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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3)

장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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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3)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徐无鬼見武侯한대
武侯曰
老邪
徐无鬼曰
无鬼 生於貧賤이라
未嘗敢飮食君之酒肉이어니와
將來勞君也니이라
君曰
何哉
奚勞寡人
하노이다
武侯曰
何謂邪
徐无鬼曰
登高不可以爲長이며 居下不可以爲短이어늘
君獨爲萬乘之主하야 以苦一國之民하야 以養耳目鼻口하시니
夫神者 하나니
夫姦이면 病也 勞之
武侯曰
欲見先生 久矣라니
하노니 其可乎
徐无鬼曰
不可하니라
君亦必하며 하며 하며 無以巧勝人하며 無以謀勝人하며 無以戰勝人이어다
夫殺人之士民하고 兼人之土地하야 以養吾私與吾神者함은 其戰 不知孰善 勝之惡乎在
리니 將惡乎 用夫偃兵哉리오


서무귀徐无鬼무후武侯를 만났다.
무후武侯가 말했다.
“선생께서는 산중山中에 들어앉아 도토리나 밤을 먹고 파와 부추로 실컷 배를 채우고서 과인寡人을 백안시하여 찾지 않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를 만나 보러 찾아와 주었으니〉 그래 이제 노년이 되어 생활이 괴로워진 때문입니까?
아니면 술과 고기 등 맛있는 음식을 구하고자 해서입니까?
아니면 혹 과인寡人에게 사직社稷을 잘 다스릴 복이 있어서인가요?”
서무귀徐无鬼가 말했다.
“저는 가난하고 미천한 데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그래서 고기 맛도 아는 사람이 찾는다고 저는 한 번도 감히 임금님께서 잡수시는 것과 같은 술과 고기를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이렇게 임금을 찾아온 것은〉 와서 임금님을 위로해드리려는 것입니다.”
임금이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어떻게 나를 위로한단 말이오?”
서무귀가 말했다.
“임금님의 정신과 몸을 위로해드리고자 합니다.”
무후武侯가 말했다.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서무귀가 말했다.
“천지자연이 만물을 양육하는 작용은 한결같이 똑같습니다.
높은 곳에 올랐다고 해서 우월하다고 생각해서는 아니 되고, 낮은 곳에 머물러 있다고 해서 열등하다고 생각해서는 아니 됩니다.
그런데 임금께서만은 만승萬乘 대국大國의 군주가 되어서 온 나라 백성들을 괴롭혀서 이목비구耳目鼻口의 욕망을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생활은 정신적으로는 스스로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릇 정신이란 조화로움을 좋아하고 간악함을 미워하는 법입니다.
무릇 간악함은 병든 것이니 그 때문에 제가 임금님을 위로해드리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임금님께서는 병드신 것은 어떤 것인지요?”
무후가 말했다.
“과인이 선생을 만나고자 한 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나는 인민을 사랑하고 정의를 위해 전쟁을 멈추려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지요.”
서무귀가 말했다.
“좋지 않습니다.
백성을 사랑하겠다는 것이 도리어 백성을 해치는 첫걸음이고 정의를 위해 전쟁을 멈추겠다는 것이 전쟁을 시작하는 근본입니다.
임금님께서 이 같은 생각에서 그런 행위를 한다면 아마도 그것을 이루지 못하실 것입니다.
무릇 아름다움을 이루는 것은 악을 담는 그릇이니 임금님께서는 비록 인의를 실천하시려 하나 아마도 거짓이 되고 말 것입니다.
형식적 규범은 필연적으로 더욱 위선적인 형식적 규범을 만들며, 그 형식이 일단 성립되면 필연적으로 실패가 기다리며, 변동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타인과 무력으로 다투게 됩니다.
