도를 추구하는 데 마음을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이 여러 갈래로 분열된다는 뜻.
역주25 多則擾 : 마음이 여러 갈래로 분열되면 동요하게 됨. 擾는 불안하고 위태로운 모양.
역주26 擾則憂 : 동요하게 되면 근심하게 됨. 동요하게 되면 우환이나 불안이 생긴다는 뜻.
역주27 憂而不救 : 근심하게 되면 남을 구제할 수 없게 됨. 자신을 근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남을 구제할 겨를이 없다는 뜻. 而는 則과 같다. 儒敎의 憂患意識에 대한 비판이 含意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역주28 先存諸己而後存諸人 : 먼저 道를 자기 안에 보존하고 그런 뒤에 다른 사람에게 도를 보존하게 함. 釋德淸은 “먼저 자기 안에 도덕을 보존하고 그런 뒤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도덕을 다른 사람에게 베푼다[先以道德存乎己 然後以己所存施諸人].”고 풀이했다. 儒家의 文獻에서도 이와 유사한 말이 많이 보인다. 《論語》 〈憲問〉편에는 “내 몸을 닦아서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修己以安人].”는 말이 있고 〈顔淵〉편과 〈衛靈公〉편에는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아야 한다[己所不欲 勿施於人].”라는 말이 보이고 〈雍也〉편에는 “자기가 서고자 하여서는 남도 서게 하고 자기가 통달하고자 하여서는 남도 통달하게 한다[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라는 말이 보인다. 또한 《大學》에도 “군자는 자기 몸에 〈善〉이 있은 뒤에 남에게 善을 요구하고 자기 몸에 〈惡〉이 없은 뒤에 남의 惡을 비난하는 것이다. 자기 몸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恕(推己及人)하지 못하고서 능히 남을 깨우치는 자는 없다[君子有諸己而後求諸人 無諸己而後非諸人 所藏乎身不恕 而能喩諸人者 未之有也].”라는 말이 보인다.
역주29 所存於己者未定 : 자기 안에 보존되어야 할 道가 아직 안정되지 않음.
역주30 何暇至於暴人之所行 : 어느 겨를에 포악한 사람의 행동에 미칠 수 있겠는가. 곧 “어느 겨를에 포학한 소행을 바로잡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 暴人은 곧 衛나라 君主와 같은 暴君을 지칭한다.
역주31 若亦知夫德之所蕩 而知之所爲出乎哉 : 너는 또한 덕이 어지러워지는 까닭과 지식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아는가. 若은 2인칭. 蕩은 動蕩, 곧 어지러운 모양.
역주32 德蕩乎名 : 덕은 명예 때문에 어지러워짐. 곧 명예욕으로 인해 덕이 상실된다는 뜻.
역주33 知出乎爭 : 지식은 다툼에서 나옴. 곧 상대를 이기려는 목적에서 지식이 발생한다는 뜻.
역주34 名也者 相札(軋)也 : 명예라고 하는 것은 서로 싸우는 것임. 남을 헐뜯고 비난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뜻. 札은 趙諫議本과 世德堂本을 근거로 軋로 바로 잡았다(郭慶藩).
역주35 知也者 爭之器也 :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분쟁에서 이기기 위한 도구임. 지식은 시비를 따져서 옳고 그름을 다투는 도구라는 뜻.
역주36 二者凶器 : 이 두 가지는 흉기임. 곧 명예와 지식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분쟁을 조장하는 나쁜 도구라는 뜻.
역주37 非所以盡行也 : 극진히 행할 만한 일이 아님. 우선적 가치를 두고 추구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뜻. 행동을 지극히 선하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뜻도 된다.
역주38 德厚信矼(강) : 덕이 두텁고 성실성이 단단함. 矼은 단단한 모양.
역주39 未達人氣 : 아직 다른 사람의 기분에 통달하지 못함. 곧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생리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
역주40 名聞不爭 : 명예를 다투지 않음. 名聞은 명예로운 소문. 곧 聲聞과 같다.
역주41 未達人心 : 아직 다른 사람의 심정을 통달하지 못함. 다른 사람의 심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역주42 : 억지로, 힘써.
역주43 仁義繩墨之言 : 仁義의 말과 법도에 맞는 말. 仁義之言과 繩墨之言의 줄임. 곧 도덕규범에 맞는 말을 뜻한다. 繩墨은 먹줄과 먹, 직선을 긋는 도구로 規矩(콤파스와 곡척), 準繩(수준기와 먹줄) 등과 같이 법도라는 뜻으로 쓰인다.
역주44 術暴(포)人之前者 : 포악한 사람 앞에서 진술함. 術은 陳述한다는 뜻으로 述과 같다.
