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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語(2)

국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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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句踐滅吳夫差自殺
[大義]越王 句踐이 吳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조건들을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과정과, 치밀한 전투 전략을 세워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뒤 오나라의 화친 요구를 거절하고 오나라를 완전히 멸망시켜, 전일의 치욕을 씻는 전 과정을 서술함.
吳王夫差還自黃池하야 息民不戒어늘 越大夫種乃謀曰
吾謂吳王 將遂涉吾地러니 今罷師而不戒以忘我하니 我不可以怠니이다
이러니 今吳民旣罷하고 而大荒荐饑하야 市無赤米하고空虛하니 其民必移就蒲蠃於東海之濱하리이다
天占旣兆하고又見하니 我蔑卜筮矣니이다
王若今起師以會 奪之利 無使하소서
夫吳之邊鄙遠者 罷而未至 吳王將恥不戰하야 必不須至之會也하고 而以 與我戰하리니
若事而從我 我遂踐其地 其至者 亦將不能之會也已리니 吾用臨之니이다
吳王若慍而又戰이면 幸遂可出이오 若不戰而結成이면 王安厚取名而去之니이다
越王曰 善哉로다 乃大戒師하야 將伐吳하다
使於越한대
越王句踐問焉하야
曰 吳國爲不道하야 求殘我社稷宗廟하야 以爲平原하야 弗使血食이어늘
吾欲與之徼天之衷하야 唯是車馬兵甲卒伍 旣具로대 無以行之하니 請問戰奚以而可
包胥辭曰
不知로소이다
王固問焉한대 乃對曰
夫吳 良國也
能博取於諸侯어니와 敢問君王之所以與之戰者하노이다
王曰
在孤之側者 觴酒豆肉簞食 未嘗敢不分也하고 飮食不致味하며 聽樂不盡聲하야 求以報吳하니 願以此戰하노라
包胥曰
善則善矣 未可以戰也니이다
王曰
越國之中 疾者吾問之하고 死者吾葬之하며 老其老하고 慈其幼하며 長其孤하고 問其病하야 求以報吳하니 願以此戰하노라
包胥曰
善則善矣 未可以戰也니이다
王曰
越國之中 吾寬民以子之하고 忠惠以善之하며 吾修令寬刑하야 施民所欲하고 去民所惡하며 稱其善하고 掩其惡하야 求以報吳하니 願以此戰하노라
包胥曰
善則善矣 未可以戰也니이다
王曰
越國之中 富者吾安之하고 貧者吾하야 救其不足하고 裁其有餘하야 使貧富皆利之하야 求以報吳하니 願以此戰하노라
包胥曰
善則善矣 未可以戰也니이다
王曰
春秋 皮幣玉帛子女以賓服焉하야 未嘗敢絶하야 求以報吳하니 願以此戰하노라
包胥曰
善哉
蔑以加焉이나
然猶未可以戰也니이다
夫戰 知爲始 仁次之 勇次之
不知 則不知民之極하야 無以銓度天下之衆寡 不仁이면 則不能與三軍共饑勞之殃이요 不勇이면 則不能斷疑以發大計니이다
越王曰
越王句踐 乃召하야
曰 吳爲不道하야 求殘吾社稷宗廟하야 以爲平原하야 不使이라
吾欲與之徼天之衷하야 唯是車馬兵甲卒伍 旣具호대 無以行之어늘 吾問於王孫包胥러니 旣命孤矣
句踐願諸大夫言之하노니
皆以情告하고 無阿孤하라
孤將以擧大事호리라
大夫 乃進對曰
審賞則可以戰乎인저
王曰
이로다
大夫苦成 進對曰
審罰則可以戰乎인저
王曰
이로다
大夫種 進對曰
審物則可以戰乎인저
王曰
이로다
大夫蠡 進對曰
審備則可以戰乎인저
王曰
로다
大夫臯如 進對曰
審聲則可以戰乎인저
王曰