임금님께서는 또한 절대로 학렬鶴列을 높은 누각 사이에 정렬하지 말 것이며, 보병과 기병의 훈련을 제사를 지내는 치단錙壇의 궁전에서 하지 말 것이며, 도리를 저버린 역기逆氣를 타고난 그대로의 덕에 간직하지 말 것이며, 인위의 기교로 타인에게 이기려 하지 말 것이며, 모략을 써서 남에게 이기려 하지 말 것이며, 전쟁을 통해서 남에게 이기려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무릇 타국의 병사들과 백성들을 죽이고 타국의 토지를 병합하여 나 자신의 사욕과 나의 정신을 만족케 하는 자들은 그 전쟁이 어느 나라가 정의이고 전쟁에 이기는 나라는 어느 나라가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임금께서 만일 그만두실 수 없다면 흉중의 성실함을 닦아서 천지자연의 본래의 모습에 그대로 따라서 어지럽히지 말 것입니다.
그러면 백성들은 이미 사지死地에서 벗어났을 것이니 임금님께서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전쟁을 멈추려고 애쓸 것이 있겠습니까.”


역주
역주1 食茅栗 厭茐韭(총구) 以賓寡人 久矣夫 : 도토리나 밤을 먹고 파와 부추로 실컷 배를 채우고서 과인을 백안시한 지 오래됨. 茅는 도토리. 〈山木〉편에는 杼로 되어 있다(方勇‧陸永品). 茐韭는 파와 부추. 賓은 擯의 假借字로 ‘물리치다, 도외시하다’는 뜻. 賓을 글자 그대로 보고 客으로 대한다는 뜻으로 풀이한 견해(李頤)가 있으나 옳지 않다.
역주2 其欲干酒肉之味邪 : 아니면 술과 고기 등 맛있는 음식을 구하고자 해서입니까? 其는 ‘아니면’, 抑과 같다. 干은 구함.
역주3 其寡人 亦有社稷之福邪 : 아니면 혹 寡人에게 사직을 잘 다스릴 복이 있어서인가요? 임금인 자신의 정치를 도와주기 위해서 당신 같은 현인이 찾아왔느냐는 뜻으로 벼슬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냐는 물음이다.
역주4 勞君之神與形 : 임금님의 정신과 몸을 위로해드리고자 함. 갖은 욕망에 정신과 몸이 지쳐 있는 임금을 위로하기 위해서 왔다는 뜻이다.
역주5 天地之養也一 : 천지자연이 만물을 양육하는 작용은 한결같이 똑같음. 一은 귀천에 상관없이 똑같다는 뜻이다. 林希逸은 “一은 같음이다[一者 同也].”라고 풀이했다.
역주6 夫神者 不自許也 : 정신적으로는 스스로 좋아하지 않을 것임. 육체적으로 쾌적할지는 모르나 정신적으로는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뜻. 范耕硏은 不自許를 不安의 뜻으로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7 好和而惡姦 : 조화로움을 좋아하고 간악함을 미워함. 陸西星은 和를 두고 “虛靜 恬淡 寂寞 無爲는 和의 지극함이다[虛靜 恬淡 寂寞 無爲 和之至也].”라고 풀이했다.
역주8 唯君 所病之何也 : 임금님께서는 병드신 것은 어떤 것인지요? 서무귀가 위무후에게 근심거리가 있음을 간파하고 하는 말.
역주9 吾欲愛民而爲義偃兵 : 나는 인민을 사랑하고 정의를 위해 전쟁을 멈추려 함. 偃兵은 군대를 쉬게 함. 곧 전쟁을 중단한다는 뜻이다.
역주10 愛民 害民之始也 爲義偃兵 造兵之本也 : 백성을 사랑하겠다는 것이 도리어 백성을 해치는 첫걸음이고 정의를 위해 전쟁을 멈추겠다는 것이 전쟁을 시작하는 근본임. 인위적으로 백성들을 사랑하겠다고 마음먹게 되면 인위로 인해 도리어 백성들을 해치게 되고, 의리를 지킨다는 것을 명분으로 전쟁을 중단하겠다는 마음은 거꾸로 말하면 의리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지적한 말이다.
