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隕公辛與弟懷或禮于君或禮于父
[大義]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 한 신하와 자기를 살게 해 준 신하를 모두 용납한 군주의 너그러운 성품을 말함. 대의>
吾先人以善事君
하야 成名於諸侯
하야 自
以來
로 未之失也
하니
君有二臣하야 或可賞也하며 或可戮也어늘 君王均之하시니 羣臣懼矣로이다
220. 운공隕公신辛과 아우 회懷가 혹자는 임금에게, 혹자는 아버지에게 예를 다하다
오吳나라 군대가 초楚나라를 침공하여 수도首都영郢으로 들어왔을 적에 초소왕楚昭王이 운성鄖城으로 달아났었다.
운공鄖公의 아우 회懷가 소왕昭王을 시해하려고 하자, 운공鄖公신辛이 이를 말렸다.
회懷가 말하기를, “평왕平王이 우리의 아버지를 죽였으니, 소왕昭王이 국도國都 안에 있을 때는 군주君主이고 국도國都 밖에 있을 적에는 원수입니다.
원수를 만나고서 죽이지 않으면 사람의 도리가 아닙니다.” 하였다.
“임금을 섬기는 자는 국도國都 밖에 있거나 국도國都 안에 있는 데 따라 행동을 다르게 하지 않으며 흥성興盛하거나 쇠미衰微한 처지에 따라 다른 거동을 하지 않는다.
만일 임금으로 받들어 섬겼으면 높은 임금과 낮은 신하의 지위는 한결같다.
또 자기의 지위와 상대방의 지위가 동등 이하인 사람의 경우는 원수를 삼을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원수를 따지지 않는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죽이는 것을 시弑라 하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죽이는 것을 죄罪를 징벌懲罰한다고 하는 것인데, 더구나 군주君主의 경우이겠느냐.
임금이 신하의 죄를 징벌한 것을 가지고 어떻게 원수라고 하겠는가?
만일 신하들이 모두 임금을 원수로 삼는다면 어떻게 상하上下의 질서가 있겠느냐.
우리의 선조先祖들이 임금 섬기기를 잘하여 제후들 사이에서 훌륭한 명성을 이루어 투백비鬪伯比 이래로 그 명성을 잃은 적이 없었다.
지금 네가 군주君主를 시해한 일로 이 명성을 해치는 것은 옳지 않다.”
회懷가 따르지 않고 말하기를, “나는 우리 아버지를 생각할 뿐이지, 다른 일은 고려할 수가 없습니다.” 하였다.
그러자 운공鄖公은 소왕昭王을 모시고 수隨나라로 달아났다.
소왕昭王이 국도國都로 돌아와 상賞을 내릴 적에 운공鄖公과 회懷에게까지 이르자 자서子西가 간諫하였다.
“임금에게 두 신하가 있어서 한 사람은 상賞을 줄 만하고 한 사람은 죽음을 내릴 만한데 임금께서 동등하게 대하려 하시니, 군신群臣들은 앞으로 상벌賞罰이 공정하지 못하게 시행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임금에 대한 예禮를 다했고, 한 사람은 아버지에 대한 예禮를 다했으니, 동등하게 대하는 것이 또한 옳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