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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4)

장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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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4)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弟子 讀書커늘 孔子 弦歌鼓琴하사
奏曲 未半하얏거늘 有漁父者 下船而來하야
이러니 하야 하야 左手 據膝하고 右手 持頤하야 以聽하니라
曲終하야 而招子貢子路하야늘
二人 俱對한대 指孔子하야 曰 彼 何爲者也
子路 對曰호대
魯之君子也시니라
問其族하야늘
子路 對曰
孔氏시니라
客曰
이러니 子貢對曰호대
孔氏者 하야 上以忠於世主하고 下以化於齊民하야 將以利天下하나니
此 孔氏之所治也니라
又問曰
有土之君與
子貢曰
非也 侯王之佐與
子貢曰
非也
嗚呼
遠哉
여하야늘
子貢하야 報孔子한대 孔子 推琴而起하야호대
其聖人與인져하시고
乃下求之하사 至於澤畔이어시늘 이라가 顧見孔子하고 還鄕而立이어늘
客曰호대
將何求
孔子曰호대
不肖 未知所謂호니
客曰
甚矣
孔子 再拜而起하사호대
無所得聞至敎
敢不虛心
客曰호대
天子諸侯大夫庶人 此四者 自正이면 治之美也 四者離位 而亂莫大焉하니라
陰陽 不和하며 寒暑 不時하야 以傷庶物하며 諸侯 暴亂하야 하야 以殘民人하며 禮樂 不節하야 財用 窮匱하며 人倫不飭하야 百姓 淫亂 天子之憂也
子 旣上無君侯有司之勢하며 而下無大臣職事之官이로대 而擅飾禮樂하며 選人倫하야 以化齊民하나니 不泰多事乎
且人有八疵하고 事有四患하니 不可不察也니라
이오 莫之顧而進之 謂之佞이오 希意道言 謂之諂이오 不擇是非而言 謂之諛 好言人之惡 謂之讒이오 析交離親 謂之賊이오 稱譽詐僞하야 以敗惡人 謂之慝이오 이니 此八疵者 外以亂人 內以傷身이라
君子 不友하며 明君 不臣하나니라
所謂四患者 이오 이오 同於己則可라하고 不同於己어든 雖善이라도 不善 謂之矜이니 此 四患也니라
能去八疵 無行四患이라야 而始可敎已니라
하고 再拜而起하야호대
再逐於魯하며 削迹於衛하며 伐樹於宋하며 圍於陳蔡호니 잇고
悽然變容하야호대
甚矣
子之難悟也
擧足 愈數할사록 而迹 愈多하며 走 愈疾할사록 而影 不離身이어든 自以爲尙遲라하야 疾走不休하야 絶力而死호대
子審仁義之間하며 察同異之際하며 觀動靜之變하며 리라
不脩之身하고 而求之人하나니 不亦外乎
孔子 愀然하야 曰 請問何謂眞이잇고
客曰
眞者 精誠之至也 不精不誠하면 不能動人이라
强哭者 雖悲 不哀하며 强怒者 雖嚴이나 不威 强親者 雖笑 不和커니와
眞悲 無聲而哀하고 眞怒 未發而威하고 眞親 未笑而和하나니
在內者 神動於外일새니 是 所以貴眞也니라
其用於人理也 事親則慈孝하고 事君則忠貞하고 飮酒則歡樂하고 處喪則悲哀하나니
忠貞 以功으로 爲主하고 飮酒 以樂으로 爲主하고 處喪 以哀 爲主하고 하나니라
飮酒以樂이언정 不選其具矣 處喪以哀언정 無問其禮矣
禮者 世俗之所爲也 眞者 所以受於天也 自然不可易也니라
聖人 法天貴眞하야 不拘於俗이어든 하고 祿祿而受變於俗이라
惜哉
孔子 又再拜而起하야
今者 得遇也 若天幸然하니
先生 하사하시니 敢問舍 所在하노이다
請因受業하야 而卒學大道하노이다
호대
聞之호라 可與往者 與之 至於妙道 不可與往者 不知其道 愼勿與之라야 身乃無咎라호라
勉之어다
去子矣로다
去子矣로다하고
顔淵 還車하고 子路 授綏한대 孔子不顧하고 이어늘
호대 由 得爲役 久矣로대 未嘗見夫子 遇人如此其威也호이다
萬乘之主 千乘之君 見夫子하고 어든 夫子 猶有倨傲之容하더시니
門人 皆怪夫子矣로소니
漁父 何以得此乎잇고
孔子 하야호대
甚矣
由之難化也
하라
吾語汝호리라
夫遇長不敬 失禮也 見賢不尊 不仁也 彼非至人인댄 不能下人하리며 下人不精이면 不得其眞이라
長傷身하니
惜哉
不仁之於人也 禍莫大焉이어늘 而由 獨擅之하도다
하며 爲事 逆之則敗하고 順之則成이라
道之所在 聖人 尊之하나니
今漁父之於道 可謂有矣이니 吾敢不敬乎


공자가 숲 울창한 치유림緇惟林에서 노닐다가 살구나무를 심어 놓은 행단杏壇에 앉아 쉬고 있었다.
제자들은 책을 읽고 있었는데, 공자는 노래를 부르면서 거문고를 타고 있었다.
타던 곡조가 채 반이 끝나지 않았을 때, 어부 한 사람이 배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왔다.
구레나룻과 눈썹이 모두 하얀 노인이었는데 머리를 풀어헤치고 소매를 휘젓고서 늪지대를 걸어 올라와 언덕에 이르러 멈추어 자리를 잡고서, 왼손은 무릎 위에 얹고 오른손으로 턱을 괴고 조용히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윽고 곡이 끝나자 노인은 자공子貢자로子路를 손으로 불렀다.