可矣로다
王乃命有司하야 大令於國曰 苟戎者 皆造於國門之外하라하고
王乃於國曰
國人欲告者來告호대 告孤不審이면 將爲戮不利하리라
及五日必審之 過五日이면 道將不行하리라
王乃入命夫人할새 王背屛而立하고 夫人向屛하다
王曰
自今日以後 內政無出하고 外政無入하라
內有辱 是子也 外有辱 是我也
吾見子於此止矣리라
王遂出하니 夫人送王호대 不出屛하고하야 塡之以土하고하야 不埽하다
王背檐而立하고 大夫向檐하다
王命大夫曰
食土不均하고之不修하야 內有辱於國 是子也 軍士不死하야 外有辱 是我也
自今日以後 內政無出하고 外政無入하라
吾見子於此止矣리라
王遂出하니 大夫送王호대 不出檐하고 乃闔左闔하야 塡之以土하고 側席而坐하야 不埽하다
王乃之하야 鼓而行之하야 至於軍하야 斬有罪者以徇하고
曰 莫如此以하라
明日徙舍하야 斬有罪者以徇하고
曰 莫如此不從其伍之令하라
明日徙舍하야 斬有罪者以徇하고
曰 莫如此不用王命하라
明日徙舍하야 至於禦兒하야 斬有罪者以徇하고
曰 莫如此淫逸하야 不可禁也하라하다
王乃命有司하야 大徇於軍하야 曰 有父母耆老而無昆弟者어든 以告하라 王親命之하야
曰 我有大事 子有父母耆老하니 而子爲我死 子之父母 將轉於溝壑이오
子爲我禮已重矣 子歸하야 沒而父母之世하라
後若有事 吾與子圖之호리라
明日徇於軍하야 曰 有兄弟四五人 皆在此者어든 以告하라 王親命之하야
曰 我有大事 子有昆弟四五人 皆在此하니
事若不捷이면 則是盡也 擇子之所欲歸者一人하라
明日徇於軍하야 曰 有眩瞀之疾者하라 王親命之하야
曰 我有大事 子有眩瞀之疾하니 其歸若已하라
後若有事 吾與子圖之호리라
明日徇於軍하야
曰 筋力不足以勝甲兵하고 志行不足以聽命者 歸莫告하라
明日遷軍接龢어늘 斬有罪者以徇하고
曰 莫如此志行不果하라
於是 人有致死之心이러라
王乃命有司하야 大徇於軍하야
曰 謂二三子歸而不歸하고 處而不處하며 進而不進하고 退而不退하며 左而하고 右而不右하면 身斬하고 妻子鬻호리라
於是吳王起師하야 軍於하고 越王軍於江南하다
越王 乃中分其師하야 以爲左右軍하고 以其六千人으로 爲中軍하다
明日將舟戰於江이러니 及昏하야 乃令左軍泝江五里以須하고 亦令右軍銜枚踰江五里以須하다
夜中 乃令左軍右軍하야 涉江鳴鼓中水以須하니
吳師聞之하고 大駭하야 曰 越人分爲二師하야 將以夾攻我師라하야 乃不待旦하고中分其師하야 將以禦越하다
越王乃令其中軍하야 銜枚潛涉하야 不鼓不譟以襲攻之하니 吳師大北하다
越之左軍右軍 乃遂涉而從之하야 又大敗之於沒하고 又郊敗之하니三北어늘 乃至於吳하고 越師遂入吳國하야 圍王하다
吳王懼하야 使人行成하야
昔不穀於越君이러니 君告孤請成하야 男女服從이라
孤無奈越之先君何리오 畏天之不祥하야 不敢絶祀하고 許君成하야 以至于今이로다
今孤不道하야 得罪於君王일새 君王以親辱於弊邑하시니 孤敢請成하야 男女服爲臣御하노라
越王曰
昔天以越賜吳어늘 而吳不受러니
今天以吳賜越하시니 孤敢不聽天之命하고 而聽君之令乎 乃不許成하다
因使人告於吳王曰
天以吳賜越하시니 孤不敢不受 以民生之不長이니 王其無死하라
民生於地上 寓也 其與幾何리오
寡人其達王於하고 夫婦三百으로 唯王所安하야 以沒王年호리라
夫差辭曰
天旣降禍於吳國호대 不在前後하고 當孤之身하야 實失宗廟社稷이라
凡吳土地人民 越旣有之矣 孤何以視於天下리오
夫差將死 使人說於子胥曰
使死者無知인댄 則已矣어니와 若其有知인댄 吾何面目以見員也리오하고 遂自殺하다
越滅吳하고하니 宋鄭魯衛陳蔡執玉之君 皆入朝하다
夫唯能下其羣臣하야 以集其謀故也러라


233. 구천句踐나라를 멸망시키니 부차夫差가 자살하다
오왕吳王부차夫差황지黃池로부터 되돌아와서 백성을 쉬게 하고 전쟁 대비를 하지 않았는데, 나라 대부大夫문종文種이 선도하여 계책을 말하였다.