역주45 是以人惡(악) 有其美也 : 이것은 남의 악을 이용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임. 곧 남의 악을 들추어 내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는 뜻. ‘是는 以人이 惡有其美也하야’로 구두하고 惡을 ‘오’로 읽어 “다른 사람이 그 아름다움을 미워한다.”는 뜻으로 풀이하는 주석(陸德明)도 있지만, 惡은 美와 상대가 되는 글자로 ‘악’으로 읽어야 한다는 兪樾의 주석을 따라 ‘是는 以人惡으로 有其美也’로 구두하여 번역하였다. 有는 鬻의 假借字로 판다[賣]는 뜻. 뽐낸다, 있다고 자랑한다는 뜻이 여기서 나온다.
역주46 命之曰菑人 : 이런 사람을 일러 재앙을 불러오는 사람이라 함. 곧 남의 악을 들추어내어 남을 해치는 사람이라는 뜻. 菑는 災와 같다.
역주47 人必反菑之 : 다른 사람이 반드시 거꾸로 그 사람을 해침.
역주48 若殆爲人菑夫 : 너는 아무래도 남에게 재앙을 당할 것이다. 爲人菑는 爲人所菑(남이 해치는 바가 됨)로 남에게 해침을 당한다는 뜻. 夫는 감탄형 종결사.
역주49 苟爲悅賢而惡不肖 : 만약 참으로 어진 사람을 좋아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싫어한다면. 주어는 衛君인데 생략되어 있다.
역주50 惡(오)用而求有以異 : 무엇 때문에 너를 등용하여 특별한 정치를 추구하겠는가. 곧 위나라 군주가 참으로 어진 사람을 좋아하고 불초한 자를 싫어한다면 〈이미 그 조정에는 어진 사람이 가득할 것이므로〉 새삼스럽게 顔回를 등용하여 특별한 정치를 추구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들어, 만약 안회가 위나라 군주가 어진 사람을 초빙하기 때문에 그에게로 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판단은 옳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以異는 이상함을 취한다는 뜻으로 《論語》 〈顔淵〉편의 ‘誠不以富 亦祗以異’의 以異와 같은 用例인데, 여기서는 특별한 정치를 추구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異를 寵異의 뜻으로 보아 다른 사람보다 안회를 특별히 총애한다는 뜻으로 본 주석(方勇‧陸永品)도 있지만 취하지 않았다. 惡用而의 而는 너(2인칭)의 뜻.
역주51 若唯無詔 : 너는 오로지 말함이 없어야 함. 若은 너, 詔는 言과 같은 뜻. 《釋文》에서는 詔를 告한다, 말한다[告也, 言也]는 뜻으로 보았다. 唯를 오직의 뜻으로 보지 않고 雖로 보아 ‘네가 비록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의 뜻으로 보는 주석도 있으며 唯無 두 글자를 ‘만일’의 뜻으로 보아 ‘네가 만일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말을 하면’의 뜻으로 읽는 독법도 있다. 그러면 현토본의 토(若唯無詔면)와 딱 들어 맞게 되나 여기서는 취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토도 ‘若唯無詔어다’라고 하였다.
역주52 王公必將乘人而鬪其捷 : 〈아무말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말을 하면〉 왕공의 권력으로 반드시 다른 사람의 약점을 틈타 논쟁에서 이길 것을 다툴 것이라는 뜻. 곧 衛나라 군주가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 안회가 하는 말의 약점을 지적하여 이기려고 할 것임을 암시한 내용.
역주53 而目將熒之 而色將平之 口將營之 容將形之 : 너의 눈은 초점을 잃어 어지러워질 것이고, 너의 안색은 억지로 온화하게 꾸밀 것이고, 입은 변명하는 말을 늘어놓을 것이며, 용모는 거짓으로 꾸미게 될 것임. 곧 상대의 비위에 맞추기 위해 마음에 없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내용. 而는 너. 色將平之는 羅勉道의 ‘色與之和平’이나 林雲銘의 ‘色沮而强爲和’가 좋다.
역주54 心且成之 : 마음이 상대의 악을 이루어 줌. 곧 자신의 판단을 버리고 상대의 그릇된 판단을 옳다고 인정해 준다는 뜻. 결국 상대의 악을 이루어 준다는 의미.
역주55 以火救火 以水救水 : 불로 불을 끄고 물로 물을 구제함. 재앙을 구제하기는커녕 도리어 재앙을 부추기게 된다는 뜻.
역주56 名之曰益多 : 이것을 일컬어 〈악을〉 더 많이 보태 준다고 함. 악을 구제하지는 못하고 도리어 조장하게 된다는 뜻.
역주57 順始無窮 : 처음부터 순종하게 된다면 끝이 없게 됨.
역주58 以不信厚言 : 상대방이 믿지 않는데 성실한 말을 함. 곧 위군이 신임하지 않는 상태에서 仁厚한 말을 하게 되면 비록 진실한 말을 했다 하더라도 믿어 주지 않을 것임을 暗示하고 있다.
역주59 必死於暴人之前矣 : 반드시 포악한 군주 앞에서 죽게 될 것임.
역주60 : 夏왕조의 마지막 임금, 폭군으로 알려져 있다.