두 사람이 함께 이 노인을 응대하였더니 처음 보는 노인은 공자를 가리키면서 “저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다.
자로가 대답했다.
“노나라의 군자입니다.”
객이 공자의 족성族姓을 물었다.
자로가 대답했다.
“성은 공씨입니다.”
객이 말했다.
“공씨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자로가 미처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자공이 대답했다.
“공씨는 태어나면서 충신忠信을 갖추고 몸소 인의를 실행하며 예악을 지키고 인륜을 갖추고서 위로는 세상의 군주에게 충의忠義를 다하고 아래로는 만백성을 교화하여 장차 천하 사람들을 이롭게 하려 합니다.
이것이 공씨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객이 또 물었다.
“영토를 가지고 있는 군주인가?”
자공이 말했다.
“아닙니다.” 〈객이 말했다.〉 “그러면 제후나 왕을 돕고 있는 사람인가?”
자공이 말했다.
“아닙니다.”
객이 마침내 웃으면서 돌아가는데, 〈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 어질기는 틀림없이 어질지만, 아마도 그 몸은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마음을 괴롭히고 몸뚱이를 지치게 해서 자신의 참된 본성을 위태롭게 할 것이니.
아아!
멀리 벗어났구나.
그가 참된 도에서 분리됨이여!”
자공子貢이 돌아와 공자孔子에게 보고하였더니, 공자는 거문고를 밀어놓고 일어나 말했다.
“그 사람은 틀림없이 성인일 것이다.”
그리고는 곧 행단杏壇에서 내려와 그 노인을 찾아 못가에 이르렀는데, 노인은 이때 바야흐로 노를 세워 배를 끌어 띄우려 하다가 공자를 돌아보고는 몸을 돌려 공자를 바라보고 섰다.
공자는 빠른 걸음으로 뒤로 물러나서 노인에게 두 번 절하고서 천천히 노인 앞으로 나아갔다.
이 말했다.
“그대는 내게 무엇을 구하려는가?”
공자가 대답했다.
“조금 전에 선생께서는 말의 실마리만 꺼내시고 그냥 떠나셨습니다.
저는 〈보시다시피〉 어리석은 사람인지라 선생께서 말씀하신 뜻을 아직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선생의 풍모風貌 아래에 이렇게 기다려서 다행히 선생의 기침소리를 듣게 하셔서 마침내 저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객이 말했다.
“하하!
심하구나.
그대가 배우기를 좋아함이여!”
공자孔子가 두 번 절하고 일어나서 말했다.
“저는 어려서부터 학문을 닦아 지금에 이르러 69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극한 가르침을 들을 수 있는 분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감히 마음을 비우고서 가르침을 기다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 말했다.
“같은 부류가 서로 따르고 같은 소리가 서로 공명하는 것은 진실로 자연의 이치이다.
나는 청컨대 나에게 있는 는 잠깐 놓아두고 그대가 하는 일의 조리를 따져보겠다.
그대가 하는 일은 인간의 일이다.
그러니 천자, 제후, 대부, 서인들 이 네 계급이 각자가 올바른 도를 지키면 최선의 치세治世이고 네 계급이 각각의 자리를 떠나면 이보다 큰 어지러움이 없다.
관직에 있는 모든 관리가 자기 직분을 잘 처리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일을 근심하고 애쓰면 누구도 분수를 침범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전답田畓이 황폐해지고 집이 파괴되어 의식이 부족하고 세금을 이어서 내지 못하게 되고 처첩이 불화不和하고 장유長幼의 질서가 무너져 없어지게 되는 것은 서민들의 근심거리이다.
능력이 임무를 감당하지 못하여 관청의 일도 만족스럽게 처리하지 못하며 행동이 청렴淸廉하지 못하여 부하들이 멋대로 하고 태만怠慢하며 훌륭한 공적功績도 없으며 작위爵位봉록俸祿을 유지할 수 없음은 대부들의 근심거리이다.
조정朝廷에 충신이 없어서 국가가 혼란하며 공인工人들의 기술도 정교하지 못하며 조정에 바치는 공물이 조악하며 봄가을의 조근朝覲을 다른 제후들보다 서열이 뒤처져 천자의 명령을 잘 따르지 못하게 되는 것은 제후들의 근심거리이다.
음양陰陽의 기가 잘 조화되지 못하며 계절의 추위와 더위가 때에 맞지 않게 되어 만물을 손상하며 제후들이 사납게 난동하여 멋대로 서로 공격하여 인민의 생명을 살상殺傷하며 예악禮樂이 문란하고 무질서해져서 재정이 궁핍하며 인륜人倫이 지켜지지 않아 백성들이 음란에 빠지는 것은 천자의 근심거리이다.”
“지금 그대는 이미 위로 천자나 제후 또는 관리의 세력勢力이 없고 아래로 대신大臣과 정해진 직관職官이 없는데도 멋대로 예악을 꾸미고 인륜의 도를 가르쳐서 만민을 교화하려 하니 너무 일이 많지 않은가.
또한 사람에게는 여덟 가지의 하자瑕疵가 있고 일에는 네 가지의 걱정거리가 있으니 이것을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자기의 일이 아닌데도 일삼는 것을 아무 일에나 나댄다고 하고, 돌아보는 이도 없는데 진언進言하는 것을 말재주꾼이라 하고, 상대의 마음을 엿보고 그 기분에 맞춰 말하는 것을 아첨이라 하고, 옳고 그른 것을 가리지 않고 말하는 것을 추종追從이라 하고, 남의 결점을 즐겨 말하는 것을 비방誹謗이라 하고, 타인의 우정을 쪼개고 친족을 이간離間하는 것을 해침이라 하고, 남을 겉으로는 칭찬하며 속으로는 기만하고 속여서 남을 파멸시키는 것을 사악한 자라 하고, 선악善惡을 가리지 않고 양쪽을 다 받아들여 양쪽에 다 얼굴을 부드럽게 대하면서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훔쳐 빼내는 것을 음험하다고 하니 이 여덟 가지의 하자는 밖으로는 남을 어지럽히고 안으로는 자신을 손상한다.
