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太乙眞人蓮葉圖
韓駒(子蒼)
漢元狩中에 東南守臣이 言 每見有異人이 乘大蓮葉如舟하고 汎水上하여 臥而觀書어늘 邑人聚觀하니 異人不見이요 惟蓮葉及書有焉이니이다 皆古篆文이라 遍問호되 莫能識이러니 唯東方朔識之曰 此天神太乙之秘書也라 太一所見은 其國太平이라하니 遂衍其文하여 以傳於世하니 今五福數學之書也라 太一之星十六이니 其一曰五福이니 卽太一主星也라
太乙眞人蓮葉舟
로脫巾露髮寒颼颼
라輕風爲帆浪爲檝
하니臥看玉字浮中流
라中流蕩漾翠綃舞
하니穩如龍驤萬斛擧
라注+穩如龍驤萬斛擧 : 晉王濬이 爲龍驤將軍하여 造大艦伐吳하니라不是峯頭十丈花
면世間那得葉如許
오注+不是峯頭十丈花 世間那得葉如許 : 韓古意에 太華峯頭玉井蓮이 開花十丈藕如船이라하니라龍眠畵手老入神
하니注+龍眠畵手老入神 : 龍眠은 舒州山名이라 李公麟은 字伯時니 安慶人이라 元祐登第하고 工草書及畵러니 元符中에 歸老此山하고 自號龍眠居士하니라尺素幻出眞天人
이라恍然坐我
하니蒼烟萬頃波粼粼
이라玉堂學士今劉向
이니禁直
注+禁直 : 宮省門閣에 皆有禁이라 漢尙書郞은 主作文章하고 幷夜直宿하여 有當直寓直之名이라 故稱禁直이라岧嶢九天上
이라不須對此融心神
이니會植靑藜夜相訪
이라注+會植靑藜夜相訪 : 劉向이 校書天祿閣할새 夜有老父手植靑藜杖하고 扣閣而進하여 乃吹杖端하니 烟光照見向이라 在暗中하여 讀書曰 我太乙之精이라하니라
太乙眞人의 蓮葉圖에 쓰다
한구(자창)
漢나라 元狩 연간에 동남지방의 守臣이 말하기를 “매양 기이한 사람이 배처럼 생긴 큰 연잎을 타고 물 위에 떠서 누워서 책을 읽는 것을 보았으므로 고을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하니, 異人은 보이지 않고 오직 연잎과 책만 있었습니다.” 하였다. 그 글을 보니 모두 옛 篆書로 된 글이었다. 여러 사람들에게 두루 물었으나 아는 자가 없었는데, 오직 東方朔이 이것을 알고 말하기를 “이는 天神인 太乙의 秘書입니다. 太一이 나타나면 그 나라가 태평합니다.” 하니, 마침내 이 글을 부연하여 세상에 전하였는 바, 지금의 五福 數學의 책이다. 太一의 별은 16개이니 그 중의 하나인 五福星은 곧 太一의 主星이다.
太乙眞人 연잎 배 타고
두건 벗고 맨머리 내놓아 찬 바람에 날린다오.
가벼운 바람은 돛이 되고 물결은 노가 되니
누워서 옥같은 글자 보며 中流에 떠가네.
中流는 물결 일렁여 푸른 천이 춤추는 듯한데
안온하기 龍驤將軍의 큰 배와 같다오.
注+晉나라 왕준이 용양장군이 되어 큰 艦船을 만들어 吳나라를 정벌하였다.太華峯 꼭대기의 열 길 되는 연꽃 아니라면
세간에 어찌 이처럼 큰 잎 얻겠는가.
注+韓文公(韓愈)의 古意詩에 “太華山 봉우리 위에 있는 玉井의 연꽃은 꽃이 피면 열 길이 되고 잎은 배와 같다.” 하였다.龍眠居士의 그림 솜씨 늙을수록 신묘해지니
注+龍眠은 舒州의 산 이름이다. 李公麟은 자가 伯時로 安慶사람이다. 元祐 연간에 과거에 오르고 초서와 그림에 공교하였는데, 元符 연간에 이 산으로 돌아와 노후를 보내고 스스로 용면거사라 호하였다.한 자의 비단에 진짜 天人 그려 내네.
황홀하게 나를 水仙府에 앉히니
푸른 안개 속의 萬頃蒼波엔 물결이 일렁인다오.
玉堂의 學士 지금 劉向이니
높이 九天의 위에서 禁中 지키누나.
注+宮省의 門과 閣에는 모두 금함이 있었다. 漢나라의 尙書郎은 문장을 짓는 것을 주관하고 아울러 밤에 숙직하여 當直과 寓直의 명칭이 있었으므로 禁直이라 칭한 것이다.굳이 이를 대하여 마음과 정신 화할 것 없으니
응당 靑藜杖 짚고 밤이면 서로 찾으리라.
注+劉向이 天祿閣에서 책을 校正할 적에 밤에 老父가 손에 청려장을 짚고 閣을 두드리고 나와서 마침내 지팡이 끝을 부니, 연기빛이 유향에게 비춰졌다. 그는 어둠 속에서 책을 읽으며 말하기를 “나는 太乙의 精이다.” 하였다. 賞析宋나라 胡仔(號 苕溪)의《苕溪漁隱叢話》에 “太乙眞人이 큰 연잎에 누워 손에 책을 잡고 읽으며 蕭然히 物外의 생각을 하고 있는 李伯時의 그림을 보고서 子蒼(韓駒)이 그 위에 시를 쓴 것이다. 語義가 절묘하여 참으로 이 그림을 잘 묘사하였다.”는 기록을 통하여 이 시가 쓰여진 배경을 알 수 있다.
梁大樸〈1544(중종 39)-1592(선조 25)〉의《靑溪集》1권에 太乙眞人의 모습을 읊은 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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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태을진인연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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