“저는 오왕吳王부차夫差가 귀국한 뒤에는 장차 우리나라를 공략해 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군대를 해산하고 전쟁 대비를 하지 않으면서 우리를 잊고 있으니, 우리는 태만하게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전일 제가 일찍이 하늘에 점을 쳐 물어 보았었는데, 지금 나라 백성은 이미 지쳤고 큰 흉년이 거듭 들어 시장에는 붉게 변색한 쌀조차도 없고 여러 창고란 창고는 비었으니, 그 나라의 백성들은 반드시 동해 가로 옮겨서 해초나 조개를 잡아먹고 있을 것입니다.
하늘에 점친 조짐이 이미 나타났고 백성의 원망하는 일도 나타났으니, 우리는 다시 점칠 일이 없습니다.
군왕君王께서 만일 지금 군사를 출동하여 나라와 회전會戰하시면 유리한 기회를 빼앗을 수 있을 것이니, 오왕吳王부차夫差에게 뉘우칠 기회를 주지 마십시오.
나라 변경 지방의 먼 곳에 있는 군대는 해산해 돌아가서 오지 못할 것이고, 오왕吳王은 전쟁에 응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반드시 먼 변경의 군대가 와서 집결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국도國都에 있는 군대를 가지고 우리와 전쟁을 할 것입니다.
만일 일이 다행스럽게 전개되어 우리의 뜻을 따라 전쟁을 하게 되면 우리는 마침내 나라를 공격해 들어가 그 땅을 밟게 될 것이고, 나라의 먼 변경에서 온 군사도 미처 회전會戰하지는 못할 것이니, 우리는 어아禦兒의 군사를 이용하여 나라 변경에서 오는 군사를 맞서서 막아야 합니다.
오왕吳王이 만일 성을 내어 다시 우리 군대와 싸운다면 행여 마침내 나라에서 나가 달아나게 할 수 있을 것이고, 만일 전쟁을 하지 않고 화친和親을 맺게 된다면 군왕君王께서는 편안히 많은 이익과 명성名聲을 얻고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월왕越王구천句踐이 “좋다.” 하고는 이내 대규모로 군대를 정돈하여 나라를 정벌하기로 하였다.
나라의 신포서申包胥나라에 사신으로 왔다.
월왕越王구천句踐이 물었다.
나라가 무도無道한 짓을 하여 우리나라의 사직社稷종묘宗廟를 파괴하고 평지를 만들어 선조先祖의 제사를 받들지 못하게 하고 있소.
나는 나라와 전쟁을 통하여 하늘의 공정한 을 어느 편에 줄 것인지를 구해 보려고 거마車馬와 병장기와 갑옷과 군사를 이미 다 준비하였으나, 수행할 방도를 모르겠으니,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이오?”
신포서申包胥가 사양하며 말하였다.
“알지 못합니다.”
월왕越王이 굳이 묻자, 마침내 대답하였다.
“저 나라는 훌륭하고 강성한 나라입니다.
제후諸侯의 추대를 받아 그들에게서 많은 공부貢賦를 취하였으나, 감히 군왕君王께서는 어떤 조건을 갖추고 그들과 싸우려 하시는지 묻겠습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 잔의 술과 한 소반의 고기와 한 바구니의 밥을 일찍이 나누어 먹지 않은 적이 없었고, 나는 음식을 먹을 적에 아주 좋은 음식을 먹지 않았고, 음악을 들을 적에 지극히 아름다운 소리를 다 듣지 않아 이런 태도로 나라에 보복하기를 구하니, 이것으로 싸우기를 원합니다.”
신포서申包胥가 말하였다.
“좋기는 좋습니다만 이런 조건을 가지고는 전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나라 안에 병든 사람이 있으면 내가 위문하였고, 죽은 사람이 있으면 내가 장례를 치러 주었으며, 노인은 존경하고 어린아이는 사랑하였으며, 고아를 길러 성장시켰고, 백성의 질고疾苦를 물어서 이런 태도로 나라에 보복하기를 구하니, 이것으로 싸우기를 원합니다.”
신포서申包胥가 말하였다.