역주61 關龍逢 : 걸왕 때의 충신, 直諫을 하다 걸왕에게 죽임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역주62 : 商(殷)왕조의 마지막 임금, 걸왕과 함께 폭군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역주63 王子比干 : 紂王의 숙부, 주왕의 폭정을 간하다가 심장을 가르는 형벌로 죽임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역주64 以下 : 아랫사람으로서. 곧 신하의 처지에서. 以下之人의 줄임.
역주65 傴拊人之民 : 다른 사람의 백성을 어루만짐. 人은 桀紂와 같은 군주를 지칭한다.
역주66 拂其上者也 : 그 윗사람을 거역함. 拂은 거역하다, 어기다의 뜻.
역주67 因其修以擠之 : 그들이 수양한 것을 따라서 그들을 물리침. 곧 그들이 수양한 것을 빌미로 삼아서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뜻.
역주68 是好名者也 : 이들은 명예를 좋아한 사람임. 곧 關龍逢과 比干은 명예를 좋아하다가 죽임을 당한 사람들이라는 뜻.
역주69 叢枝胥敖 : 叢‧枝‧胥敖. 모두 나라 이름. 〈齊物論〉의 宗‧膾‧胥敖와 같이 가공의 나라.
역주70 有扈 : 나라 이름. 《書經》 〈夏書 甘誓〉에는 禹임금의 아들 啓가 有扈氏를 정벌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역주71 國爲虛厲 : 나라가 폐허로 변함. 虛厲는 墟戾와 통한다.
역주72 身爲刑戮 : 몸이 형륙을 당함. 군주가 죽임을 당했다는 뜻.
역주73 用兵不止 : 용병을 그만두지 않음. 곧 전쟁을 그치지 않았다는 뜻.
역주74 求實無已 : 實利를 추구해서 그만두지 않음. 끝없이 실리를 탐했다는 뜻.
역주75 是皆求名實者也 : 이들은 모두 명예와 실리를 추구한 사람들임.
역주76 而獨不聞之乎 : 너만 유독 듣지 못했는가. 而는 2인칭.
역주77 名實者 聖人之所不能勝也 : 명예와 실리는 성인도 감당하지 못함. 곧 명예와 실리를 추구하는 사람은 堯임금이나 禹임금 같은 성인조차도 감화시킬 수 없다는 뜻.
역주78 若必有以也 : 너에게는 반드시 방도가 있을 것임. 以는 수단, 방법으로 衛君을 감화시킬 수 있는 방도. 以를 까닭이라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다. 李白의 〈春夜宴桃李園序〉에 보이는 ‘古人秉燭夜遊 良有以也’라 할 때의 以와 같은 뜻. 그러나 여기서는 방도, 수단, 방법의 뜻을 취했다.
역주79 嘗以語我來 : 시험삼아 나에게 말해 보라. 嘗은 試와 같다. 來는 권고를 나타내는 조사.
역주80 端而虛 :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마음을 비움. 成玄英은 端을 ‘몸을 단정하게 하는 것[端正其形]’, 虛를 ‘마음을 비우는 것[虛豁心慮]’으로 풀이했다. 韓元震은 “端은 正直이며, 虛는 자신을 잊어버리는 것이다[端 正直也 虛 忘身也].”라고 풀이했다.
역주81 勉而一 : 힘써 노력하고 마음을 한결같이 함. 일은 부지런히 하고 心志는 專一하게 함(方勇‧陸永品). 韓元震은 “勉은 힘쓰는 것이고, 一은 바꾸지 않음이다[勉 勉力也 一 不變也].”라고 풀이하고, “정직한 도리로 자신을 잊고 힘써 노력하여 바꾸지 않는 것은 곧 忠과 信으로 임금을 섬기는 일이다. 장주는 忠과 信으로 임금을 섬기는 것은 재앙을 초래하는 방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直道忘身 勉力不變 卽忠信事君之事也 周以忠信事君爲取禍之道 故以爲不可].”라고 부언했다.
역주82 惡(오) 惡(오)可 : 아! 어찌 되겠는가. 앞의 惡는 상대의 의견을 반박하는 뜻의 감탄사. 뒤의 惡는 어찌.
역주83 以陽爲充 : 陽을 마음 속에 충만시킴. 곧 사나움이 마음 속에 가득하다는 뜻. 陽은 사나운 본성. 郭象은 ‘지나치게 사나운 성격[亢陽之性]’으로 풀이했고 성현영은 剛猛으로 풀이했다. 充은 充滿의 뜻.
역주84 孔揚 : 바깥으로 심하게 드러남. 孔은 甚과 같은 뜻이고 揚은 겉으로 드러난다는 뜻.
역주85 采色不定 : 정신과 안색이 일정치 않음. 采는 神采, 色은 顔色. 곽상은 “감정이 일정치 않다[喜怒無常].”는 뜻으로 풀이했고 成玄英은 “마음과 기색에 일정한 기준이 없는 것이다[神采氣色 曾無定準].”로 풀이했다.