군자는 이런 사람을 벗으로 사귀지 아니하고 명군明君은 이런 사람을 신하로 삼지 않는다.
이른바 네 가지 걱정거리는 큰일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며 공연히 자주 변경하여 원칙까지 바꾸어 공명功名을 높이 세우려 하는 것을 외람됨이라 하고, 자기의 지혜를 과신하고 멋대로 일을 처리하여 남의 영역을 침범侵犯하여 자기 힘을 발휘하는 것을 탐욕이라 하고, 자기의 과오를 알고서도 고치지 아니하고 충고하는 말을 들으면 도리어 더 심하게 어기는 것을 말 듣지 않음이라 하고, 남의 견해가 자기와 같으면 인정하고 자기와 같지 않으면 착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쁘다고 하는 것을 자긍自矜이라 하니 이것이 네 가지 걱정거리이다.
여덟 가지 하자를 제거하고 네 가지 걱정거리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라야 비로소 가르칠 만하다.”
공자는 부끄러워하면서 탄식하고 두 번 절하고 일어나서 말했다.
“저는 나라에서 두 번 추방되었으며, 나라에서는 발자취까지 모조리 지워졌으며, 나라에서는 큰 나무가 잘려 그 밑에 깔릴 뻔하였으며,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는 포위되는 어려움을 만났으니, 저는 스스로 잘못한 것을 모르겠는데 이 같은 네 가지 치욕을 당한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그러자 객은 애처로이 여기며 태도를 바꾸고 말했다.
“심하구나.
그대가 깨닫지 못함이여.
어떤 사람이 자기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자기 발자국을 싫어하여 그것을 떨쳐내려고 달려 도망친 자가 있었는데, 발을 들어 올리는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만큼 발자국도 더욱 많아졌고 달리는 것이 빠르면 빠를수록 그림자가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달리기가 아직 더디다고 생각해서, 쉬지 않고 질주하여 마침내는 힘이 다하여 죽고 말았다.
그는 그늘에서 그림자를 쉬게 하고 조용히 멈추어 발자국을 쉬게 할 줄 몰랐으니 어리석음이 또한 심하다.
그대는 인의도덕仁義道德의 세계를 자세히 따지고, 같음과 다름의 경계를 분명하게 살피고, 출처진퇴出處進退에 따르는 정세의 변화를 관찰하고, 물건을 주고받는 절도節度를 합당하게 하고, 좋음과 싫음의 감정을 잘 다스리고, 즐김과 성냄의 절도를 조화하려 하니 그래 가지고서야 위해危害를 면치 못하는 데 가까울 것이다.
삼가 그대의 몸을 수양하고 삼가 참된 를 지키고 공명功名 따위의 물건을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면 몸을 고달프게 하는 일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자기 자신을 닦지 아니하고 남에게 요구하는 일만 하고 있으니 또한 빗나간 것이 아니겠는가.”
공자가 초연愀然히 얼굴빛을 바꾸면서 말했다. “청컨대 무엇을 참된 라고 하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객이 말했다.
“진실이란 순수純粹성실誠實의 극치이니, 순수하지 아니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가 없다.
그러므로 억지로 하는 자는 비록 그것이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애처롭지 아니하고, 억지로 성내는 자는 그것이 비록 위엄威嚴 있다 하더라도 남이 위엄을 느끼지 아니하고, 억지로 친하게 행동하는 자는 비록 웃더라도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 못한다.
그러나 참다운 슬픔은 소리 없이도 애처롭고, 참다운 노여움은 드러나지 않더라도 위엄이 있으며, 참다운 친애親愛는 웃음이 없이도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그것은 참된 가 안에 갖추어져 있으면 신묘한 작용이 밖에 드러나기 때문이니, 이것이 참된 도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이다.
참된 도가 인간세상의 도리에 작용할 때는 어버이를 섬겨서는 자애慈愛효행孝行이 되고, 임금을 섬겨서는 충성忠誠정절貞節이 되고, 술을 마셔서는 기쁨과 즐거움이 되고, 을 당해서는 슬픔이 된다.
충성과 정절은 훌륭한 공적을 목적으로 삼고, 음주는 즐거움을 목적으로 삼고, 을 치를 때에는 슬퍼함을 목적으로 삼고, 어버이를 섬길 때에는 어버이의 뜻에 꼭 맞추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그래서 을 이루는 아름다움은 그 자취가 일정하게 한정되지 않으며, 어버이를 섬길 때에는 어버이의 뜻에 꼭 맞으면 되고 그 방법은 따질 것이 없으며, 술을 마실 때에는 즐거우면 그만이지 술을 담는 도구는 가리지 않으며, 을 치를 때에는 슬퍼하면 그만이지 장례의 규정은 문제 삼을 것이 없다.
그러니 라고 하는 것은 세속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고, 참된 도라는 것은 자연에서 받은 것인지라 본디 그러하여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자연自然을 본받고 참된 도를 귀하게 여겨 세속의 풍속에 구속되지 아니하는데, 어리석은 자들은 이에 하여 자연自然을 본받을 줄 모르고, 인위적인 구속을 걱정하며, 참된 를 귀하게 여길 줄 모르고 주체성 없이 남에게 끌려만 다니면서 세속에 의해 변화된다.
그 때문에 참된 도가 부족하게 된다.
애석하구나.