“좋기는 좋습니다만 이런 조건을 가지고는 전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나라 안에서 나는 백성을 너그럽게 대하여 마치 나의 자식처럼 여겼고, 충심과 은혜로 가르쳐 을 따르도록 인도하였으며, 나는 법령을 수정하고 형벌을 너그럽게 하여 백성이 원하는 정령政令을 시행하였고, 백성이 싫어하는 정령政令은 제거하였으며, 그들의 선행善行은 칭찬하고, 그들의 나쁜 행위는 덮어 주어서 이런 태도로 나라에 보복하기를 구하니, 이것으로 싸우기를 원합니다.”
신포서申包胥가 말하였다.
“좋기는 좋습니다만 이런 조건을 가지고는 전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나라 안에서 부자를 나는 편안히 부유한 생활을 누리게 하였고, 가난한 사람을 나는 도움을 주어 부족한 생활을 구제하였으며, 여유 있는 재물은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조절하여 가난한 자와 부자를 모두 이롭게 하여 나라에 보복하기를 구하니, 이것으로 싸우기를 원합니다.”
신포서申包胥가 말하였다.
“좋기는 좋습니다만 이런 조건으로는 전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나라는 남쪽에 나라가 있고 서쪽에 나라가 있으며 북쪽에 나라가 있습니다.
1년 사계절에 우리는 피폐皮幣옥백玉帛자녀子女를 바치면서 신복臣服하여 일찍이 이런 관계를 끊지 아니하여 나라에 보복하기를 구하니 이것으로 싸우기를 원합니다.”
신포서申包胥가 말하였다.
“좋습니다.
다시 더할 조건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나라와 전쟁을 할 수는 없습니다.
전쟁은 지모智謀가 가장 우선이고 인의仁義가 다음이고 용감함이 또 다음입니다.
지혜롭지 못하면 민심民心의 향배를 알지 못하여 천하 각국各國의 역량이 강하고 약함을 헤아려 알지 못하고, 인의仁義롭지 못하면 삼군三軍과 더불어 굶주림과 힘든 고난을 함께 나누어 애쓰지 못하고, 용감하지 못하면 의심스러운 문제를 결단하여 중대한 계책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좋다.”
월왕越王구천句踐이 마침내 다섯 대부大夫를 불러들여 말하였다.
나라가 무도無道한 짓을 하여 우리의 사직社稷종묘宗廟를 파괴시키고 평지를 만들어 선조先祖의 제사를 받들지 못하게 하고 있다.
나는 나라와 전쟁을 통하여 하늘이 공정한 을 어느 편에 줄 것인지를 구해 보려고 거마車馬와 병장기와 군사를 모두 이미 다 준비하였으나, 수행할 방도를 모르겠기에 내가 왕손王孫포서包胥에게 나라를 정벌하는 데 필요한 요건을 물었더니, 그가 이미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감히 여러 대부大夫들에게 묻겠는데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구천句踐은 여러 대부大夫들이 각자의 의견을 말해 주기 바란다.
모두 자신의 진정을 말하고 나에게 아부하는 말은 하지 말라.
나는 장차 나라와 큰 전쟁을 일으킬 것이다.”
대부大夫설용舌庸이 곧 앞으로 나서서 대답하였다.
을 주는 일을 자세히 살펴서 행하면 싸워서 이길 것입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통달한 좋은 방법이다.”
대부大夫고성苦成이 나서서 대답하였다.
을 주는 일을 자세히 살펴서 행하면 싸워서 이길 것입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군사를 용맹하게 하는 방법이다.”
대부大夫문종文種이 나서서 대답하였다.
“깃발과 표지標識 등의 군물軍物을 자세히 살펴서 제정하면 싸워서 이길 것입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군사들이 피아彼我를 잘 분별하는 방법이다.”
대부大夫범려范蠡가 나서서 대답하였다.
수비守備할 계책을 자세히 살펴서 마련하면 싸워서 이길 수 있습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교묘하여 전혀 실패하지 않을 방법이다.”
대부大夫고여臯如가 나서서 대답하였다.
“지휘하는 징과 북소리를 자세히 살펴서 쓰면 싸워서 이길 것입니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군사들이 의혹되지 않고 잘 싸울 수 있겠다.”
월왕越王구천句踐이 마침내 담당관에게 명하여 온 나라에 크게 명령을 반포하게 하여, “진실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자는 모두 성문 밖에 나와 집합하도록 하라.”고 하였다.
월왕越王이 곧 성문 밖에 나가 국민들에게 명령하였다.
“국민 중에 좋은 계책이 있어서 나에게 말해 줄 것이 있는 사람은 와서 말하되, 나에게 말한 내용이 거짓이고 진실하지 않으면 장차 죽음을 당하는 불리함을 받게 될 것이다.