역주86 常人之所不違 : 사람들이 어기지 않는 것을 즐김. 馬敍倫은 常을 嘗의 假借字로 보았다. 이 부분은 《論語》 〈子路〉편에 보이는 “나는 임금된 것은 즐거울 것이 없고, 오직 내가 말을 하면 어기지 않는 것이 즐거울 뿐이다[予無樂乎爲君 唯其言而莫予違也].”의 뜻과 유사한 내용이다.
역주87 因案人之所感 : 사람들이 느끼는 것을 억누름. 案은 억누른다는 뜻(成玄英)으로 遏의 假借字이다.
역주88 以求容與其心 : 자기 마음대로 할 것을 추구함. 林希逸은 容與를 “스스로 즐거워 한다[自快之意].”는 뜻으로 풀이했다.
역주89 日漸之德不成 : 매일 조금씩 진보하는 작은 덕조차도 이루지 못함. 馬其昶은 “日漸은 日積과 같고 작은 행실을 뜻한다[日漸 猶日積也 謂細行].”라고 풀이했다.
역주90 將執而不化 : 자기 생각에 집착하여 남의 감화를 받지 않음. 執은 固執함.
역주91 外合而內不訾 : 겉으로는 합치된 듯하면서도 안으로는 헤아리지도 않음. 成玄英은 “顔淵이 겉으로는 衛君의 태도와 부합되는 듯하면서도 안으로는 헤아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고 앞에 나온 ‘端而虛’를 이어서 안연의 태도를 지칭한 것이라고 풀이했지만, 여기서는 姚鼐의 주장을 따라 “衛君이 겉으로는 어기지 않는 듯하면서도 안으로는 그 뜻을 헤아리지 않는다[聞君子之言 外若不違 而內不度量其義].”는 뜻으로 번역하였다. 訾는 量과 같이 헤아린다는 뜻(姚鼐). 위의 以陽爲充 이하 여기까지의 文章은 古來로 유명한 難解處.
역주92 其庸詎可乎 : 어찌 되겠는가. 庸과 詎는 모두 어찌[何]의 뜻.
역주93 內直而外曲 : 안으로는 강직하고 겉으로는 굽힘. 內心으로는 강직함을 지키면서도 밖으로는 공손한 태도를 유지한다는 뜻. 韓元震은 “內直은 안으로 기필하는 바가 없는 것이고 外曲은 밖으로는 다른 사람을 따르는 것이다[內直 內無所必也 外曲 外徇於人也].”라고 풀이했다.
역주94 成而上比 : 成見을 내세울 때는 옛사람의 가르침에 가탁함. 成은 成見. 上比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서 옛사람들과 가까이한다는 뜻. 곧 자신의 견해를 제시할 때 옛사람들의 가르침을 따른다는 뜻이다. 比는 親比의 뜻. 林希逸은 “자기의 견해를 위로 옛사람들에게 부합시키는 것이니 古人으로 증거를 삼음을 말한다[以自己之成說而上合於古人 言古人以爲證也].”고 풀이했다.
역주95 與天爲徒 : 하늘과 더불어 같은 무리가 됨. 天道의 자연을 따른다는 뜻.
역주96 知天子之與己 皆天之所子 : 天子와 자신이 모두 하늘이 낳아준 것임을 알고 있음. 뒤의 子는 動詞로 生과 같은 뜻이다(方勇‧陸永品). 天之所子는 글자 그대로 ‘하늘이 자식으로 삼는 바’로 읽어도 무방하나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보다 명확함.
역주97 獨以己言 蘄(기)乎而人善之 蘄乎而人不善之邪 : 유독 자기의 말을 다른 사람이 좋게 평가하기를 바라며, 자기의 말을 다른 사람이 좋지 않게 평가하기를 바라겠습니까.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연연해 하지 않음. 곧 名譽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 朴世堂은 蘄를 計較, 곧 따진다는 뜻[蘄 計較也]으로 풀이했다. 馬敍倫의 견해를 따라 而人을 若人(그 사람) 즉 衛君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해석도 가능하다.
역주98 若然者 人謂之童子 : 이와 같은 사람은 사람들이 일러 어린아이라고 함. 童子는 嬰兒와 같이 天眞하여 아직 자연의 본성을 잃지 않은 사람을 비유한 것이다.
역주99 與人之爲徒也 :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같은 무리임. 之는 衍文(聞一多).
역주100 擎(경)跽(기)曲拳 : 笏을 높이 들거나 무릎 꿇고 절하거나 몸을 구부리는 동작. 곧 임금 앞에서 禮貌를 갖추어 행동함을 비유. 擎은 笏을 들어 올리는 동작, 跽는 무릎을 꿇고 앉아 절하는 모습, 曲拳은 鞠躬, 곧 몸을 굽히는 동작이다(方勇‧陸永品).
역주101 人臣之禮也 : 남의 신하된 자의 禮임. 人臣은 爲人之臣者의 줄임.
역주102 人皆爲之 :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함. 곧 모든 사람들이 신하된 예를 지킨다는 뜻.
