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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2)

장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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洋洋乎大哉


선생이 말했다.
“대저 란 만물을 덮어 주고 실어 주는 것이다.
넓고도 크구나.
군자는 사심을 도려내지 않아서는 안 된다.
무위無爲로 행하는 것을 이라 일컫고 무위로 말하는 것을 일러 이라 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남을 이롭게 해 주는 것을 이라 일컫고 같지 않은 것을 같게 보는 것을 일러 라 하고 행동을 표나게 다르게 하지 않는 것을 이라 하고 만 가지 다른 것을 모두 갖추는 것을 라 한다.
그 때문에 덕을 굳게 잡는 것을 라 하고 덕을 이루는 것을 이라 하고 도를 따르는 것을 라 하고 외물로 뜻을 좌절시키지 않는 것을 이라 하니 군자가 이 열 가지를 분명하게 알면 널리 만물을 포용하여 마음을 크게 세울 수 있으며 덕택이 성대하게 베풀어져 만물이 돌아가는 곳이 될 것이다.
그 같은 사람은 황금은 산속에 그대로 감추어 두고 구슬은 깊은 연못 속에 그대로 감추어 두며 재물을 탐내지 않고 부귀를 가까이하지 않는다.
오래 사는 것을 기뻐하지 않고 일찍 죽는 것을 슬퍼하지 않으며 출세하는 것을 영예로 알지 않고 곤궁하게 사는 것을 수치로 생각지 않으며 온 세상의 부를 모두 긁어모아 자기의 사사로운 몫으로 삼지 않고 왕으로서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자신이 드러난 지위地位를 차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만물을 한 곳집 속에 함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생사生死를 같은 모양으로 여긴다.”


역주
역주1 夫子 : 여기의 夫子가 누구를 가리키는지에 대해서는 이설이 분분하다. 司馬彪는 장자라 하면서 一說에는 노자를 가리킨다는 설도 있다고 하였고, 成玄英은 노자라 보았고 陳景元은 長桑公이라 하는 등 推測들이 무성하다. 여기서는 方勇‧陸永品이 이 편 제9장에 노자가 이름이 丘인 사람과 대화하는 내용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공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무난한 것으로 생각되어 그것을 소개하는 데 그친다.
역주2 夫道覆載萬物者也 : 道란 만물을 덮어 주고 실어 주어 만물을 生成化育해 나가는 것임. 王叔岷은 《鶡冠子》 〈學問〉편 陸注에 인용된 같은 내용의 문장에서 ‘覆載’ 밑에 ‘天地’ 두 글자가 있고, 이 책 〈大宗師〉편에 ‘至道覆載天地’라 한 것, 또 《淮南子》 〈原道訓〉편에 ‘夫道者覆天載地’라 한 것을 근거로 이 문장은 본래 ‘夫道覆載天地 化生萬物者也’였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근거가 박약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참고할 만하다.
역주3 君子不可以不刳心焉 : 군자는 마음을 도려내지 않아서는 안 됨. 여기서의 마음은 사심을 뜻한다. 刳는 ‘도려내다, 제거하다’의 뜻. 成玄英은 “刳는 제거함이니 씻어 낸다는 뜻이다[刳 去也 洒也].”라고 풀이했고, 陸長庚은 “刳心은 사사로운 지식을 제거함이다[刳心 去其知識之私].”라고 풀이했다.
역주4 無爲爲之之謂天 : 無爲로 행하는 것을 天이라 일컬음. 사심 없이 만물을 다스려서 만물이 스스로 이루어지게 함을 말한다. 天은 자연의 도.
역주5 無爲言之之謂德 : 무위로 말하는 것을 일러 德이라 함. 《淮南子》 〈原道訓〉편에서 ‘無爲爲之而合于道 無爲言之而通乎德’이라 한 내용은 이 문장에 근거하고 있다(王叔岷, 池田知久).
역주6 愛人利物之謂仁 : 사람을 사랑하고 남을 이롭게 해 주는 것을 仁이라 일컬음. 物은 人物 또는 人民을 말함. 王叔岷은 《廣雅》를 인용하여 “사랑하고 이롭게 해 주는 것이 仁이다[愛利 仁也].”라고 풀이했다.