5일 내에 반드시 신중히 고려하여 계책을 말해야 되니 5일이 지나면 너희들이 건의한 말은 시행되지 못할 것이다.”
월왕越王구천句踐이 곧 내궁內宮에 들어가 부인夫人에게 명령하였는데, 월왕越王은 병풍을 등지고 서고 부인夫人은 병풍을 향하여 섰다.
월왕越王이 말하였다.
“오늘 이후로 궁중 안의 일은 반드시 궁문宮門 밖으로 나가게 하지 말고, 궁중 밖 조정朝廷정사政事는 반드시 궁문宮門 안으로 들이지 말아야 하오.
궁중宮中 내부의 일에 잘못이 있는 것은 그대의 책임이고, 궁문宮門 밖 외부의 일에 잘못이 있는 것은 나의 책임이오.
내가 그대를 만나는 일이 이 시점에서 그칠 것이오.”
월왕越王이 이내 궁문宮門을 나가니 부인夫人을 전송하되, 병풍 밖에까지 나가지 않고, 왼쪽 문을 닫아 흙을 발라 봉하고는, 비녀 등의 수식首飾을 제거하고 따로 떨어진 자리에 홀로 앉아 청소를 하지 않았다.
월왕越王은 처마를 등지고 서고 대부大夫는 처마를 향하여 섰다.
월왕越王대부大夫들에게 명하였다.
“식량을 생산하는 토지의 분배가 고르지 않고 토지가 잘 개간되지 않아 국가의 내정內政에 잘못이 있는 것은 그대들의 책임이고, 군사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아 정벌하는 외정外政에 실패가 있는 것은 나의 책임이다.
오늘 이후로 국내의 정사政事는 밖으로 나가게 하지 말고, 대외적인 군정軍政조정朝廷 안으로 들이지 않아야 한다.
내가 그대들을 만나는 일이 이 시점에서 그칠 것이다.”
월왕越王이 곧 조당朝堂을 나가니 대부大夫들이 을 전송하되, 처마를 벗어나지 않고, 왼쪽 문을 닫아 흙을 발라 봉하고는, 따로 떨어진 자리에 홀로 앉아 청소를 하지 않았다.
월왕越王이 이내 교외郊外단상壇上에 나아가 북을 치면서 행군하여 군영軍營에 이르러 죄를 지은 사람을 참수斬首하여 조리돌리고 말하였다.
이 사람들처럼 벽옥碧玉 따위의 진보珍寶로 서로 뇌물을 주고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튿날 군영軍營을 옮겨 죄를 지은 사람을 참수斬首하여 조리돌리고 말하였다.
“이 사람들처럼 대오隊伍군령軍令을 따르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튿날 군영軍營을 옮겨 죄를 지은 사람을 참수斬首하여 조리돌리고 말하였다.
“이 사람들처럼 군왕君王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튿날 군영軍營을 옮겨 어아禦兒에 이르러 죄를 지은 사람을 참수斬首하여 조리돌리고 말하였다.
“이 사람들처럼 방종하고 태만하여 금지하지 못함이 없도록 하라.”
월왕越王이 곧 담당관에게 명하여 전군全軍에 대대적으로 명령을 전달하기를 “집에 부모는 늙고 봉양할 형제가 없는 자가 있거든 말하라.” 하고는 월왕越王이 그들에게 직접 명령하였다.
“내가 나라를 토벌하는 큰일을 앞에 두고 있으나, 자네들은 늙은 부모가 있으니, 자네가 나를 위해 죽으면 자네들의 부모는 돌보는 사람이 없어 장차 산골짜기에 시체로 나뒹굴 것이다.
자네들은 나를 위해 충성한 가 이미 매우 중대하였으니, 자네들은 돌아가서 자네들의 부모를 죽을 때까지 봉양하도록 하라.
후일 만일 나라에 전쟁이 있게 되면 나는 자네들과 함께 도모하겠다.”
이튿날 군중에 명령을 전달하기를 “한 집안의 형제 중 넷이나 다섯 사람이 모두 여기 와서 참전한 자는 말하라.” 하고는 월왕越王이 직접 명령하였다.
“내가 나라를 토벌하는 큰일을 앞에 두고 있으나, 자네들의 형제 중 넷이나 다섯 사람이 모두 여기 와서 참전하고 있다.
