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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4)

장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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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4)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事之以皮帛而不受하며 事之以犬馬而不受하며 事之以珠玉而不受하니
狄人之所求者 土地也러라
大王亶父曰
皆勉居矣어다
且吾 聞之호라
夫大王亶父 可謂能尊生矣로다
能尊生者 雖貴富하야도 不以養으로 傷身하며 雖貧賤하야도 不以利 累形하나니라
今世之人 居高官尊爵者 皆重失之하야 見利하고 輕亡其身하나니 豈不惑哉


대왕단보大王亶父 땅에 살고 있었는데, 오랑캐가 침공해 왔다.
그래서 그들에게 모피와 비단을 바치고 섬겼으나 오랑캐들은 이를 받지 아니하였고, 개나 말의 가축을 바쳐서 섬겼으나 오랑캐들은 이를 받지 아니하였고, 주옥을 바쳐서 섬겼으나 받지 아니하였다.
오랑캐들이 요구하는 것은 토지였다.
태왕단보가 〈 땅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오랑캐들과 전쟁을 하게 되면 죽는 것은 그대들의 동생들이요, 그대들의 자식들이다.〉 내가 남의 형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동생을 죽이며 남의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그들의 자식들을 죽이는 짓을 나는 차마 할 수 없다.
그러니 그대들은 모두 힘써 이 땅에서 잘 살기 바란다.
나의 신하가 되는 것과 오랑캐들의 신하가 되는 것이 어떻게 다르겠는가.
또 나는 이런 말을 들었다.
‘사람을 기르기 위한 수단 때문에 기르는 대상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을 마치고는 곧이어 지팡이를 짚고 땅을 버리고 떠났는데 백성들이 줄을 지어 태왕의 뒤를 따라서 드디어 기산岐山 아래에 새로운 나라를 이루었다.
태왕단보야말로 인간의 생명을 존중할 줄 알았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생명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비록 높은 지위의 귀한 신분이 되거나 부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몸을 기르는 것으로 몸을 해치지 아니하며, 또 빈천하게 되더라도 이익을 구하려고 몸을 괴롭히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세상의 사람들은 고위 지위나 작위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잃어버릴까 중시하여 이익을 보면 가벼이 몸을 망치니 어찌 미혹되지 않았다 할 수 있겠는가.


역주
역주1 大王亶父 居邠할새 狄人이 攻之 : 태왕단보가 邠 땅에 살고 있었는데, 오랑캐가 침공해 옴. 태왕단보는 周나라 王季의 아버지이자 文王의 할아버지 姬亶父이다. 武王이 주나라를 세운 뒤 추존해서 태왕이라 호칭한 것이다. 《孟子》 〈梁惠王 下〉에 이 이야기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이 보인다. 邠은 地名인데 豳(빈)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狄人은 흉노족. 成玄英은 “狄人은 獫狁이다. 나라가 북방 오랑캐와 이웃해 있었기 때문에 狄人의 침략을 받은 것이다[狄人 獫狁也 國鄰戎虜 故爲狄人攻伐].”라고 풀이했다.
역주2 與人之兄 居而殺其弟 與人之父 居而殺其子 吾不忍也 : 남의 형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동생을 죽이며 남의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그들의 자식들을 죽이는 짓을 나는 차마 할 수 없음. 남의 동생과 남의 자식들을 전쟁터에 나가서 죽게 한다는 뜻이다.
역주3 子皆勉居矣 爲吾臣與爲狄人臣奚以異 : 그대들은 모두 힘써 이 땅에서 잘 살기 바란다. 나의 신하가 되는 것과 오랑캐들의 신하가 되는 것이 어떻게 다르겠는가. 오랑캐의 신하가 되더라도 잘 살기 바란다는 뜻. 勉居는 이 땅에 정착하기 위해 애쓴다는 뜻이다. ‘奚以異’는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라는 뜻이다.
역주4 不以所用養 害所養 : 사람을 기르기 위한 수단 때문에 기르는 대상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됨. 成玄英은 “用養은 토지이고 所養은 백성이다[用養 土地也 所養 百姓也].”라고 풀이했다.
역주5 因杖筴而去之 : 이어서 지팡이를 짚고 邠 땅을 버리고 떠남. 杖筴은 지팡이.
역주6 民相連而從之 : 백성들이 줄을 지어 태왕의 뒤를 따라감. 相連은 서로 이어진다는 뜻. 司馬彪는 “連은 輦으로 읽어야 한다[連 讀曰輦].”고 풀이했는데 이를 따라 章炳麟, 福永光司 등은 “백성들이 서로 가재도구를 실은 손수레를 밀고 태왕의 뒤를 따라간다.”는 뜻으로 풀이했지만, 成玄英이 “백성들이 연속됨이다[民相連續].”라고 풀이한 것이 간명하다.
역주7 遂成國於岐山之下 : 드디어 기산 아래에 새로운 나라를 이룸. 岐山은 산 이름. 陝西省 岐山縣의 東北 60리에 있는 산인데 지금은 箭括嶺이라고 부른다(曹礎基).

장자(4)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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