역주7 不同同之之謂大 : 같지 않은 것을 같게 보는 것을 일러 大라 함. 동등하지 않은 것을 차별하지 않고 포섭하는 것이 大라는 뜻. 같지 않은 것을 같다고 보는 것은 〈齊物論〉편 제1장에 보이는 “문둥이[醜]와 西施[美]를 道는 통해서 하나가 되게 한다.[厲與西施……道通爲一].”라든가 ‘兩行’이라 하여 是非를 떠나지 않고 시비를 無化할 수 있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음을 참조할 것.
역주8 行不崖異之謂寬 : 행동을 표 나게 다르게 하지 않는 것을 寬이라 함. 崖異는 보통 사람들과 아주 다르게 행동함을 뜻한다. 呂惠卿은 “행동을 세속과 달리하지 않는 것은 너그러움이 극진한 것이다[行不殊俗 寬之至也].”라고 풀이했다.
역주9 有萬不同之謂富 : 만 가지 다른 것을 모두 갖추는 것을 富라 함. ‘有’는 ‘차지하다, 갖추다’의 뜻. 陸西星은 “만 가지 다른 것을 모두 갖게 되면 가지지 않는 것이 없게 된다. 그 때문에 富라 일컫는 것이다[有萬不同 則無所不有矣 是故謂之富].”라고 풀이했다. 有萬不同은 〈齊物論〉편 제1장에 ‘吹萬不同’이라 있음을 참조할 것(福永光司).
역주10 故執德之謂紀 : 덕을 굳게 잡는 것을 紀라 함. 故는 固의 假借, 紀는 郭象이 綱要, 成玄英이 綱紀라 함이 可함(池田知久). 劉鳳苞는 “천덕을 지키면 만물의 강기가 된다[執持天德 爲萬物紀].”라고 풀이했다.
역주11 德成之謂立 : 덕을 이루는 것을 立이라 함. 立은 自立. 즉 덕이 자기 내면에서 완성되는 것. 陸西星은 “덕이 완성되면 탁연히 홀로 서 있는 것 같다. 이 때문에 立이라 한 것이다[德成 則卓乎如有所立 是故謂之立].”라고 풀이했다.
역주12 循於道之謂備 : 도를 따르는 것을 備라 함. 循은 成玄英 疏에 의거 ‘順也’. 備는 모두 갖추어졌다는 뜻으로 바로 뒤의 完과 통한다. 劉鴻典은 “도를 따르게 되면 온갖 선이 완전해지므로 완비함이 된다[循於道 萬善皆全 則爲備].”라고 풀이했다.
역주13 不以物挫志之謂完 : 외물로 뜻을 좌절시키지 않는 것을 完이라 함. 成玄英은 挫를 屈로 풀이했다.
역주14 韜乎其事心之大也 : 널리 만물을 포용하여 마음을 크게 세울 수 있음. 韜는 감출 도. 成玄英 疏의 ‘包容也’가 좋다(池田知久). 事心은 立心의 뜻으로 事는 倳의 假借字이다. 兪樾은 “郭象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용납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풀이했는데 이것은 事자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다. 事心은 立心과 같으니 마음을 크게 세움을 말한 것이다. 《禮記》 〈郊特牲〉편 鄭玄 注에 事는 立과 같다고 했고 《釋名》의 〈釋言語〉에서도 事는 倳이니 세운다는 뜻이라 했으니 모두 그 증거이다[郭注曰 心大故事無不用也 此未得事字之義 事心 猶立心也 言其立心之大也 禮記郊特牲篇鄭注曰 事猶立也 釋名釋言語曰 事倳也 倳立也 幷其證也].”라고 풀이했는데 이 견해를 따른다.
역주15 沛乎其爲萬物逝也 : 덕택이 성대하게 베풀어져 만물이 돌아가는 곳이 됨. 沛는 덕택이 성대하게 흐르는 모양. ‘爲萬物逝’는 만물이 돌아가는 곳이 됨[爲萬物歸往之所]이다(方勇‧陸永品). 만물이 돌아가는 곳이 된다는 것은 만물의 生成變化의 展開가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爲萬物逝也의 ‘爲’에 대하여는 이것을 ‘與’와 같다고 하여 “만물과 더불어 함께 갈 것이다.”라고 번역하는 설(福永光司)도 있으나 취하지 않는다.