만일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모두 죽게 될 것이니, 자네들 가운데 돌아가기를 원하는 한 사람을 골라 돌려보내라.”
이튿날 군중에 명령을 전달하기를 “눈이 침침하여 잘 보지 못하는 사람은 말하라.” 하고는 직접 명령하였다.
“내가 나라를 토벌하는 큰일을 앞에 두고 있으나, 눈이 침침하여 잘 보지 못하는 병이 있으면 너희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후일 만일 나라에 전쟁이 있게 되면 나는 자네들과 함께 도모하겠다.”
이튿날 군중에 명령을 전달하였다.
“근력이 부족하여 병장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의지와 행동이 명령을 따를 수 없는 사람은 보고하지 말고 돌아가라.”
이튿날 전군全軍이 이동하는데 상하가 모두 화기애애하게 어울리자, 죄 있는 사람을 참수斬首하여 조리돌리며 말하였다.
“이 사람들처럼 의지와 행동에 과감함이 없게 하지 말라.”
이같이 하여 전군全軍의 군사들이 목숨을 바쳐 싸울 마음을 갖게 되었다.
월왕越王이 곧 담당관에게 명하여 군중에 대대적으로 명령을 전달하였다.
“너희들에게 돌아가라고 일렀는데도 돌아가지 않고, 남아 있으라고 했는데도 남아 있지 않으며, 전진하라 하는데도 전진하지 않고, 후퇴하라 하는데도 후퇴하지 않으며, 왼쪽으로 향해 가라 하는데도 왼쪽으로 향해 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향해 가라 하는데도 오른쪽으로 향해 가지 않는 사람은 자신은 참수斬首하고 처자妻子는 팔아서 노예로 삼겠다.”
이때 오왕吳王부차夫差가 군대를 출동하여 송강松江의 북쪽 언덕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월왕越王구천句踐송강松江의 남쪽 언덕에 군대를 주둔시켰다.
월왕越王이 곧 군대를 두 부대로 나누어 좌군左軍우군右軍을 만들고, 목숨을 바칠 것을 각오한 친병親兵 6천 명을 편성하여 중군中軍을 만들었다.
이튿날 송강松江에서 수전水戰을 하게 되어 있었는데, 전날 석양 무렵이 되자 좌군左軍에게 명령하여 모든 군사는 하무를 물고 송강松江을 5리쯤 거슬러 올라가서 명령을 기다리게 하고, 또 우군右軍에게 명령하여 모든 군사는 하무를 물고 송강松江을 5리쯤 내려가서 명령을 기다리게 하였다.
밤중이 되자 좌군左軍우군右軍에게 명령하여 북을 치면서 송강松江을 건너 중류中流에서 명령을 기다리게 하였다.
나라 군대는 진동하는 북소리를 듣고 크게 놀라, “나라 사람들이 군대를 두 길로 나누어 우리 군대를 협공하려고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마침내 새벽이 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나라 역시 군대를 두 부대로 나누어 나라 군대를 막으려고 준비하였다.
월왕越王구천句踐이 즉시 죽음을 각오한 중군中軍에게 명령하여 하무를 물고 송강松江을 몰래 건너서 북도 치지 말고 떠들지도 않으면서 기습 공격하게 하니 나라 군대가 크게 패배하였다.
나라의 좌군左軍우군右軍이 즉시 송강松江을 건너 추격하여 에서 또 크게 패배시키고, 교외郊外에서 또 패배시키니, 나라 군대가 세 번 싸워 세 번 패배하자 마침내 나라 군대가 나라에 들어가게 되었고 곧장 나라의 국도國都진입進入하여 왕궁王宮을 포위하였다.
오왕吳王부차夫差가 두려워하여 사람을 시켜 나라에 화친하기를 청하면서 말하였다.
“지난날 내가 먼저 나라 군주君主에게 귀순하여 다스림을 받겠다고 했었는데, 군주君主께서 나에게 화친하기를 요청하면서 궁중의 아들과 딸을 우리나라에 보내어 나에게 복역服役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라 선군先君과의 우호 관계 때문에 어찌할 수가 없었고, 하늘이 나의 행위를 좋게 여기지 않을까 두려워 감히 나라의 종묘宗廟 제사를 단절시키지 못하고, 군주君主의 화친하자는 요청을 허락하여 오늘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무도無道하여 군왕君王에게 죄를 얻었기 때문에 군왕君王께서 존귀하신 몸을 굽혀 친히 저의 나라에까지 오셨으니, 제가 감히 화친하여 우리 궁중의 아들과 딸을 군왕君王신복臣僕으로 부리기를 요청합니다.”
