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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4)

장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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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之沛할새 老聃 西遊於秦이어늘
老子 中道 仰天而歎하야
始以汝 爲可敎라하니 今不可也로다하야늘
陽子居 不答하고
閒矣란대 請問其故하노이다
老子曰
로리이다하니


양자거陽子居가 〈노담老聃을 뵐려고〉 남쪽으로 땅에 가려고 할 때, 노담老聃이 〈마침 를 떠나〉 서쪽으로 나라에 여행을 떠났다.
그래서 양자거陽子居나라의 서울 대량大梁에 가서 교외에서 기다리다가 〈마침내〉 노자老子를 만났다.
대량大梁의 성안으로 함께 걸어가는〉 도중에 노자는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여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나는 그대를 가르칠 보람이 있는 사람으로 여겼는데, 지금 보니 아무래도 안 되겠다.”
양자거는 한 마디 대꾸가 없었다.
이윽고 여관에 이르러 〈양자거가 노담을 위해〉 세숫대야와 양치할 물과, 수건에 빗을 받들어 올리고 나서, 신발은 문 밖에 벗어놓고 무릎으로 기어 〈노담〉 앞으로 나아가서 말했다.
“아까는 제가 선생님께 〈꾸중을 듣고는 바로〉 가르침을 청하고자 했으나 선생님께서 걸어가시느라 겨를이 없었기에 그 때문에 감히 여쭙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겨를이 있는 듯하여 아까 꾸중하신 까닭을 여쭙고자 합니다.”
노자가 말했다.
“그대는 눈 부릅뜨고 노려보면서 뻐겨대니 그래 가지고서야 그대가 누구와 함께 살 수 있겠는가.
진짜 맑고 깨끗한 것은 때묻은 것처럼 보이고 정말로 충실한 덕은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법이다.”
양자거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을 바꾸고 용모를 바로 고치고 말했다.
“삼가 가르침을 받자옵니다.”
양자거가 처음 여관에 갔을 때에는 〈눈 부릅뜨고 뻐겨대서〉 같이 묵던 숙박객들이 모두 나와서 맞이하며 여관 주인이 자리를 들고 오고 여관 주인의 아내가 수건과 빗을 가지고 오며, 숙박객들은 자리를 피하고 난롯가에서 불 쬐던 자들은 불기 있는 따뜻한 자리를 양보하여 피할 정도였는데, 그가 돌아갈 때에는 숙박객들이 〈자리를 비켜주기는커녕〉 그와 자리를 다투게까지 되었다.


역주
역주1 陽子居 : 인명. 성은 楊 또는 陽. 이름은 朱. 子居는 字이다. 成玄英은 “姓은 楊이고 이름은 朱이고 字는 子居이다[姓楊 名朱 字子居].”라고 풀이했는데, 양자거와 노자의 대화는 〈應帝王〉편에 이미 나왔는데 내용도 이와 유사하다.
역주2 邀於郊 至於梁而遇於老子 : 魏나라의 서울 大梁에 가서 교외에서 기다리다가 〈마침내〉 老子를 만남. 원문 그대로 풀이하면 그래서 양자거는 〈魏나라의 서울인 大梁의〉 郊外에서 노담을 기다리다가 大梁에 이르러 老子를 만났다고 번역해야 하지만, 馬叙倫이 ‘邀於郊’가 ‘遇於老子’의 아래에 있어야 한다고 한 견해를 따라 번역하였다. 邀는 ‘맞이함’. 邀於郊는 ‘梁나라의 교외에서 맞이한다.’는 뜻이다.
역주3 進盥漱巾櫛하며 脫屨戶外하고 膝行而前 : 〈양자거가 노담을 위해〉 세숫대야와 양치할 물과, 수건에 빗을 받들어 올리고 나서, 신발은 문 밖에 벗어놓고 무릎으로 기어 〈노담〉 앞으로 나아감. 盥은 ‘세숫대야[盥器]’. 櫛은 ‘빗’. 成玄英은 “盥은 씻음이고 櫛은 빗이다[盥 洒也 櫛 梳也].”라고 풀이했다. 膝行而前은 무릎으로 기어서 앞으로 나아감. 예를 극진히 갖추는 모양.
역주4 向者弟子欲請夫子 夫子行不閒 是以不敢 : 아까는 제가 선생님께 〈꾸중을 듣고는 바로〉 가르침을 청하고자 했으나 선생님께서 걸어가시느라 겨를이 없었기에 그 때문에 감히 여쭙지 못했음. 向者는 지난번에, 아까. 者는 시기를 나타내는 접미사. 請은 가르침을 청한다는 뜻이다.
역주5 而睢睢盱盱하니 而誰與居 : 그대는 눈 부릅뜨고 노려보면서 뻐겨대니 그래 가지고서야 그대가 누구와 함께 살 수 있겠는가. 睢는 노려봄. 盱는 눈 부릅뜸. 郭象은 “睢睢盱盱는 발호하는 모양이니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어렵게 하여 멀리하게 될 것이다[睢睢盱盱 跋扈之貌 人將畏難而疏遠].”라고 풀이했고, 成玄英은 “睢盱는 조급하고 권위적인 모양이다[睢盱 躁急威權之貌也].”라고 풀이했다. 而는 너. 이인칭이다. 成玄英도 “而는 너이다[而 汝也].”라고 풀이했다.
역주6 大白若辱 盛德若不足 : 진짜 맑고 깨끗한 것은 때묻은 것처럼 보이고 정말로 충실한 덕은 부족한 것처럼 보임. 《老子》 제41장에도 “정말 깨끗한 것은 더러운 듯하고 광대한 덕은 부족한 듯하다[大白若辱 廣德若不足].”라고 하여 이와 유사한 표현이 나온다. 또 《史記》 〈老子列傳〉에도 노자가 공자를 꾸짖으면서 “군자가 덕이 성대해지면 용모는 마치 어리석은 듯하다. 그대의 교만한 기색과 많은 욕심, 태만한 태도와 지나친 뜻을 없애라[君子盛德 容貌若愚 去子之驕氣與多欲 態色與淫志].”라고 하여 비슷한 대목이 보인다.
역주7 陽子居蹴然變容 : 양자거가 얼굴빛을 바꾸고 용모를 바로 고침. 蹴然은 깜짝 놀라 얼굴빛을 바로 고치는 모양. 같은 표현이 여러 차례 나왔다.
역주8 敬聞命矣 : 삼가 가르침을 받겠음. 命은 가르침. 敎와 같다.
역주9 其往也에는 舍者 迎將하며 其家公이 執席하며 妻 執巾櫛하며 舍者 避席하며 煬者避竈 : 처음 여관에 갔을 때에는 〈눈 부릅뜨고 뻐겨대서〉 같이 묵던 숙박객들이 모두 나와서 맞이하며 여관주인이 자리를 들고 오고 여관 주인의 아내가 수건과 빗을 가지고 오며, 숙박객들은 자리를 피하고 난롯가에서 불 쬐던 자들은 불기 있는 따뜻한 자리를 양보하여 피함. 舍者는 여관에 이미 묵고 있던 숙박객들. 迎將은 맞이함. 家公은 여관 주인. 妻는 여관 주인의 아내. 煬者는 불 쬐던 사람들. 竈는 부뚜막, 난롯가. 양자거의 행색이 보통 사람과는 차이가 날 정도로 위압적이었음을 나타내는 내용이다.

장자(4)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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