역주103 吾敢不爲邪 : 나라고 감히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신도 다른 사람들처럼 신하된 예를 지키겠다는 뜻.
역주104 爲人之所爲者 : 人之所爲는 남들이 하는 행동. 앞의 爲는 따라 한다는 뜻.
역주105 人亦無疵焉 : 疵는 꾸짖음, 곧 비난한다는 뜻.
역주106 與古爲徒 : 옛사람과 한 무리가 됨. 與古人爲徒의 줄임.
역주107 其言雖敎 讁之實也 : 그 말이 비록 가르침이지만 견책하는 내용임. 郭象은 “비록 일상적인 가르침이지만 실제로는 諷諫하는 뜻이 있다[雖是常敎 實有諷責之旨].”고 풀이했다.
역주108 古之有也 非吾有也 : 예부터 있던 것이지 내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님. 成玄英은 “오랜 옛날부터 이와 같은 忠諫이 있었던 것이지 내가 오늘 홀로 바로잡아 주는 것이 아니다[夐古以來 有此忠諫 非我今日獨起箴規者也].”는 뜻으로 풀이했다.
역주109 雖直不爲病 : 비록 강직하더라도 病이 되지 않음. 곧 강직한 태도를 지니더라도 자신에게 해롭지 않다는 뜻.
역주110 大(태)多政 法而不諜 : 바로잡는 방법이 너무 많고 법도를 지키면서 치우치지 않음. 大는 崔譔本에서는 太로 되어 있음. 政은 正의 뜻. 그런데 成玄英, 林希逸, 釋德淸, 褚伯秀, 宣穎 등은 모두 ‘大多政法而不諜’으로 이어서 구두하고 “바로잡는 방법[正人之法]이 너무 많고 마땅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했지만, 여기서는 兪樾이 ‘大多政 法而不諜’으로 끊어서 구두하고 法而不諜을 “법도를 지키면서 치우치지 않는다[有法度而不偏僻].”는 뜻으로 보는 풀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바로 뒤의 ‘雖固亦無罪’는 죄를 얻지 않는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 구절을 긍정적인 내용으로 풀이하는 유월의 견해가 옳은 듯하다. 한편 朴世堂은 諜을 信의 뜻[諜 信也]으로 보고, “술수를 너무 많이 부리면 사람들이 반드시 믿지 않을 것이다[爲術太多 人必不信].”로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한 견해이다.
역주111 雖固亦無罪 : 비록 진실로 죄를 얻지는 않을 것임. 안회가 말한 방법을 따르면 당연히 衛君에게 죄를 얻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 固를 고루하다는 뜻으로 보아 ‘비록 고루한 것 같으나 또한 죄를 얻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취하지 않는다.
역주112 雖然止是耳矣 : 비록 그렇지만 그 정도에 그칠 뿐임. 곧 죄를 얻지 않는 정도에 그친다는 뜻.
역주113 夫胡可以及化 : 어찌 상대를 감화시키는 데까지 미칠 수 있겠는가. 夫는 발어사. 胡는 어찌.
역주114 猶師心者也 : 여전히 자신의 成心을 스승으로 삼기 때문임. 心은 成心, 곧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를 따라 행동한다는 뜻. 여기서 心을 成心으로 번역하고, 이 成心을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였는데 〈齊物論〉편 제1장에 보이는 ‘隨其成心’의 경우와는 다른 의미로 쓴 것임을 添言해 둔다.
역주115 吾無以進矣 : 나는 더 나아갈 수 없음. 곧 앞에서 말한 내용보다 더 나은 방도가 없음을 뜻한다. 朴世堂은 “無以進은 나는 더 이상 여기에 더할 것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無以進 言吾無以復加於此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16 : 우선 齋戒하도록 하라. 齋의 구체적인 내용은 〈知北遊〉편의 ‘汝齊戒 疏㵸而心 澡雪而精神 掊擊而知’라는 내용을 참고할 만하다(方勇‧陸永品).
역주117 吾將語若 : 내 너에게 말해 주겠노라. 若은 2인칭.
역주118 有〈心〉而爲之 其易(이)邪 : 私心을 가지고 재계하려고 하면 그것이 쉽겠는가. 心자가 없는 本도 있으나 《闕誤》에 인용한 張君房본에 의거하여 보완하였다. 心字를 보완하지 않은 경우에도 郭象은 그것을 ‘有其心而爲之者’라고 풀이하였다.
역주119 易之者 皞天不宜 : 그것을 쉽게 여기는 사람은 밝은 하늘이 마땅하게 여기지 않을 것임. 사심을 가지고 재계하는 것을 쉽게 여기는 사람은 하늘이 돌보지 않는다는 뜻. 皞天을 自然으로 보고 자연의 이치와 서로 부합되지 않는다고 풀이한 주석도 있다(向秀).