역주11 君自此爲之則殆不成 : 임금님께서 이 같은 생각에서 그런 행위를 한다면 아마도 그것을 이루지 못할 것임. 殆는 아마도.
역주12 凡成美 惡器也 : 무릇 아름다움을 이루는 것은 악을 담는 그릇임. 陳景元은 “凡成 美惡器也”로 절구하고, 林希逸은 “凡成美惡 器也”로 절구하지만 모두 옳지 않다. 郭象이 “아름다움이 앞에서 이루어지면 거짓이 나중에 생긴다. 그 때문에 아름다움을 이루는 것은 악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한 것이다[美成於前 則僞生於後 故成美者乃惡器也].”라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朱得之, 阮毓崧도 거의 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한편 池田知久는 朱得之 이래로 《老子》 제2장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하면 이는 추악한 것이다[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라고 한 구절에 의거하여 해석하는 것이 정설이나 좋지 않다고 했는데 《老子》 제2장(池田知久)과 유사한 사상 표현인 것만은 분명하다.
역주13 君雖爲仁義 幾且僞哉 : 임금님께서는 비록 인의를 실천하시려 하나 아마도 거짓이 되고 말 것임. 幾는 거의, 아마도. 且는 장차.
역주14 形固造形 成固有伐 變固外戰 : 형식적 규범은 필연적으로 더욱 위선적인 형식적 규범을 만들며, 그 형식이 일단 성립되면 필연적으로 실패가 기다리며, 변동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타인과 무력으로 다투게 됨. 成固有伐의 伐은 실패의 뜻. 章炳麟은 “伐은 敗와 같다. 《說文解字》에 ‘伐은 敗라고도 한다’고 했다. 成固有敗는 성공이 있게 되면 반드시 실패가 있게 됨을 말함이다[伐 與敗同 說文 伐 一曰敗也 成固有敗 言有成者必有敗也].”라고 풀이했는데 적절한 견해이다. 變固外戰의 變은 변동하는 마음. 劉鳳苞는 “變이란 마음이 잘못 움직임이다[變者 心之妄動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5 無盛鶴列於麗譙之間 : 鶴列의 陣을 높은 누각 사이에 정렬하지 말 것. 無는 ‘말라’는 뜻. 毋, 勿과 같다. 鶴列은 군사들을 학의 행렬처럼 배치하는 진법의 일종(成玄英). 麗譙는 누대 이름. 郭象은 “麗譙는 높은 누대이다[麗譙 高樓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6 無徒驥於錙(치)壇之宮 : 보병과 기병의 훈련을 제사를 지내는 錙壇의 궁전에서 하지 말 것. 徒驥의 徒는 보병이고, 驥는 기병으로 여기서는 보병과 기병을 훈련시키는 것을 말한다. 錙壇은 宮의 명칭으로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郭慶藩은 “錙壇의 궁은 군루를 말함이다[錙壇之宮 謂軍壘也].”라고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17 無藏逆於得 : 도리를 저버린 逆氣를 타고난 그대로의 덕에 간직하지 말 것. 得은 德과 같다. 陸德明에 의하면 司馬彪본에는 德으로 표기되어 있다고 했는데 德이 옳다.
역주18 君若勿已矣 : 임금께서 만일 그만두실 수 없다면.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없앨 수 없다면.
역주19 脩胸中之誠 以應天地之情而勿攖 : 흉중의 성실함을 닦아서 천지자연의 본래의 모습에 그대로 따라서 어지럽히지 말아야 함. 誠은 성실, 진실. 攖은 어지럽힘. 成玄英은 “誠은 實이고 攖은 어지럽힘이다[誠 實也 攖 擾也].”라고 풀이했다.
역주20 夫民 死已脫矣 : 백성들은 이미 死地에서 벗어났을 것임. 임금이 백성들을 사랑하거나 전쟁을 중단하지 않더라도 백성들 스스로 살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뜻.

장자(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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