그대는 일찍부터 인위人爲에 빠져 뒤늦게 대도大道를 듣게 되었구나!”
공자孔子가 또 재배再拜하고 일어나 말했다.
“지금 제가 선생을 뵙게 된 것은 하늘이 준 행운 같습니다.
선생께서 저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셔서 저를 심부름꾼의 대열에 넣어 직접 가르쳐 주셨으니 감히 선생의 집이 있는 곳을 여쭙습니다.
청컨대 이어서 가르침을 받아 끝내 대도大道를 배우고자 합니다.”
이 말했다.
“나는 듣건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면 오묘한 에 이를 수 있고, 함께 나아갈 수 없는 사람과는 묘도妙道를 알 수 없으니 삼가 함께 하지 말아야만 내 몸에 허물이 없게 된다.’라고 합니다.
그러니 그대는 힘쓰도록 하시오.
나는 그대를 떠나겠소.
나는 그대를 떠나겠소.”
어부는 이렇게 말하고는 마침내 노를 저어 물가를 따라 갈대 사이로 사라졌다.
안연顔淵이 수레를 〈공자가 있는 쪽으로〉 돌리고, 자로子路가 수레 손잡이를 내주었는데도 공자는 돌아보지도 아니하고 물결이 가라앉고 노 젓는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기를 기다린 뒤에야 비로소 수레에 올라탔다.
자로가 수레 옆에 나란히 붙어 걸으면서 물었다.
“제가 오랫동안 선생님의 심부름꾼으로 지냈는데 아직 한번도 선생님이 이처럼 두려워하고 삼가면서 남을 응대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만승萬乘의 천자와 천승千乘의 제후들이 선생님을 만나 보고 뜰을 나누어 동서로 마주 보는 대등한 를 갖추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도 선생님은 오히려 상대를 내려보는 거만한 모습을 지니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어부가 노를 짚고 마주 섰을 뿐인데도 선생님께서는 허리를 구부리고 몸을 기역자로 꺾으시고 상대가 말할 적마다 반드시 절을 하고 응대하시니,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제자들이 모두 이상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저 어부는 어떻게 해서 선생님에게서 이 같은 경의敬意를 얻을 수 있었습니까?”
공자孔子는 수레의 가로나무에 엎드린 채로 탄식하며 말했다.
“심하구나!
를 가르치기 어려움이여!
예의禮義에 몰두한 지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거칠고 비루한 마음을 지금껏 버리지 못하고 있구나.
가까이 오라.
내가 너에게 말해주겠다.
어른을 만나 공경하지 않는 것은 를 잃은 것이고, 현자를 보고 존경하지 않는 것은 어질지 아니한 것이니 그분이 에 도달한 지인至人이 아니라면 남의 머리를 숙이게 할 수 없을 것이며, 〈내가〉 남에게 머리를 숙이면서 순수하지 않으면 진실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 때문에 언제까지나 자신의 몸을 해칠 따름이다.
애석하구나.
불인不仁은 사람에게 그보다 더 큰 화가 없는 것인데도 불인不仁한 행동을 멋대로 하고 있구나.
또한 라고 하는 것은 만물이 말미암는 근원이니, 모든 사물이 이 를 잃으면 죽고 이 도를 얻으면 살며, 일을 하는 경우에도 이 도에 어긋나면 실패하고 이 를 따르면 성공한다.
그러므로 가 있는 곳을 성인聖人은 존중한다.
그런데 지금 어부에게는 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으니 내가 감히 공경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역주
역주1 孔子遊乎緇惟之林 休坐乎杏壇之上 : 공자가 숲 울창한 緇惟林에서 노닐다가 살구나무를 심어 놓은 杏壇에 앉아 쉼. 緇惟는 緇帷와 같다. 緇帷之林은 숲이 휘장처럼 펼쳐져 어두운 곳. 緇帷는 숲이 울창함을 표현한 말이다. 成玄英은 “숲이 울창하여 해를 가려 음침하고 잎사귀가 펼쳐지고 가지가 드리워져 마치 휘장과 같기 때문에 緇帷之林이라 한 것이다[其林鬱茂 蔽日陰沈 布葉垂條 又如帷幕 故謂之緇帷之林也].”라고 풀이했다. 陸德明은 惟를 따로 표기하여 “어떤 판본에는 帷로 되어 있다[本或作帷].”고 소개했다. 이처럼 惟는 維로 표기되어 있는 판본(狩野直喜, 王叔岷), 帷로 표기되어 있는 판본(狩野直喜, 王叔岷)이 있으며 帷로 표기되어 있는 인용문이 있는데(王叔岷) 金谷治 책, 《莊子集釋》本, 林希逸 현토本, 福永光司 책, 安東林 책 등에는 ‘帷’로 표기되어 있다. 惟와 維는 모두 帷의 假借字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司馬彪는 緇惟를 “검은 숲 이름이다[黑林名也].”라고 풀이했다. 杏壇은 공자가 제자를 가르쳤던 곳을 말한다. 공자의 후손이 그곳에 壇을 만들어, 살구나무를 심고 비석을 세웠다는 견해가 있는데 뒤에는 학문을 가르치는 곳의 범칭이 되었다. 또 道士가 수련하는 곳을 杏壇이라고도 하는데 여기는 공자와 관련된 이야기이므로 도사와는 무관하다.
역주2 鬢眉交白 : 구레나룻과 눈썹이 모두 흼. 鬢은 구레나룻. 世德堂本, 莊子集釋本, 安東林 책, 金谷治 책에는 須로 되어 있고, 林希逸 현토本, 福永光司 책에는 鬢으로 되어 있다. 福永光司의 견해를 따라 鬢으로 표기하였다. 交와 白은 모두 희다는 뜻. 交는 皎와 같다. 郭慶藩 또한 《莊子集釋》에서 “陳景元의 《莊子闕誤》에 張君房본을 인용하여 ‘交’를 ‘皎’로 표기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역주3 被髮揄袂 : 머리를 풀어헤치고 소매를 휘저음. 揄(끌 유, 휘두를 유)는 ‘휘젓다’는 뜻으로 李頤는 投(투)로 발음하고, 휘두르다[揮]는 뜻으로 풀이했다.