역주120 唯不飮酒 不茹葷者 數月矣 : 술을 마시지 않고 훈채를 먹지 못한 지 몇 달이 되었음. 唯는 오직, 전혀, 완전히. 茹는 먹는다는 뜻. 葷은 매운 맛을 내는 채소[辛菜]로 파‧마늘 따위.
역주121 是祭祀之齋 非心齋也 : 이것은 제사 지낼 때의 재계이지 心齋가 아님. 林希逸은 “제사 지낼 때의 재계는 외모를 단정히 하는 데 있고, 心齋는 내심을 단정히 하는 데 있다[祭祀之齋在外 心齋在內].”라고 풀이했다.
역주122 若一志 : 너는 뜻을 한결같이 해야 한다. 若은 2인칭. 聞一多는 ‘一若志’로 보고 “너의 뜻을 한결같이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했지만 그대로 두고 번역해도 무리가 없기 때문에 굳이 본문을 바꾸지 않았다.
역주123 無聽之以耳 而聽之以心 :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음. 곧 사물의 소리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듣는다는 뜻.
역주124 無聽之以心 而聽之以氣 : 마음으로 듣지 말고 氣로 들음. 聽之以氣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의 ‘虛而待物’을 참조할 것.
역주125 聽止於耳 : 귀는 듣는 데에 그침. 곧 귀의 작용은 감각적인 소리를 수동적으로 듣는 데에 그친다는 뜻. 兪樾의 주장을 따라 耳止於聽으로 보고 번역하였다.
역주126 心止於符 : 마음은 知覺에서 멈춤. 符는 符合된다는 뜻(成玄英)으로 외부 사물을 지각하는 작용을 의미한다.
역주127 氣也者 虛而待物者也 : 氣라고 하는 것은 마음을 비워서 사물을 기다리는 것임. 곧 氣로 듣는다는 것은 마음을 비워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라는 뜻이다. 여기서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일체의 감각 작용과 편견을 없앤 상태를 의미한다. 氣也者는 聽之以氣也者를 줄인 표현이다.
역주128 唯道集虛 : 道는 오직 마음을 비우는 곳에 응집됨. 集은 凝集의 뜻이다. 郭象은 “마음을 비우면 至道가 마음 속에 응집된다[虛其心 則至道集於懷也].”고 풀이했다.
역주129 虛者心齋也 : 마음을 비우는 것이 마음을 齋戒하는 것임. 虛는 虛心.
역주130 回之未始得使 實自回也 : 제가 아직 마음을 재계하지 않았을 때에는 실로 제 자신이 있었음. 使는 공자의 가르침을 받아 마음을 재계함을 의미한다. 得使를 得使齋와 같은 뜻으로 보아 心齋하도록 命을 받는 뜻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같은 뜻이다. 郭象은 이 구절을 두고 “아직 마음을 재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 몸이 있었다[未始使心齋 故有其身].”고 풀이했다.
역주131 得使之也 未始有回也 : 그렇게 한 뒤에는 처음부터 아예 안회가 있지 않게 되었음. 未始有回는 〈제물론〉편의 ‘吾喪我’와 같은 맥락으로 마음을 가지런히 한 뒤에는 다른 존재와 상대되는 의미의 자신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역주132 可謂虛乎 : 곧 心齋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
역주133 盡矣 : 극진함. 안회가 도달한 경지가 虛의 도리를 극진히 했다고 이를 만하다는 뜻. 朴世堂은 “극진하다는 것은 허무의 도를 극진히 함을 말한 것이다[盡者 謂於虛無之道能盡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34 : 2인칭.
역주135 能入遊其樊 而無感其名 : 세속의 울타리 속에 들어가 노닐면서도 명예 따위에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함. 곧 衛나라에 들어가서 그 속에서 노닐더라도 헛된 名譽에 감동하지 않는다는 뜻(王先謙)이다. 樊은 울타리, 곧 위나라 국경 안(또는 위나라 宮廷)을 지칭하지만 궁극적으로는 禮敎에 속박된 세속 세계, 인간을 속박하는 굴레에 빗댄 표현이다.
역주136 入則鳴 不入則止 : 들어가면 말을 하고 들어가지 않으면 멈춤. 자신의 말을 위나라 군주가 받아들이면 말을 하고 위나라 군주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멈춘다는 뜻. 入은 嘉納의 뜻.
역주137 無門無毒 : 마음에 문과 담장을 치지 않음. 곧 안팎을 구별하는 인위적인 기준을 버린다는 뜻이다. 郭象과 成玄英 등은 모두 毒을 治의 뜻으로 풀이했지만, 이렇게 풀이하면 李楨의 지적처럼 門과 毒의 對文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李楨과 張行孚의 주장을 따라 壔의 假借字로 보고 번역하였다. 한편 韓元震은 無門無毒을 “들어오지 않으면 그만두는 것이 無門이고, 들어오면 거절하지 않는 것이 無毒이니, 오는 이를 거절하지 않고 가는 이를 붙잡지 않는다는 뜻과 같다[無門無毒 不入則止 是無門也 入則不拒 是無毒也 如來者不拒 往者不追之意].”라고 풀이했는데, 《孟子》 〈盡心 下〉의 ‘往者不追 來者不拒’의 뜻과 같다고 본 것이다.
