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伍擧論臺美而楚殆
[大義]국가가 벌이는 토목공사의 정당한 근거와 정당한 근거를 잃은 것들에 대한 위험성. 대의>
臣聞國君
은以爲美
하고 安民以爲樂
하고 聽德以爲聰
하고 致遠以爲明
이니이다
不聞其以土木之崇高‧
爲美
하며 而以金石匏竹之昌大‧
庶爲樂
하고 不聞其以觀大‧視侈‧淫色以爲明
하며 而以察淸濁爲聰
호이다
先君莊王
이 爲
에 高不過望國氛
하고 大不過容宴豆
하고 木不妨守備
하고 用不煩官府
하고 民不廢時務
하고 官不易朝常
이니이다
問誰宴焉
이면 則宋公‧鄭伯
이요 問誰相禮
면 則
요 問誰贊事
면 則陳侯‧蔡侯‧許男‧頓子
요 其大夫侍之
니이다
今君爲此臺也에 國民罷焉하고 財用盡焉하고 年穀敗焉하고 百官煩焉하니
且夫私欲弘侈
면 則德義鮮少
요 德義不行
이면 則
騷離
하고 而
距違
니이다
天子之貴也
는 唯其以
하고 而以伯子男爲師旅
하며 其有美名也
는 唯其施令德於遠近
하야 而小大安之也
니이다
若斂民利以成其私欲하야 使民蒿焉忘其安樂하고 而有遠心이면 其爲惡也甚矣니
故先王之爲
也
에 榭不過講
하고 臺
는 不過望氛祥
이라
其所不奪穡地하고 其爲不匱財用하고 其事不煩官業하고 其日不廢時務하니이다
瘠磽之地
에 於是乎爲之
하고을 於是乎用之
하고 官寮之暇
에 於是乎臨之
하고 四時之隙
에 於是乎成之
하니이다
211. 오거伍擧가 대臺가 아름다워 초楚나라가 위험해질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다
초영왕楚靈王이 장화대章華臺를 지어 놓고 오거伍擧와 함께 그곳에 올라 말하기를, “대臺가 참 아름답구나!” 하자, 오거가 대답하였다.
“신은 나라의 군주는 천자의 영화로운 표창을 받는 것으로 아름다움을 삼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고 덕 있는 말을 듣는 것으로 귀 밝음을 삼고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것으로 지혜의 밝음을 삼는다고 들었습니다.
토목공사의 높고 큼과 아름다운 단청이나 조각들을 아름다움으로 삼고 종鐘이며 경쇠[경磬]며 생笙이며 관악기管樂器의 성대하고 호화롭고 가짓수가 많은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으며, 큰 건축물을 관람하고 사치스럽게 꾸며진 것을 눈요기하고 성색聲色에 빠져 있는 것으로 지혜의 밝음을 삼고 음악의 고음과 저음을 잘 살피는 것으로 귀 밝음을 삼는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선군先君장왕莊王께서는 포거대匏居臺를 지었는데, 그 높이가 국가의 요사스러운 침기祲氣를 살필 수 있는 데 불과하였고, 크기는 잔칫상의 음식을 차려 놓는 그릇을 벌려 놓을 수 있는 데에 불과하였고, 그곳에 들어가는 목재는 성곽 수비에 쓰이는 목재에 해가 되지 않았고, 재용財用은 정부의 재정에서 지출되지 않았고, 백성들은 농사철의 농사일을 망치지 않았고, 관원들은 조정의 일정한 직무를 흐트러뜨리지 않았습니다.
누가 연회에 참석하였느냐고 묻는다면, 송공宋公과 정백鄭伯이었고, 누가 잔치의 예禮를 안내하였느냐고 묻는다면, 화원華元과 사비駟騑였고, 누가 잔치 일을 도왔느냐고 묻는다면, 진후陳侯와 채후蔡侯와 허남許男과 돈자頓子였고 또 각기 그들의 대부들이 시중하였습니다.
선군先君께서 이렇게 하였던 까닭에 환란을 제거하고 적국을 이겨 내면서도 제후들에게 미움을 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임금님께서는 이 대臺를 지으면서 국가와 백성이 피폐해졌고, 국가의 재용이 모두 고갈되었고, 백성들은 해마다 동원되느라 농사를 실패하였고, 백관百官들은 징발에 시달렸습니다.