역주4 行原以上 距陸而止 : 늪지대를 걸어 올라와 언덕에 이르러 멈추어 자리를 잡음. 原은 들. 여기서는 ‘강가의 늪지대’. 距는 도달함. 李頤가 “이름이다[至也].”라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陸은 언덕. 曹礎基는 “《爾雅》 〈釋地〉에 넓고 평평한 곳을 原이라 하고 높고 평평한 곳을 陸이라 한다……陸이 原보다 높다. 그 때문에 먼저 늪지대를 걸어 올라온 다음에 언덕에 이른다[爾雅 釋地 廣平曰原 高平曰陸……陸高于原 故先行原而後距陸].”라고 풀이했다.
역주5 孔氏者何治也 : 공씨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何治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는 뜻이다. 成玄英은 “공씨는 어떤 법술로 자기 몸을 다스리는지 물은 것이다[問孔氏以何法術脩理其身].”라고 풀이했는데 다소 미흡하다.
역주6 子路未應 : 자로가 미처 대답하지 못함. 《論語》 〈述而〉편에 “섭공이 자로에게 공자에 대해 묻자 자로가 대답하지 못했다. 공자가 말하기를 ‘너는 어찌하여 그 사람됨이 한번 흥미를 느끼면 밥 먹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즐거움으로 근심을 잊어서 늙음이 이르는 줄 알지 못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葉公 問孔子於子路 子路不對 子曰 女奚不曰 其爲人也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라고 한 대목과 유사한 맥락이다.
역주7 性服忠信 身行仁義 飾禮樂 選人倫 : 태어나면서 忠信을 갖추고 몸소 인의를 실행하며 예악을 지키고 인륜을 갖춤. 服은 ‘일삼음’. 行의 뜻. 飾은 다스릴 칙. 飭의 假借字. 選은 譔의 가차자로 ‘敎’와 같은 뜻. 忠信은 《論語》 〈學而〉편과 〈子罕〉편에 ‘主忠信’이라고 한 것을 비롯 〈顔淵〉편, 〈衛靈公〉편 등 여러 곳에 보인다.
역주8 客乃笑而還 行言曰 : 객이 마침내 웃으면서 돌아가는데, 걸어가면서 말함. 行言은 걸어가면서 말함. 行은 걸어간다는 뜻이다.
역주9 仁則仁矣 恐不免其身 : 어질기는 틀림없이 어질지만, 아마도 그 몸은 화를 면치 못할 것임. 仁則仁矣는 〈天道〉편 제6장의 堯舜問答 가운데 ‘아름답기는 아름답지만[美則美矣]’이라고 한 것과 유사한 표현이다. 恐은 ‘아마도’.
역주10 苦心勞形 以危其眞 : 마음을 괴롭히고 몸뚱이를 지치게 해서 자신의 참된 본성을 위태롭게 함. 苦心勞形는 〈應帝王〉편 제4장에서 “몸을 수고롭게 하고 마음을 졸인다[勞形怵心].”라고 한 표현과 같은 의미이다. 危其眞은 〈盜跖〉편 제1장의 ‘惑其眞’, 〈山木〉편 제8장의 ‘忘其眞’ 등과 유사한 맥락이다.
역주11 遠哉其分於道也 : 멀리 벗어났구나. 참된 도에서 분리됨이여. 分은 일탈함. 분리되어 나감. 成玄英은 “현묘한 도에서 분리됨이다[分離於玄道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2 方將杖拏而引其船 : 바야흐로 노를 세워 배를 끌어 띄우려 함. 拏는 ‘뇨’로 읽고, 배 젓는 노를 뜻한다. 成玄英은 “拏는 노이다[拏 橈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3 孔子反走 再拜而進 : 공자는 빠른 걸음으로 뒤로 물러나서 노인에게 두 번 절하고서 천천히 노인 앞으로 나아감. 成玄英은 “뒤로 물러났다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경건한 모습이다[反走前進 是虔敬之容也].”라고 풀이했다. 孔子反走 再拜而進은 〈盜跖〉편에도 “자리를 피해서 뒤로 물러났다가 도척에게 두 번 절했다[避席反走 再拜盜跖].”라고 하여 비슷한 글이 있다.
역주14 曩者에 先生이 有緖言而去 : 조금 전에 선생께서는 말의 실마리만 꺼내시고 그냥 떠나심. 曩은 ‘접때’, ‘지난번’. 成玄英은 “曩은 아까이다[曩 向也].”라고 풀이했다. 緖言은 실마리가 되는 말. 陸德明은 “緖言은 먼저 하는 말과 같다[緖言 猶先言也].”라고 풀이했다. 한편 兪樾은 《楚辭》와 《莊子》 〈讓王〉편을 인용하면서 緖는 餘와 같다고 풀이하고, 緖言은 ‘찌꺼기 말[餘言]’이라고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15 竊待於下風 : 가만히 선생의 풍모 아래에서 기다림. 陳景元의 《莊子闕誤》에서 인용하고 있는 張君房본에는 ‘待’자가 ‘侍’자로 표기되어 있다.