월왕越王구천句踐이 말하였다.
“지난날 하늘이 나라를 나라에 주었으나 나라는 받지 않았습니다.
지금 하늘이 나라를 나라에 주셨으니, 내가 감히 하늘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군주君主의 명령을 따르겠습니까?” 하고는 이내 나라에서 요청한 화친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사신을 보내어 오왕吳王부차夫差에게 말하였다.
“하늘이 나라를 나라에 주었으니 나는 감히 받지 않을 수 없으나, 사람이 세상에 사는 날은 길지 않으니, 군왕君王은 가볍게 죽지 마시오!
사람이 땅 위에 사는 것은 잠시 얹혀 사는 것이니, 그 시일時日이 얼마나 되겠소?
내가 군왕君王용구동甬句東에 보내고 부부夫婦 3백 쌍으로 모셔서 오직 군왕君王이 편안히 생활하게 하여 군왕君王천명天命을 다하고 을 마치도록 하겠소.”
부차夫差가 거절하여 말하였다.
“하늘이 나라에 재앙을 내린 일이 나의 앞이거나 뒤에 있지 않고 바로 내 몸에 당하여 확실히 종묘사직宗廟社稷을 잃게 되었소.
나라의 모든 토지와 백성을 나라가 이미 차지했는데, 내가 무슨 면목面目으로 천하 사람들을 보겠소!”
부차夫差가 죽으려 할 적에 사람을 시켜서 오자서伍子胥에게 말을 고하게 하기를,
“가령 죽은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른다면 그만이지만 만일 아는 것이 있다면 내가 무슨 면목面目으로 가서 오원伍員을 보겠는가!” 하고는 마침내 자살하였다.
나라는 나라를 멸망시키고, 북쪽으로 올라가 중원中原제후국諸侯國을 정벌하니, 나라의 규벽珪璧을 잡은 군주君主들이 모두 나라에 입조入朝하였다.
이는 구천句踐이 그의 신하臣下들에게 몸을 낮추고 겸손하여 그들의 지모智謀를 모았기 때문에 이룬 것이다.


역주
역주1 : 四部備要本에는 ‘唱’으로 되어 있는데 통용한다.
역주2 : 四部備要本에는 ‘也’자가 없다.
역주3 日臣嘗卜於天 : 지난날에 하늘의 뜻을 점쳐 봄. 앞의 ‘越王句踐命諸稽郢行成於吳’章에서 大夫 文種이 말한 “우리는 이번 일을 하늘에 점을 쳐서 물어볼 수 있으니 하늘이 만일 오나라를 버린다면 반드시 우리와 화친하는 일을 허락할 것이고……이미 그의 백성들을 피폐시켰고 하늘이 재앙을 내려 그들의 식량을 탈취해 가면 우리나라는 오나라의 불탄 잿더미를 수습할 수 있으니[吾以卜之於天 天若棄吳 必許吾成……旣罷弊其民 而天奪之食 安受其燼]”를 이른다.
역주4 囷鹿 : 糧穀을 저장하는 창고. 圓形으로 된 창고를 囷, 方形으로 된 창고를 鹿이라 한다.
역주5 人事 : 吳나라 백성들의 생활이 궁핍하여 원한이 일어나는 상황을 이른 말.
역주6 失[夫] : 四部備要本에 의거하여 고쳤다.
역주7 中國之師 : 吳나라 國都 안에 주둔하는 군사.
역주8 : 四部備要本에는 ‘奔’으로 되어 있는데 ‘幸’이 옳다. 아래 ‘幸遂可出’의 ‘幸’도 같다.
역주9 禦兒 : 춘추전국시대 越나라의 북쪽 변경 지역에 있었던 땅 이름. 지금의 浙江省 嘉興市 일대 지역으로, 語兒로도 쓴다.
역주10 申包胥 : 楚나라의 大夫. 곧 王孫 包胥.
역주11 : 四部備要本에는 ‘與’로 되어 있는데 통용한다.
역주12 南則楚 西則晉 北則齊 : 서로 번갈아 가며 霸者 노릇을 한 楚‧晉‧齊의 세 나라. 여기서의 南‧西‧北은 越나라의 영토가 이들 나라와 連接한 것을 말한 것이 아니고, 越나라 주위의 세 霸者의 위치를 표현한 말이다.
