苦熱行
王轂
南來鞭火龍
하니焰焰燒天紅
이라日輪當午凝不去
하니萬國如在紅爐中
이라翠乾雲彩滅
하니海底愁波竭
이라何當一夕
發
하여爲我掃除天下熱
고
괴로운 무더위를 읊은 노래
왕곡
祝融이 남쪽에서 와 불의 龍 채찍질하니
불꽃 깃발 활활 하늘에 붉게 타오르네.
해가 중천에 떠 있어 엉겨 붙고 떠나가지 않으니
수많은 나라 붉은 화로 속에 있는 듯하여라.
五嶽의 푸른 초목들 마르고 구름의 채색도 없어지니
陽侯는 바다 밑에서 물이 마름 근심하네.
언제나 하루 저녁에 金風이 불어와
나를 위해 천하의 열기 씻어줄는지.
賞析《唐文粹》13권에 실려 있는 바, 한여름의 찌는 듯한 무더위를 읊은 시이다. 王轂은 《新唐書》에 傳이 보이지 않으나《藝文志》50권의《王轂詩集》3권 주에 “王轂은 字가 虛中으로 乾寧 연간에 進士에 及第하여 郞官으로 致仕했다.” 하였다.
李奎報〈1168(의종 22)-1241(고종 28)〉의《東國李相國集》17권에 무더위의 고충을 읊은 苦熱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으므로 그 일부를 아래에 소개한다.
“혹독한 열기와 화기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네. 온몸에 붉은 반점 솟아 피곤하여 바람부는 난간에 누웠다오. 바람이 불어와도 더워 열기를 부채질하는 듯. 목말라 물 한 잔을 마시니 물도 끓는 물과 같구나.[酷熱與愁火 相煎心腑中 渾身起赤纇 困臥一軒風 風來亦炎然 如扇火爞爞 渴飮一杯水 水亦與湯同]”
權近〈1352(공민왕 1)-1409(태종 9)〉의《陽村集》4권〈苦熱行〉에도 “음양은 숯이 되고 천지는 화로이니 하늘 가득 화기가 공중에 엉겨 있네.[陰陽爲炭天地鑪 漫空火氣凝虛無]”라고 한 내용의 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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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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