역주16 幸聞咳唾之音以卒相丘也 : 다행히 선생의 기침소리를 듣게 하셔서 마침내 저를 도와주시기 바람. 幸은 ‘다행히 ~하고자 함’, ‘~하게 되기를 바람’. 卒은 마침내. 相은 돕는다는 뜻이다. 成玄英은 “卒은 마침내이고 相은 도움이다[卒 終也 相 助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7 甚矣子之好學也 : 심하구나. 그대가 배우기를 좋아함이여. 《論語》 〈述而〉편 제5장의 “심하구나 나의 쇠약함이여. 오래되었구나 꿈에 주공을 보지 못한 지가[甚矣 吾衰也 久矣 吾不復夢見周公].”라고 한 어투와 같다. 또 〈公冶長〉 제27장에서 “열 가구 사는 고을에도 충과 신이 나만 한 이가 있겠지만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十室之邑 必有忠信 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라고 한 말을 야유한 표현이다(福永光司).
역주18 少而脩學 以至於今 六十九歲矣 : 어려서부터 학문을 닦아 지금에 이르러 69세가 됨. 《論語》 〈爲政〉편에서 “나는 열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일흔 살에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았다[吾十有五而志于學……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고 한 내용을 염두에 두고 서술한 부분일 것이다.
역주19 同類相從 同聲相應 固天之理也 : 같은 부류가 서로 따르고 같은 소리가 서로 공명하는 것은 진실로 자연의 이치임. 相應은 反應共鳴한다는 뜻이다. 天之理는 자연의 법칙.
역주20 吾請釋吾之所有而經子之所以 : 나는 청컨대 나에게 있는 道는 잠깐 놓아두고 그대가 하는 일의 조리를 따져보겠음. 釋은 捨와 같다. 吾之所有는 나에게 있는 道. 福永光司는 釋을 ‘釋明’의 뜻으로 보았는데 적절치 않다. 經은 다스림으로 經世의 經과 같은 뜻인데 여기서는 따진다는 뜻이다. 司馬彪는 “經은 다스림이다[經 理也].”라고 풀이했다.
역주21 子之所以者 人事也 : 그대가 하는 일은 인간의 일임. 人事는 인간 세상의 일. 〈盜跖〉편 제1장에 이미 나왔다.
역주22 官治其職하며 人憂其事하매(하며) 乃無所陵 : 관직에 있는 모든 관리가 자기 직분을 잘 처리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일을 근심하고 애쓰면 누구도 분수를 침범함이 없을 것임. 狩野直喜, 王叔岷, 金谷治, 安東林 등은 高山寺古鈔本을 따라 憂其事를 處其事로 고치는 것이 옳다고 했는데 于省吾의 주장처럼 處자를 安의 뜻으로 풀이하면 위의 治其職과 대응관계가 자연스러워지지만, 반드시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 여기서는 福永光司와 池田知久의 견해를 따라 憂자가 아래 문장의 ‘庶人之憂’, ‘大夫之憂’, ‘天子之憂’의 ‘憂’와 각각 대응하는 것으로 보고 그대로 둔다(福永光司, 池田知久). 陵은 침범함. 犯과 같은 의미로 직분 또는 계급질서를 침범한다는 뜻이다. 成玄英은 “陵 또한 어지럽힘이다[陵 亦亂也].”라고 풀이했는데 미흡하다.
역주23 田荒室露 衣食不足 徵賦不屬 妻妾不和 長少無序 庶人之憂也 : 전답이 황폐해지고 집이 파괴되어 의식이 부족하고 세금을 이어서 내지 못하게 되고 처첩이 不和하고 장유의 질서가 무너져 없어지게 되는 것은 서민들의 근심거리임. 室은 室家. 露는 파괴됨. 王念孫은 ‘敗’로 풀이했다. 屬은 ‘이을 촉’. 不屬은 ‘이어지지 못함(林希逸)’.
역주24 能不勝任 官事不治 行不淸白 群下荒怠 功美不有 爵祿不持 大夫之憂也 : 능력이 임무를 감당하지 못하여 관청의 일도 만족스럽게 처리하지 못하며 행동이 청렴하지 못하여 부하들이 멋대로 하고 태만하며 훌륭한 공적도 없으며 작위와 봉록을 유지할 수 없음은 대부들의 근심거리임. 馬叙倫은 荒자는 忘자의 假借字라고 했는데 다소 무리(池田知久). 功美는 훌륭한 공적, 美功과 같다. 不持는 지키지 못함. 林希逸은 “지키지 못함이다[不能持守].”라고 풀이했다.
역주25 廷無忠臣 國家昏亂 工技不巧 貢職不美 春秋後倫 不順天子 諸侯之憂也 : 조정에 충신이 없어서 국가가 혼란하며 工人들의 기술도 정교하지 못하며 조정에 바치는 공물이 조악하며 봄가을의 朝覲을 다른 제후들보다 서열이 뒤처져 천자의 명령을 잘 따르지 못하게 되는 것은 제후들의 근심거리임. 《老子》 제18장에 “국가가 혼란하면 충신이 나타난다[國家昏亂 有忠臣].” 한 내용이 있는데 맥락은 다르지만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貢職의 職은 ‘賦’로 표기된 문헌이 있고(陸德明), 馬叙倫은 賦가 옳다고 했다. 하지만 貢職은 《淮南子》 〈原道訓〉의 納職과 같다고 한 福永光司의 견해가 좀 더 타당하다. 여기서는 《淮南子》 〈原道訓〉의 高誘 注에 “職은 공물이다[職 貢也].”라고 풀이한 것을 따라 貢職을 貢物로 보고 번역하였다. 倫은 ‘무리’, 여기서는 대등한 지위에 있는 다른 제후들을 말한다. 不順天子는 ‘천자의 명령을 따르지 못하는 것’, ‘천자의 기분을 못 맞추는 것’.
역주26 擅相攘伐 : 멋대로 서로 공격함. 攘은 물리침, 제거함. 成玄英은 “攘은 제거함이다[攘 除也].”라고 풀이했다.
