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詩
陶潛
秋菊有佳色
하니裛露掇其英
이라汎此
하여遠我遺世情
이라一觴雖獨進
이나盃盡壺自傾
이라日入群動息
하니歸鳥趨林鳴
이라嘯傲東軒下
하니聊復得此生
이라注+ 嘯傲東軒下 聊復得此生 : 以無事自適으로 爲得此生이면 則見役於物者 非失此生耶아
잡시
도잠
가을 국화 아름다운 빛이 있으니
이슬 머금은 꽃 따노라.
이것을 시름 잊게 하는 물건에 띄워
나의 세상 버린 情 멀리하네.
한 잔 술 비록 홀로 들지만
잔이 다하면 술병 스스로 기울인다오.
해 지자 모든 움직임 쉬니
돌아오는 새들 숲속으로 울며 날아오네.
東軒 아래에서 휘파람불며 노니
애오라지 이 삶을 얻었노라.
注+일없이 스스로 즐거워하는 것을 이 삶을 얻은 것이라고 여긴다면 물건에 사역당하는 자는 이 삶을 잃은 것이 아니겠는가. 賞析위의 〈雜詩〉두 수는 《文選》30권에는 본서와 같은 제목으로 실려 있지만 《陶靖節集》3권에는〈飮酒〉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는 바, 〈飮酒〉시 20수 중 제5수와 제7수이다. 이 때문에 이 시는 일반적으로〈飮酒〉시로 본다. 도연명은 自序에서 “내가 한가로이 거처하여 즐거운 일이 없는데 밤도 벌써 길어졌다. 우연히 좋은 술이 있어 밤마다 마셨다.……취하고 나서 몇 구절을 지어 스스로 즐긴다.” 하였으니, 가을밤 술을 마신 뒤에 지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시는 도연명의 수 많은 명편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며, 특히 ‘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의 두 구는 人口에 膾炙되는 名句이다.
任守幹〈1665(현종 6)-1721(경종 1)〉의 《遯窩遺稿》에 이 시에 화답한 시 12首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