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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3)

장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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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자연은 커다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않으며 사계절은 밝은 법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따지지 아니하며 만물은 이루어진 이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는다.
성인은 천지의 아름다움에 근원하여 만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지인至人무위無爲하고 대성大聖은 작위하지 않는다 하니 천지자연을 살펴보았음을 말한 것이다.
지금 저 신명神明지정至精의 기가 저 만물과 함께 백 가지로 변화하여 만물은 이미 죽거나 살거나 모나거나 둥글게 변화하지만 그 근원을 알 수 없으며 날로 새로워지는 만물이 예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어서 육합六合이 크다 하지만 그 안을 떠나지 않으며 가을 털이 작다 하지만 그것을 얻어 몸체를 이루며 천하 만물은 예외 없이 모두 부침浮沈을 되풀이해서 죽을 때까지 옛 모습 그대로 있지 아니하며 음양이기陰陽二氣나 춘하추동 사계절은 운행하지만 각각 그 차례를 지킨다.
〈그런데 도는 천하 만물, 음양사시陰陽四時의 배후에서〉 어렴풋하게 존재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실존하며, 느긋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신묘하게 작용하며, 만물은 〈도에 의해〉 길러지면서도 〈스스로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니 이것을 일컬어 천하 만물의 근본이라고 하니 그것을 하늘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역주
역주1 天地 有大美而不言 四時 有明法而不議 萬物有成理而不說 : 천지자연은 커다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않으며 사계절은 밝은 법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따지지 아니하며 만물은 이루어진 이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는다. 大美는 만물을 화육하는 위대한 미덕. 陸德明은 “하늘이 덮어주고 땅이 실어주는 아름다움이다[謂覆載之美也].”라고 풀이했고, 陸樹芝는 “천지의 화육은 큰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天地之化育 有大美矣].”고 풀이했는데 대동소이한 견해이다. 하늘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郭象, 褚伯秀, 池田知久 등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論語》 〈陽貨〉편의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던가[天何言哉].”라는 내용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역주2 聖人者 原天地之美而達萬物之理 : 성인은 천지의 아름다움에 근원하여 만물의 이치에 통달함. 天地之美와 達萬物之理의 구체적인 내용은 위의 세 구절이다.
역주3 至人無爲 大聖不作 : 至人은 無爲하고 大聖은 작위하지 않음. 林自는 至人과 大聖이 다르다고 하나 成玄英의 견해처럼 같은 존재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不作은 林希逸의 견해대로 無爲로 보는 것이 무난하다. 無爲와 不作은 王雱의 견해대로 주로 不言, 不義(議), 不說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무난하다(池田知久).
역주4 觀於天地之謂也 : 천지자연을 살펴보았음을 말한 것임. 천지자연의 무위를 본받은 것임을 말한다는 뜻이다. 林雲銘은 “천지를 살펴봄이란 또한 자연을 체득함일 뿐이다[觀於天地 亦體其自然而已].”라고 풀이했다.
역주5 今彼神明至精 與彼百化 : 지금 저 신명과 지정의 기가 저 만물과 함께 백 가지로 변화함. 앞의 彼는 林自의 풀이대로 ‘天地’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뒤의 彼는 林希逸의 풀이대로 만물을 지칭한다(池田知久).
역주6 物已死生方圓 : 만물은 이미 죽거나 살거나 모나거나 둥글게 변화함. 死生方圓은 ‘神明至精’에 의해 일어난 物의 온갖 變化이다(林希逸). 郭象과 成玄英은 이를 自化로 파악했는데 옳지 않다. 그러나 神明至精의 氣가 自化해서 百化한다고 볼 수도 있다(安東林).
역주7 扁然而萬物自古以固存 : 날로 새로워지는 만물이 예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음. 扁然은 날마다 변화하는 모양. 陳景元에 의하면 扁然은 文如海본에는 翩然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날로 새로워지는 모양이다[日新貌].”라고 풀이했다.
