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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2)

장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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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而馬知하며 하며 하니
伯樂之罪也니라
及至聖人 하야 하며 하야 以慰天下之心하야는 而民 乃始하야 爭歸於利하야 不可止也하니 니라


무릇 말은 평평한 땅에서 살면서 풀을 뜯어 먹고 물을 마시며, 기쁘면 목을 대고 서로 비벼 대고, 성나면 등을 지고 서로 걷어찬다.
말이 아는 것(말의 지혜 분별)은 고작 이 정도에서 그친다.
그런데 〈인간이 이 야생野生의 말을 잡아 와서 수레를 끌게 하려고〉 말에게 가로나무와 멍에를 달고 달 모양의 장식을 붙여 가지런히 정돈하게 되자 말이 끌채 끝을 부러뜨리고, 멍에를 망가뜨리고 멈추고 더디 걷고 재갈을 토해 내고 고삐를 물어뜯을 줄 알게 되었다.
따라서 말의 지혜로 도둑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흉포凶暴하〉게 된 것은 백락伯樂의 죄이다.
혁서씨赫胥氏의 시대에는 백성들이 집에 머물 때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길을 갈 때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먹을거리를 입에 물고 즐거워하며 배를 두드리며 놀았으니 사람들이 할 줄 아는 것이 이 정도에 그쳤다.
그런데 성인이 예악에 따라 몸을 구부리고 꺾게 해서 천하 사람들의 몸가짐을 바로잡으려 하며 인의를 내걸고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달램에 이르러서는 백성들이 비로소 발돋움하여 지혜를 좋아해서 다투어 이익을 추구하여 멈출 수 없게 되었으니 이 또한 성인의 과실이다.


역주
역주1 夫馬 陸居則食草飮水 : 말이라고 하는 동물은 평평한 땅에 살면서 풀을 뜯어 먹고 물을 마시면서 사소한 일에는 신경 쓰지 않고 지낸다. 馬叙倫은 陸居를 끼어든 문자라 하여 夫馬則食草飮水로 보았지만 옳지 않다. 아마도 則자와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인 듯한데 여기의 則은 〈逍遙遊〉편 ‘若是則已矣’ 의 ‘則’과 마찬가지로 ‘而’와 통용하는 글자로 보고 ‘則’을 ‘~하면서’의 뜻으로 번역해야 한다. 陸居는 평평한 땅을 서식처로 삼는다는 뜻.
역주2 喜則交頸相靡 : 기쁘면 목을 대고 서로 비벼 댐. 交頸은 목을 교차시킨다는 뜻. 靡는 李頤의 견해를 따라 비비다[摩也]의 뜻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成玄英, 王念孫, 郭慶藩 등도 모두 靡자를 摩자와 통한다고 풀이했고 阮毓崧은 摩자로 된 인용구를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비벼 대는 것은 서로 친한 감정을 표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靡자가 ‘서로 사랑한다.’, ‘서로 우호하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人間世〉편 제2장의 ‘相靡以信’의 靡자가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역주3 怒則分背相踶 : 성나면 등을 지고 서로 걷어참. 分背相踶는 등을 돌리고 서로 말발굽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分은 나란히 맞대지 않는다는 뜻으로 分背는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踶는 李頤의 견해를 따라 ‘걷어차다[蹋]’는 뜻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陸德明은 “通俗文에 이르기를 살짝 차는 것을 일러 踶라 한다[通俗文云 小蹋謂之踶].”라고 풀이했다. 한편 范應元은 “말이 서로 찰 때는 반드시 발이 뒤로 향한다. 그래서 등을 돌리고 서로 걷어찬다고 한 것[馬之相踶 必以足向後 故曰分背相踶].”이라고 풀이했다. 踶는 발을 높이 들어 올리는 것. 《韓非子》 〈說林 下〉에 “무릇 걷어차는 말들은 뒷다리를 들고 앞다리에 몸을 싣는다[夫踶馬也者 擧後而任前].”라고 했는데 踶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라 할 만하다(赤塚忠).
역주4 馬知已此矣 : 말이 아는 것은 이 정도에서 그침. 자연 상태의 말은 이 정도의 지혜만 갖추고 있을 뿐이라는 뜻. 已는 ‘그친다[止也]’는 뜻. 陸西星은 “말의 지혜는 이 정도에 그칠 뿐이니 처음부터 이른바 機心이란 게 없다[馬之知止此而已 初無所謂機心也].”라고 풀이했다. 機心은 인위적인 욕심으로 〈天地〉편에 나오는 말이다.