역주138 一宅 : 한결같이 道를 居處로 삼음. 성현영은 “宅은 거처이고, 마음을 至一의 道에 둔다[宅 居處也 處心至一之道].”고 풀이하였다. 韓元震은 “一은 純一함이고 宅은 心齋이니 心齋에 한결같음이다[一 純也 宅 心齋也 純於心齋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39 寓於不得已則幾矣 : 부득이함에 맡길 수 있다면 가까울 것임. 곧 부득이한 경우에만 말한다면 도에 가까울 것이라는 뜻. 成玄英은 ‘그만둘 수 없는 경우에 응답하는 것[不得止而應之]’으로 풀이했다.
역주140 絶迹易(이) 無行地難 : 자취를 끊는 것은 쉽지만 땅 위를 걷지 않기는 어려움. 곧 세속에서 자취를 끊고 은거하기는 쉽지만 세속에 살면서 세속적인 행위를 하지 않기는 어렵다는 뜻. 郭象은 “걸어가지 않는 것은 쉽지만 걸어가고자 하면서 땅을 밟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며,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는 無爲는 하기 쉽지만 행위를 하면서 본성을 해치지 않기는 어렵다[不行則易 欲行而不踐地 不可能也 無爲則易 欲爲而不傷性 不可得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41 爲人使 易以僞 爲天使 難以僞 : 남에게 부림을 받는 처지가 되면 거짓을 저지르기가 쉽고 하늘의 부림을 받는 처지가 되면 거짓을 저지르기 어려움. 곧 사람의 욕망을 따르면 그 욕망에 부응하기 위해 억지로 거짓을 저지르게 되지만, 사람의 욕망을 排除하고 자연의 도를 따르면 거짓을 저지르지 않게 된다는 뜻. 林希逸은 “人欲의 부림을 받게 되면 쉽게 거짓에 이르게 되지만 마음을 비우고 조물자[道]가 시키는 대로 따르면 거짓을 용납함이 없게 된다[爲人欲所役 則易至于欺僞 唯冥心而聽造物之所使 則無所容僞矣].”라고 풀이했다.
역주142 聞以有翼飛者矣 未聞以無翼飛者也 : 날개를 가지고 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자연에 맡겨〉 날개 없이 난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함. 통상 ‘聞……未聞……’으로 이루어진 문장은 聞에 해당하는 내용을 옳다고 인정하고 未聞에 해당하는 내용을 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郭象은 이 말의 뜻을 “반드시 道具가 있어야 그 일을 능히 할 수 있다. 이제 至虛의 집(道)이 없으면 化物의 實을 거둘 방법이 없다[言必有其具 乃能其事 今無至虛之宅 無由有化物之實也].”라고 하였고 池田知久가 이 견해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未聞에 해당하는 내용을 긍정하는 경우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또한 만만치 않다. 곧 날개 없이 난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는데 바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道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맥락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林希逸은 이 구절을 두고 “새는 반드시 날개를 가지고 날지만 날개 없이 날 수 있어야 바로 빨리 가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빠르고 걸어가지 않아도 저절로 도달할 수 있으니 이것이 이른바 神의 경지이다[鳥之飛 必以翼也 無翼而飛便是不疾而速 不行而至 此所謂神也].”라고 풀이하여 날개 없이 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 뜻으로 보았다. 安東林, 李基東, 赤塚忠, 福永光司, 金谷治 등도 모두 林希逸과 같은 견해이다. 安炳周는 처음에는 郭注나 池田知久의 해석과 마찬가지로 이 부분의 글에는 특별한 철학적 의미를 부여할 것 없이 단순한 必須道具說 정도의 뜻으로 읽는 것이 타당하다 생각하였으나, 郭象의 주석은 앞의 ‘絶迹易 無行地難’이나 뒤의 ‘虛室生白 吉祥止止’ 등의 뜻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취하지 않는 것이 可하다는 田好根의 견해를 따르기로 하였다. 自然에 맡겨 나는 것이 ‘無翼而飛’이다.
역주143 聞以有知知者矣 未聞以無知知者也 : 지식을 통해서 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無知를 통하여 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하였다. 역시 앞구절과 마찬가지로 無知를 통하여 알 수 있어야 神人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林希逸은 “지식이 있는 것을 지식으로 여기는 것은 보통사람들이고, 오직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알아야 無知의 知가 될 수 있으니 이것이 도에 나아가는 신묘한 방법이다[以有知爲知 人之常也 唯知其所不知 則爲無知之知 此則造道之妙矣].”라고 풀이했다.