온 나라의 백성이 그 일에 매달려 여러 해 만에 완성되었습니다.
제후들과 낙성식을 치르고서 함께 대에 오르기를 원하였으나 모두 거절하고 이른 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일을 겪고 나서야 태재太宰계강啓疆을 시켜서 노魯나라 군주를 초청하면서, 옛날 촉蜀 땅의 전투로 그를 위협하였습니다.
마지못해 이르자 용모가 풍후하고 느긋하고 아름다운 아직 스무 살도 채 안 된 소년들을 시켜 잔치를 돕게 하고, 수염이 길게 아름다운 사람을 시켜서 잔치의 예절을 안내하게 하였습니다.
신은 그러한 것들이 아름다운 일인 줄 알지 못하겠습니다.
저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관원의 고위직과 하위직, 또 지방과 중앙, 크고 작은 나라들과, 멀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해가 없어야 합니다.
만일 눈으로 보기에는 아름다우나 나라의 재용에서 취하여 쓰게 되면 국가의 재정이 고갈됩니다.
이는 백성에게 이익 되는 것들을 긁어모아서 스스로를 살찌우고 백성들을 궁핍하게 하는 것입니다.
대저 백성의 임금이 된 자는 응당 백성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백성이 진실로 궁핍하여지면 임금이 어떻게 홀로 부유할 수 있겠습니까?
또 사사로운 욕심이 너무 크면 덕德과 의리義理를 생각하는 마음이 적어지고, 덕과 의리가 나라에 행해지지 아니하면 국내國內에 있는 사람들은 걱정하다 마음이 떠나고, 국외國外에 있는 나라들은 거절하고 어기려 듭니다.
천자가 귀한 것은 공公과 후侯가 각기 관아들의 우두머리로 있고, 또 백伯‧자子‧남男의 제후가 군대를 책임지고 거느리고 있어서이며, 그 천자에게 아름다운 명성이 있는 것은 오직 그 훌륭한 덕을 멀고 가까운 데에 베풀어서 크고 작은 나라들이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백성에게 이익 되는 것을 긁어모아 사욕을 채움으로써 백성들로 하여금 재정이 고갈되어 안락을 잃고, 멀리 떠나고자 하는 마음을 두게 한다면, 그 해악됨은 매우 심한 것이 될 것입니다.
어찌 눈으로 관광을 즐기는 것을 취할 일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선왕들이 대臺나 사榭를 지을 적에는 사榭는 군대가 강무講武할 정도의 크기를 넘지 아니하였고, 대臺는 국가의 요기妖氣나 상서로운 기운을 살피는 데에 넘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사榭는 국왕 휘하의 군사들이 수용될 수 있는 정도를 헤아려서 만들었고, 대臺는 군대를 내려다 볼 수 있고 멀리 관찰할 수 있는 정도의 높이를 헤아려서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세우는 곳은 농사짓는 땅을 빼앗지 아니하였고, 지으면서는 국가의 재용을 고갈시키지 아니하였고,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관원들의 일상 업무를 번거롭게 하지 아니하였고, 농사철의 농사일에 방해되지 않게 하였습니다.
또한 메마른 땅에 그 터를 마련하였고, 성을 수비하는 데 쓰고 남은 나무를 사용하였고, 관료들의 여가를 이용하여 감독하게 하였고, 사계절의 틈나는 시간에 경영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주시周詩〉에, ‘영대靈臺를 설계하여 터 잡아 시작하네!
땅을 재고 일을 진행하니, 백성들이 나서 주어 하루도 다 되지 않아 낙성되었도다.
일을 서두르지 말라 하였건만 어버이 일에 나선 듯 백성들 몰려드네!
왕께서 영대靈臺에 계시니 암사슴이 새끼를 품고 있도다.’라고 하였습니다.
저 대臺와 사榭를 짓는 것은 장차 백성들을 이롭게 하자는 것에서 입니다.
그 백성들의 재정을 고갈시킨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만약 임금께서 이 대臺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옳은 일이라 생각하신다면 초나라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