역주5 加之以衡扼 : 말에게 가로나무와 멍에를 매달다. 衡은 마차의 수레 끌채 끝에 댄 橫木. 여기에 말을 매단다. 扼은 軛과 같으며(羅勉道) 말 목에 거는 멍에인데 반달형[半月形]으로 衡에 달아 붙인다. 陸德明은 “衡扼의 衡은 수레 끌채 앞의 가로나무로 말의 멍에를 묶는 것이고 扼은 말의 목을 깍지 끼는 것이다[衡扼 衡 轅前橫木 縛馬軛者也 扼 叉馬頸者也].”라고 풀이했다. 之는 말을 지칭하는 대명사.
역주6 齊之以月題 : 달 모양의 장식을 붙여 가지런히 정돈함. 획일적인 굴레와 장식으로 얽어맨다는 뜻. 齊는 가지런히 정돈함. 林疑獨은 “장식을 가지런히 장식함을 말한다[謂整飾].”라고 풀이했다. 月題는 말 이마 위의 두개골을 덮는 달 모양의 장식물로 청동으로 제작된 것이 많고 當顱라고도 한다[方勇‧陸永品]. 司馬彪와 崔譔은 모두 “月題는 말 이마 위의 두개골을 덮는 장식으로 달 모양과 같다[馬額上當顱 如月形者也].”라고 풀이했다. 한편 王敔는 말고삐의 장식[馬轡飾]이라 했고, 武延緖는 수레의 끌채와 바퀴통 끝의 쇠붙이를 의미하는 軏軑의 假借로 보았고, 馬叙倫은 軏輗의 假借로 보았지만, 題자에 본래 이마라는 뜻이 있기 때문에 앞의 견해가 옳다고 보고 취하지 않았다.
역주7 介倪(올예) : 수레 끌채를 부러뜨림. 倪는 輗의 가차자로 수레 끌채(孫詒讓). 介은 兀의 잘못으로 兀은 부러뜨리다[折)]의 뜻(馬叙倫). 介倪에 대해서는 介을 獨의 뜻으로, 倪를 睨로 보는 전통적인 견해가 많다. 예를 들어 李頤는 介倪를 곁눈으로 엿보다[睥睨]는 뜻으로 보았고, 崔譔은 흘겨보다[俾倪]는 뜻으로 보았고, 林希逸은 “介는 홀로이다. 홀로 서서 흘겨보는 것으로 성난 모습이다[介 獨也 獨立而睥睨 怒之狀也].”라고 풀이했지만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이 외에 羅勉道는 介을 전쟁에 나가는 말이 차는 갑옷으로 보았고[介 甲也], 劉師培는 介倪를 우뚝 서서 흘겨보다는 뜻[兀倪也]으로 풀이했지만 모두 옳지 않다.
역주8 闉扼(인액) : 멍에를 구부려서 망가뜨림. 李頤는 “闉은 구부림이다[闉 曲也].”라고 풀이했는데 이 견해를 따랐다. 司馬彪는 뒤의 鷙曼을 이어서 “멍에에서 목을 굽혀 갑자기 달려듦을 말한다[言曲頸於扼而抵突也].”라고 풀이했는데 같은 맥락이다. 혹 闉을 㧢의 가차로 보아 ‘부수다’의 뜻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羅勉道는 “아직 城을 나오지 않고서도 이미 성문 밖 멍에가 있는 곳을 안다[未出城而已知城門之扼處].”라고 풀이했는데 다소 과장된 해석이라 취하지 않는다.
역주9 鷙曼 : 사납게 달려들다. 林希逸은 “鷙는 사나움이고 曼은 갑자기 떠받는 것으로 굴레를 쓰지 않고 갑자기 달려드는 모습[鷙 猛也 曼 突也 不受羈勒而相抵突之狀].”으로 풀이했고, 李頤는 鷙는 抵의 뜻이고 曼은 突의 뜻이라 했지만 여기서는 林希逸의 견해를 따랐다. 한편 赤塚忠은 鷙는 본디 매‧수리 등의 猛禽을 가리키나 여기서는 말의 발이 진흙에 빠져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글자를 뜻하는 驇(빠질 지)의 가차자로 쓰인 것이고 曼은 蹣(비틀거릴 반)의 가차자라고 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10 詭銜 : 재갈을 토해 냄. 銜은 재갈[口中勒]. 陸德明은 詭銜을 “재갈을 토해 냄[詭銜 吐出銜也].”으로 풀이했다. 馬叙倫은 詭를 毁의 가차자로 보고 재갈을 훼손한다는 뜻으로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11 竊轡 : 고삐를 물어뜯음. 陸德明은 “고삐를 물어뜯는 것[齧轡也].”으로 풀이했고, 馬叙倫은 竊을 齧의 가차자로 풀이했다.