역주144 瞻彼闋(결)者 : 저 문 닫힌 집을 보라. 闋은 空의 뜻(司馬彪). 成玄英은 “瞻은 觀照하는 것이고 彼는 눈 앞의 경물이며 闋은 空으로 보고[瞻 觀照也 彼 前境也 闋 空也]萬有를 觀照한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역주145 虛室生白 : 비어 있는 방에 햇살이 비침. 사마표는 “室은 마음을 비유한 것으로 마음을 공허하게 비우면 純白이 홀로 생긴다[室比喩心 心能空虛 則純白獨生也].”라고 풀이했다. 崔譔은 白을 “햇빛이 비치는 것이다[日光所照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46 吉祥止止 : 吉祥은 고요한 곳에 머묾. 앞의 止는 동사로 머문다는 뜻이고, 뒤의 止는 명사로 고요한 곳, 비어 있는 곳을 의미한다. 林希逸은 ‘뒤의 止자를 빈 곳[下止字 是虛處也]’이라고 풀이했다. 본문의 번역은 임희일의 주장을 따랐지만, 兪樾과 王叔岷 등은 《淮南子》 〈俶眞〉의 ‘虛室生白 吉祥止也’, 《新論》 〈淸神〉편의 ‘吉祥至矣’ 등의 기록에 근거하여 뒤의 止자를 也 또는 矣자의 誤字라고 보았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147 夫且不止 : 또한 〈길상이 머물지 않는 것은〉 마음이 고요히 머물지 않기 때문임. 不止는 마음을 고요하게 하지 못한다는 뜻. 夫는 發語辭.
역주148 是之謂坐馳 : 이것을 일러 坐馳라 함. 坐馳는 몸은 가만히 앉아 있지만 마음이 이리저리 치닫는다는 뜻으로 〈大宗師〉편 제7장의 ‘坐忘’과 정반대의 개념이다. 釋德淸은 “몸은 이곳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저 곳으로 달려가는 것을 坐馳라 한다[身坐於此而心馳於彼 是之謂坐馳].”라고 했다. 朴世堂은 “마음이 머무르지 않는 것을 坐馳라고 이름하였다[心之不止 是名坐馳].”고 풀이했다.
역주149 徇耳目 : 耳目을 따름. 통상 耳目은 耳目口鼻의 욕망, 곧 감각적인 욕망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耳目의 감각기관이 전해 주는 외부 사물의 모습이라는 뜻으로 徇은 그것을 왜곡함이 없이 그대로 따른다는 긍정적인 의미이다. 韓元震 또한 “耳目이 바라는 것을 따른다[徇耳目之所欲也].”라고 하여 이목의 욕망이라는 뜻으로 풀이했다.
역주150 內通而外於心知 : 안으로 통하게 하고 心知를 度外視함. 곧 외부의 사물을 안으로 받아들이고 안에 있는 교활한 심지는 버린다는 뜻. 韓元震은 “內通은 道가 안으로 마음에 통함이고, 外於心知는 이목을 따르는 것이 비록 안으로 통하지만 또한 이 때문에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것이다[內通謂其道內通於心也 外於心知 言耳目之所徇 雖通於內 而亦不以此動其心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51 鬼神將來舍 而況人乎 : 귀신도 와서 머무르려 할 것인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來舍는 와서 머문다는 뜻.
역주152 是萬物之化也 : 이것이 만물을 감화시키는 것임. 萬物之化의 之는 ‘의’의 뜻으로 읽으면 뜻이 정확하지 않게 된다. 萬物을 곧 이것을(之) 감화시킨다는 뜻으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곧 이렇게 하는 것은 만물을 감화시키는 要諦이므로 衛나라 군주도 반드시 감화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 구절은 위의 ‘夫胡可以及化’를 이어서 말한 것이다(方勇‧陸永品).
역주153 禹舜之所紐也 : 禹임금과 舜임금이 지켰던 방법임. 所紐는 근본 원리로 하였던 바, 결부되어 있던 바의 뜻인데, 여기에서는 所紐之法 또는 所紐之道의 줄임. 우임금이나 순임금도 心齋를 통해 천하를 다스렸다는 뜻이다.
역주154 伏戲几蘧之所行終 : 복희씨와 궤거씨가 죽을 때까지 실천했던 일임. 所行終은 所行而終身의 줄임. 복희씨는 大皞 伏戲氏. 三皇의 하나로 八卦를 그리고 書契 문자를 만들었으며 사람의 머리에 뱀의 몸뚱이를 지녔다[人頭蛇身]고 알려져 있다. 궤거씨는 옛날의 제왕(向秀), 상고시대의 제왕(李頤), 삼황 이전의 군주(成玄英)라는 주석이 있지만 모두 자세하지 않다.
역주155 況散焉者乎 : 하물며 이들보다 못한 보통사람이겠는가. 散焉은 散於彼者, 곧 그들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뜻. 崔譔은 散을 ‘德이 聖王에 미치지 못하는 것[德不及聖王爲散]’을 의미한다고 풀이했고, 林希逸은 ‘보통사람[尋常之人]’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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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1장(2)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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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1장(3)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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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1장(4) 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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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1장(5)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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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1장(7)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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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1장(8) 142

장자(1)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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