역주13 五大夫 : 越나라의 정치를 보좌하는 다섯 大夫. 곧 아래에 나오는 舌庸‧苦成‧文種‧范蠡‧臯如의 다섯 사람이다.
역주14 血食 : 宗廟의 제사를 이른 말. 犧牲을 잡아 그 피로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이른다. 여기서는 越나라 조상의 제사를 이르는 말로, 국가의 운명을 비유하여 이른 말이다.
역주15 訪諸大夫問戰 : 《文選》 晉나라 陸機의 〈從軍行〉 注에 《國語》를 인용하면서 ‘訪’은 ‘問’으로 썼고, 뒤의 ‘問’자는 없다.
역주16 : 四部備要本에는 ‘后’로 되어 있는데 ‘舌’이 옳다. 앞의 ‘吳晉爭長未成句踐襲吳’의 참고.
역주17 : 四部備要本에는 ‘辯’으로 되어 있는데 통용한다.
역주18 : 四部備要本에는 ‘在’로 되어 있는데 黃丕烈의 《國語札記》에 ‘任’이 옳다고 하였다.
역주19 : 四部備要本에는 ‘命’으로 되어 있다. 아래 ‘乃令左軍右軍’의 ‘令’도 같다.
역주20 {過} : 四部備要本에 의거하여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역주21 闔左闔 : 좌측 문짝을 닫아 걺. 좌는 陽을 주장하고, 우는 陰을 주장하기 때문에 陽을 폐쇄하고 陰을 열어 놓은 것은 幽閉함을 표시한다.
역주22 去笄側席而坐 : 비녀를 제거하고 따로 떨어진 자리에 홀로 앉음. 笄는 비녀인데 모든 首飾을 말하며, 側은 獨의 뜻으로, 손님을 대하는 자리에 앉지 않고 홀로 앉는 것을 이른다. 《禮記》 〈曲禮 上〉에 “우환이 있는 사람은 따로 떨어진 자리에 앉는다.[有憂者 側席而坐]”라 하였다.
역주23 : 四部備要本에는 ‘地’자 앞에 ‘土’자가 더 있는데 앞의 ‘土’자에서 온 衍文이라 한다.
역주24 壇列 : 郊外에 흙으로 쌓은 터. 군대를 사열하고 서약하며 명령을 發布하는 등의 일을 할 때 쓴다.
역주25 環瑱通相問 : 뇌물을 서로 유통시킴을 이른 말. 環은 碧玉 등속. 瑱은 귀막이 玉飾. 問은 뇌물을 줌. 서로 보화를 뇌물로 주고받아 軍紀를 문란하게 함을 이른다.
역주26 〈以〉 : 四部備要本에 의거하여 보충하였다.
역주27 : 四部備要本에는 ‘不’자 다음에 ‘在’자가 더 있으며, 아래의 ‘不’자 다음에도 ‘在’자가 더 있다.
역주28 : 松江. 곧 지금의 江蘇省에 있는 太湖의 물이 흐르는 吳淞江으로, 옛 이름은 笠澤이며 일명 松陵江.
역주29 私卒君子 : 왕의 근위병. 나라의 은혜를 갚는 일에 뜻을 두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용감히 싸우는 親兵을 이른다.
역주30 銜枚 : 하무를 입에 묾. 하무는 나무 막대기로, 군대가 비밀히 이동할 때 군사들이 떠들지 못하도록 입에 물린다.
역주31 : 四部備要本에는 ‘亦’자 앞에 ‘且’자가 더 있다.
역주32 三戰 : 세 번의 전투. 곧 笠澤‧沒‧郊外에서의 세 차례 싸운 것을 이른다.
역주33 : 四部備要本에는 ‘臺’로 되어 있다.
역주34 委制 : 귀순하여 다스림을 받는 일. 원래는 越나라가 吳나라에 委制를 받았는데, 吳王이 어려움에 처하자 和親을 요청하면서 반대로 말하여 겸손함을 보인 것이다.
역주35 孤之 : 四部備要本에는 이 두 글자가 없다.
역주36 甬句東 : 춘추시대 越나라 땅. 곧 甬東으로 句는 어조사. 일명 翁州. 지금의 浙江省 舟山群島이다.
역주37 上征上國 : 북쪽으로 올라가서 中原의 여러 나라들을 정벌함. 上國은 越나라보다 위쪽에 위치한 中原의 諸侯國를 이른다.

국어(2) 책은 2022.07.1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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