역주27 非其事而事之 謂之摠 : 자기의 일이 아닌데도 일삼는 것을 아무 일에나 나댄다고 함. 摠은 總과 같다. 곧 자기가 할 일이 아닌 것까지 모두 총괄하여 자기가 하려는 행동으로, 나설 때 안 나설 때의 구별이 없이 아무 일에나 나대는 것을 말한다. 成玄英은 “摠은 지나침이다. 자기 일이 아닌데도 억지로 맡는 것을 지나침이라고 한다[摠 濫也 非是己事而强知之 謂之叨濫也].”라고 풀이했다.
역주28 不擇善否 兩容顔適 偸拔其所欲 謂之險 : 선악을 가리지 않고 양쪽을 다 받아들여 양쪽에 다 얼굴을 부드럽게 대하면서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훔쳐 빼내는 것을 음험하다 함. 善否는 선악. 適은 꼭 맞춤. 和와 같다.
역주29 好經大事 變更易常 以挂功名 謂之叨 : 큰일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며 공연히 자주 변경하여 원칙까지 바꾸어 功名을 높이 세우려 하는 것을 외람됨이라 함. 好經大事는 대사를 경영하기를 좋아함. 林希逸은 “국가 대사를 경영하는 것을 기뻐함이다[喜經理國家大事也].”라고 풀이했다. 常은 불변의 원칙. 易常은 불변의 원칙까지 바꿈. 挂는 내건다는 뜻으로 掛와 통한다.
역주30 專知擅事 侵人自用 謂之貪 : 자기의 지혜를 과신하고 멋대로 일을 처리하여 남의 영역을 침범하여 자기 힘을 발휘하는 것을 탐욕이라 함. 林希逸은 “자기의 사사로운 지혜를 마음대로 쓰고 제멋대로 일을 처리하여 남의 권리를 침범하고 자기 힘을 쓰는 이는 탐욕스런 자이다[專用其私智 獨擅其事任 侵之人權而喜於自用 貪者也].”라고 풀이했다.
역주31 見過不更 聞諫愈甚 謂之很 : 자기의 과오를 알고서도 고치지 아니하고 충고하는 말을 들으면 도리어 더 심하게 어기는 것을 말 듣지 않음이라 함. 成玄英은 “과실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아서 간하는 말을 들으면 더 심하게 어기는 이는 말 듣지 않는 사람이다[有過不改 聞諫彌增 很戾之人].”라고 풀이했다.
역주32 孔子愀然而歎 : 공자가 부끄러워하면서 탄식함. 愀然은 부끄러워하는 모양. 成玄英은 “부끄러워하고 송구해하는 모양이다[慚竦貌也].”라고 풀이했다.
역주33 丘不知所失 而離此四謗者何也 : 저는 스스로 잘못한 것을 모르겠는데 이 같은 네 가지 치욕을 당한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林希逸은 丘不知所失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이다[言不知何過也].”라고 풀이했다. 離는 걸림. 罹와 같다. 成玄英은 “罹는 만남과 같다[罹 遭也].”라고 풀이했다. 四謗은 네 곳에서 만난 치욕을 말한다. 林希逸은 “魯나라, 衛나라, 宋나라, 陳나라, 蔡나라에서 당한 네 번의 치욕이다[魯衛宋陳蔡四辱也].”라고 풀이했다.
역주34 人有畏影惡迹而去之走者 : 어떤 사람이 자기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자기 발자국을 싫어하여 그것을 떨쳐내려고 달려 도망친 자가 있었음. 惡迹의 惡(오)는 ‘싫어함’, ‘미워함’.
역주35 不知處陰以休影 處靜以息迹 愚亦甚矣 : 그늘에서 그림자를 쉬게 하고 조용히 멈추어 발자국을 쉬게 할 줄 몰랐으니 어리석음이 또한 심함. 林希逸은 “그늘에 머물고 고요함에 머문다는 것은 도를 비유함이다[處陰 處靜 道之喩也].”라고 풀이했다.
역주36 適受與之度 理好惡之情 和喜怒之節 而幾於不免矣 : 물건을 주고받는 절도를 합당하게 하고, 좋음과 싫음의 감정을 잘 다스리고, 즐김과 성냄의 절도를 조화하려 하니 그래 가지고서야 危害를 면치 못하는 데 가까울 것임. 適은 적절하게 함. 受與之度는 물건을 주고받는 절도. 理는 ‘다스린다’는 뜻이다. 情은 ‘감정’. 林希逸은 “어부의 뜻은 공자께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모두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네 곳의 치욕을 피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漁夫之意謂夫子之爲此 皆爲人 而非爲己 所以不免於四謗].”라고 풀이했다.
역주37 謹脩而身 愼守其眞 還以物與人 則無所累矣 : 삼가 그대의 몸을 수양하고 삼가 참된 道를 지키고 공명 따위의 물건을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면 몸을 고달프게 하는 일이 없게 될 것임. 眞은 참된 도. 林希逸은 ‘本眞自然之道’로 풀이했다. 成玄英은 “자기 몸을 수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구한다면 어찌 자신을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겠는가[不能脩其身而求之他人者 豈非疏外乎].”라고 풀이했다.
역주38 事親 以適爲主 : 어버이를 섬길 때에는 어버이의 뜻에 꼭 맞추는 것을 목적으로 삼음. 適은 適志, 곧 어버이의 뜻에 꼭 맞춘다는 뜻이다.