역주16 藏金於山 藏珠於淵 : 황금은 산속에 그대로 감추어 두고 구슬은 깊은 연못 속에 그대로 감추어 둠. 황금이 산속에 묻혀 있고 보주가 물속에서 나지만 그것을 그대로 두고 탐내지 않는다는 뜻(方勇‧陸永品). 가지고 있는 황금을 산속에 묻거나 물속에 몰래 감춘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는 阮毓崧이 道를 ‘깊이 마음속에 감추어 흔들리지 않음[深藏其心而不動也]’이라 한 것에 근거하여 “황금을 산속 깊이 감추고 구슬을 깊은 연못 속에 감추어 두듯 道를 마음속 깊이 감춘다는 뜻으로 취하는 說이 있다(池田知久). 참고할 만한 설이기는 하나 取하지는 않는다. 여기서는 郭象 注의 통설대로 얻기 어려운 물건이라도 이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역주17 不利貨財 不近貴富 : 재물을 탐내지 않고 부귀를 가까이하지 않음. 郭象은 “얻기 어려운 재물을 중시하지 않음이다[不貴難得之物].”라고 풀이했는데 《老子》 제3장의 ‘不貴難得之貨’를 인용한 것이다.
역주18 不榮通 不醜窮 : 출세하는 것을 영예로 알지 않고 곤궁하게 사는 것을 수치로 생각지 않음. 通은 宦路가 열려 벼슬길에 나아감을 뜻하고 窮은 곤궁하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역주19 不拘一世之利 以爲己私分 : 온 세상의 부를 모두 긁어모아 자기의 사사로운 몫으로 삼지 아니함. 拘는 ‘긁어모으다’의 뜻으로 鉤의 가차자. 鉤는 갈고리 구로 取한다는 뜻. 馬其昶, 章炳麟, 楊樹達 등이 모두 비슷한 해석이다(池田知久).
역주20 不以王天下爲己處顯 : 왕으로서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자신이 드러난 地位를 차지했다고 생각하지 않음. 천하의 왕이 되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출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 郭象은 “홀연히 영예가 자신의 몸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함이다[忽然不覺榮之在身].”라고 풀이했고, 劉鳳苞는 “천하를 왕으로서 다스리면서도 자신이 공을 차지하지 않는다[王天下而己不居功].”라고 풀이했다.
역주21 顯則明 : 드러나면 밝아짐. 이설이 분분한 대목이다. 郭象은 “드러나지 않으면 침묵할 뿐이다[不顯則黙而已矣].”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이 주석을 참고하면 ‘顯則明 不顯則黙’의 두 구가 대비되므로 본래 郭象의 주석이었다는 견해(王叔岷)가 설득력이 있다. 곧 《莊子》 본문은 ‘不以王天下爲己處顯 萬物一府 死生同狀’으로 이어져 ‘顯則明’ 세 글자가 없었는데 郭象의 주석 일부인 ‘顯則明’ 세 글자가 잘못 끼어든 것으로 본 것이다. 본문의 번역에서는 이 견해를 따라 ‘顯則明’ 세 글자를 제외하고 번역하였다. 한편 劉鴻典의 경우 이 구를 “그가 드러나기를 바라지 않는 까닭은 도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어두움을 중시하므로 드러나게 되면 밝음에 미치기 때문이다[其所以不欲顯者 道以闇爲貴 顯則涉於明也].”라고 풀이하였고 方勇‧陸永品 등이 이 견해를 지지하여 “드러나게 되면 밝아지므로 어두움을 특성으로 하는 도와 어긋난다는 뜻.”으로 풀이하였지만 여기서는 따르지 않는다. 朱得之의 《莊子通義》에 의거 “顯則明 三字는 衍文”으로 보아야 한다는 池田知久의 설을 따라 刪去함이 마땅하다.
역주22 萬物一府 死生同狀 : 〈이런 사람은〉 만물을 한 곳집 속에 함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生死를 같은 모양으로 여김. 陸西星은 “萬物一府는 만물을 모아서 대동의 세계로 돌아가게 함을 말함이다[萬物一府 言聚萬物而歸之大同].”라고 풀이했다. 이 번역문은 “〈이런 사람에게 있어〉 만물은 한 곳집 속에 함께 있는 것이고(즉 萬物一體이고) 生과 死는 같은 모양(즉 生死一如)인 것이다.”로 번역하여도 可하다.

장자(2)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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