역주12 馬之知而態(能)至盜者 : 말의 지혜로 도둑질을 할 수 있게 됨. 古逸書叢書本을 비롯 能자가 態자로 된 판본이 많고 郭象본이나 成玄英본도 모두 態로 되어 있지만 能이 옳다(馬叙倫). 林希逸은 “사람들과 대적하는 것을 盜라고 한다. 말의 지혜로 사람을 대적함에 이르게 한 것은 백락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與人抗敵者曰盜 馬之知 至於抗敵人 伯樂使之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3 赫胥氏 : 상고시대의 제왕. 《列子》에 나오는 華胥氏와 동일한 인물로 추정된다. 陸德明은 司馬彪를 인용하여 “赫胥氏는 상고시대의 제왕이다[赫胥氏 上古帝王也].”라고 풀이하는 한편 또 다른 견해로 “큰 덕이 있어서 백성들이 서로 의지했기 때문에 혁서라 했으니 염제(神農氏)인 듯하다[有赫然之德 使民胥附 故曰赫胥 蓋炎帝也].”라고 풀이했는데 赫과 胥의 글자를 따라 풀이한 것으로 문헌적인 근거는 없다. 〈胠篋〉편에도 보이는 전설상의 제왕으로 兪樾의 지적처럼 《列子》에 나오는 華胥氏와 동일한 인물임이 거의 확실하다.
역주14 居不知所爲 行不知所之 : 집에 머물 때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길을 갈 때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름. 居는 집에 머문다는 뜻이고 行은 길을 간다는 뜻.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일에 종사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모두 순박한 삶을 표현한 것이다. 혁서씨의 시대에는 백성들이 自然의 本性이 知와 欲의 放恣에 의해 어지럽혀지지 않고 純朴 그 자체의 생활을 하였다는 뜻.
역주15 含哺而熙 鼓腹而遊 : 먹을 것을 입에 물고 즐거워하고 배를 두드리며 노닐다. 哺는 입속에 머금고 있는 음식물. 餔와 통한다(馬叙倫, 王叔岷). 熙는 嬉와 통하는 글자(王夫之)로 즐긴다는 뜻. 《淮南子》 〈俶眞訓〉편에도 비슷한 내용이 보인다. 삶을 유지하는 데 충분하기만 하면 그로 만족하여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는 소박‧자족한 삶의 태도를 표현하고 있다. 赤塚忠은 《帝王世記》와 《十八史略》에 나오는 요임금시대의 어떤 노인이 땅을 두드리며 노래한 내용을 담은 〈擊壤歌〉도 이 편의 이 내용에서 展開되어 나온 것으로 추정하였다.
역주16 民能以此矣 : 사람들의 능력은 이 정도에 그쳤음. 以는 已와 통용하며 止와 같은 뜻. 《孟子》 〈梁惠王 上〉의 “無以則王乎”의 ‘無以’와 〈梁惠王 下〉의 “無已則有一焉”의 ‘無已’는 같은 뜻으로 이 또한 以와 已를 통용한 예이다.
역주17 屈折禮樂 : 몸을 구부려 예악을 행함. 〈騈拇〉편에 이미 나온 구절. 해설은 〈騈拇〉편 제3장의 역주를 참고할 것. 곧 儀禮나 음악에 따라 몸을 굽히고 꺾는 동작을 강요함을 뜻한다.
역주18 以匡天下之形 : 천하 사람들의 몸가짐을 바로잡으려 함. 匡은 바로잡는다는 뜻. 形은 形體로 사람의 몸뚱이. 여기서는 사람들의 몸가짐, 겉모습[威儀]을 뜻한다.
역주19 縣跂仁義 : 인의의 가르침을 높이 매달아 놓음. 인의의 가르침을 내걸고 사람들로 하여금 숭상하게 하였다는 뜻. 縣은 懸과 같은 글자로 매달다는 뜻이고 跂는 발돋움하다는 뜻으로 羅勉道가 “縣跂仁義는 마치 사물을 매달고 사람들로 하여금 발돋움하여 그것에 미치도록 하는 것과 같이 함[如縣物而使人跂足及之].”이라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역주20 踶跂好知 : 발돋움하여 지혜를 좋아함. 踶跂는 발돋움하다는 뜻으로 억지로 노력한다는 의미이고 好知의 知는 智와 통용한다.
역주21 此亦聖人之過也 : 이 또한 성인의 과실이다. 仁義를 내세우는 유가적 聖人이 바로 莊子的 유토피아 세계의 파괴자라는 뜻이다.

장자(2)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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