역주8 六合爲巨 未離其內 秋毫爲小 待之成體 : 六合이 크다 하지만 그 안을 떠나지 않으며 가을 털이 작다 하지만 그것을 얻어 몸체를 이룸. 六合은 上下四方을 합친 것. 〈齊物論〉편에 이미 나왔다. 成玄英은 “六合은 天地四方이다[六合 天地四方也].”고 풀이했다. 또 “짐승의 털이 가을볕을 만나면 털끝에 가는 털, 곧 毫가 생기는데 이 毫는 지극히 미세한데 이것을 秋毫라 한다[獸逢秋景 毛端生毫 毫極微細 謂秋毫也].”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육합이 비록 크지만 여전히 至道 안에 위치하고 가을 털이 지극히 작지만 도에 의지하여 체질을 이룬다[六合雖大 猶居至道之中 毫毛雖小 資道以成體質也].”라고 大意를 풀이하고 있다. 陸德明은 未離其內를 “스스로 변화하는 데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謂不能出自化也].”라고 풀이했다. 爲小가 ‘雖小’로 표기되어 있는 인용문이 있다(王叔岷).
역주9 天下 莫不沈浮 終身不故 : 천하 만물은 예외 없이 모두 부침을 되풀이해서 죽을 때까지 옛 모습 그대로 있지 아니함. 대의는 成玄英이 “세간의 여러 사물은 부침하지 않음이 없어서 오르내리고 태어나고 죽으며 가고 옴을 그만두지 않고 운행이 그치지 않아 새로움이 서로 이어져 옛 모습을 그대로 지키는 적이 없다[世間庶物 莫不浮沈 升降生死 往來不住 運之不停 新新相續 未嘗守故也].”고 풀이한 것이 무난하다. 故는 본래의 모습, 옛 모습으로 舊와 같다. 한편 馬叙倫은 故를 尻의 가차라 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10 陰陽四時 運行 各得其序 : 陰陽二氣나 춘하추동 사계절은 운행하지만 각각 그 차례를 지킴. 음양의 이기의 작용에 따라 사계절이 질서정연하게 운행하여 차질이 없다는 뜻. 成玄英은 “이기가 이리저리 얽혀서 사계절이 갈마들어 봄가을과 추위와 더위가 차례대로 자연스럽게 운행하니 어찌 그렇게 하기를 기다린 뒤에 운행하겠는가[夫二氣氤氳 四時運轉 春秋寒暑 次敘天然 豈待爲之而後行之].” 하고 풀이했고, 郭象도 “그렇게 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不待爲之].”라고 풀이했다. 한편 池田知久는 이 대목의 의미를 郭象이나 成玄英을 따르는 것은 옳지 않으며 呂惠卿이 “陰陽과 사계절이 각기 차례를 얻으니 각기 차례를 얻는 것은 저 도가 아니면 누가 그렇게 하겠는가[陰陽四時 各得其序 各得其序 非彼而誰爲哉].”라고 풀이한 것과 林自가 “陰陽과 四時가 그 도를 따라서 차례를 얻는다[陰陽四時 因之以得其序].”라고 풀이한 것이 옳다고 했지만 오히려 郭象과 成玄英의 견해가 간명함만 못하다.
역주11 惛然若亡而存 : 어렴풋하게 존재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실존함. 도는 천하 만물, 陰陽四時의 배후에 있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실재한다는 뜻이다. 惛然은 成玄英이 “어렴풋이 어두워서 없는 것 같지만 있다[惛然如昧 似無而有].”라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道는 시각적으로 파악하기 어렵지만 실재함을 뜻한다.
역주12 油然不形而神 萬物畜而不知 : 느긋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신묘하게 작용하며, 만물은 〈도에 의해〉 길러지면서도 〈스스로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함. 油然은 느긋한 모양. 成玄英은 “유연히 얽매임이 없다[無係].”라고 풀이했는데 적절한 견해이다.
역주13 此之謂本根 可以觀於天矣 : 이것을 일컬어 천하 만물의 근본이라고 하니 그것을 하늘에서 살펴볼 수 있음. 成玄英은 “군생들과 만물을 번식시키고 길러주어 깊은 功의 혜택을 암암리에 입지만 날마다 쓰면서도 알지 못하니 이것의 진정한 힘은 지도와 근본을 같이 한다[亭毒群生 畜養萬物 而玄功潛被 日用不知 此之眞力 是至道一根本].”라고 풀이했다. 또 宣穎은 “천지의 근본이 이와 같으니 이것이 지인과 성인이 천지를 본받아서 작위를 하지 않는 까닭이다[天地根本如此 此至人聖人所以觀於天地 而無事爲作也].”라고 풀이했다.

장자(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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