역주39 功成之美 無一其迹矣 : 功을 이루는 아름다움은 그 자취가 일정하게 한정되지 않음. 無一其迹矣는 일정한 행위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林希逸은 “한 가지 일도 그 자취가 나타남이 없음이다[無一事而有其迹也].”라고 풀이했고, 方勇‧陸永品 등이 이를 따르고 있지만 바로 뒤에 ‘事親以適 不論所以矣’라고 한 맥락을 고려한다면 一은 일정하게 한정 짓다는 뜻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역주40 事親以適 不論所以矣 : 어버이를 섬길 때에는 어버이의 뜻에 꼭 맞으면 되고 그 방법은 따질 것이 없음. 不論所以는 방법을 따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버이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기꺼이 한다는 뜻이다.
역주41 愚者反此 不能法天而恤於人 不知貴眞 : 어리석은 자들은 이에 反하여 自然인 天을 본받을 줄 모르고, 인위적인 구속을 걱정하며, 참된 道를 귀하게 여길 줄 모름. 恤於人은 인위적인 구속을 걱정한다는 뜻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까를 염려하여 자신을 구속하는 인위적인 규범에 구속된다는 뜻이다. 成玄英은 “恤은 근심함이다[恤 憂也].”라고 풀이했다.
역주42 祿祿而受變於俗 故不足 : 祿祿하게 주체성 없이 남에게 끌려만 다니면서 세속에 의해 변화된다. 그 때문에 참된 도가 부족하게 됨. 祿祿은 주체성 없이 끌려 다니는 모습. 奚侗은 “따르는 모양이다[隨從之貌].”라고 풀이했다.
역주43 子之早湛於人僞 而晩聞大道也 : 그대는 일찍부터 人爲에 빠져 뒤늦게 大道를 듣게 되었구나! 早가 蚤로 표기된 판본도 있는데 같은 뜻이다.
역주44 不羞而比之服役 :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하고 저를 심부름꾼의 대열에 넣어줌. 比는 나란히. 여기서는 ‘끼어준다’, ‘넣어준다’는 뜻이다.
역주45 身敎之 : 직접 가르쳐 줌. 身은 ‘몸소’, ‘직접’의 뜻이다.
역주46 刺船而去 延緣葦間 : 노를 저어 물가를 따라 갈대 사이로 사라짐. 刺船은 노를 저어감. 撑船과 같다.
역주47 待水波定 不聞拏音而後敢乘 : 물결이 가라앉고 노 젓는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기를 기다린 뒤에야 비로소 수레에 탐. 水波定은 물결이 가라앉음. 拏音은 노 젓는 소리. 陸德明은 “배가 움직이기 때문에 물결이 이는데 멀리 떠나가면 물결이 가라앉는다[船行故水波 去遠則波定].”라고 풀이했다.
역주48 子路旁車而問 : 자로가 수레 옆에 나란히 붙어 걸으면서 물음. 旁車는 수레 곁에 있음. 여기서는 수레 옆에 나란히 붙어 걷는다는 뜻이다.
역주49 未嘗不分庭伉禮 : 뜰을 나누어 동서로 마주 보는 대등한 禮를 갖추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음. 分庭은 뜰을 양쪽으로 나누어 主客이 대등한 모습으로 만나는 모양이고 伉禮는 대등한 예라는 뜻이다.
역주50 漁父杖拏逆立 而夫子曲要磬折 : 어부가 노를 짚고 마주 섰을 뿐인데도 선생님께서는 허리를 구부리고 몸을 기역자로 꺾음. 杖拏는 노를 지팡이처럼 짚었다는 뜻이다. 逆立은 마주 보고 섬. 曲要는 허리를 구부림. 要는 腰와 같다. 磬折은 경쇠처럼 구부림. 경쇠는 기역자 모양이기 때문에 몸을 기역자로 꺾었다고 번역하였다.
역주51 言拜而應 : 상대가 말할 적마다 반드시 절을 하고 응대함. 言자가 再자로 표기된 판본이 있으나(馬叙倫), 成玄英이 “말을 들으면 반드시 절하고 대답함이다[受言詞 必拜而應].”라고 풀이한 것처럼 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역주52 得無太甚乎 :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林希逸 현토본에는 太자가 大로 표기되어 있다.
역주53 伏軾而歎 : 수레의 가로나무에 엎드린 채로 탄식함. 軾은 수레 앞에 설치된 가로나무. 수레에 탄 사람이 공경해야 할 대상을 만나면 이곳에 기대어 고개를 숙인다. 式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역주54 湛於禮義有間矣 而樸鄙之心至今未去 : 예의에 몰두한 지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거칠고 비루한 마음을 지금껏 버리지 못함. 湛於禮義는 예의에 빠짐. 곧 예의에 몰두함. 成玄英은 “예의에 밀착한 지 시간이 참으로 오래되었는데 여전히 비루하고 졸렬하기 때문에 가로나무에 기대 탄식한 것이다[湛著禮義 時間固久 嗟其鄙拙 故憑軾歎之也].”라고 풀이했다. 한편 陸德明은 “湛은 어떤 판본에는 其자로 되어 있다[湛 或作其].” 했는데 그렇게 보면 其於禮義有間矣가 되어 “자로가 예의를 익힌 지 오래되었다.”는 뜻으로 간단히 이해할 수 있지만 굳이 고치지는 않는다. 樸鄙之心은 거칠고 비루한 마음.
역주55 道者 萬物之所由也 庶物 失之者死 得之者生 : 道라고 하는 것은 만물이 말미암는 근원이니, 모든 사물이 이 道를 잃으면 죽고 이 도를 얻으면 살게 됨. 成玄英은 “由는 부터이고, 庶는 衆이다. 도는 만물을 생성하기 때문에 도라 일컫는 것이므로 만물이 도로부터 말미암아 생김을 알 수 있다[由 從也 庶 衆也 夫道生萬物 則謂之道 故知衆庶從道而生].”라고 풀이했다.

장자(4)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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