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 叔向論憂德不憂貧
[大義]정치를 덕에 근거하지 않고 부유함의 치장으로 삼은 자들의 실패. 대의>
叔向
이 賀之
한데 宣子曰吾有卿之名
이요 而無其
하야라
昔
에一卒之田
하야 其
不備其宗器
호되 宣其德行
하고 順其憲則
하야 使
於諸侯
라
諸侯親之
하고 戎狄懷之
하야 以正晉國
하고 行刑不疚
하야하니이다
及
하야 驕泰奢侈
하고하고 略則行志
하고 假貸居賄
하야 宜及於難
이어늘 而賴武之德
하야 以沒其身
하고
及懷子
하야 改桓之行
하고 而修武之德
하야 可以免於難
이어늘하야 以亡於楚
하니이다
恃其富寵하고 以泰於國하야 其身尸於朝하고 其宗滅於絳하니이다
不然
이면 夫八郤
의이 其寵大矣
어늘 一朝而滅
호대 莫之哀也
리잇까
若不憂德之不建하고 而患貨之不足이면 將吊不暇어니 何賀之有리요 宣子拜稽首焉하고 曰
184. 숙향叔向이, 덕을 걱정해야 하고 가난은 걱정할 것이 아님을 논하다
숙향叔向이 한선자韓宣子를 만났는데 한선자가 가난을 걱정하였다.
숙향이 가난함을 축하하자, 한선자가 말하기를, “나에게는 정경正卿이란 이름만 있을 뿐 그에 걸맞는 재산이 없어서 몇 분 경대부들의 주고받는 예절을 따라서 행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근심했던 것인데, 당신께서는 축하한다고 하시니, 어떠한 연유이십니까?”
“옛날에 난무자欒武子는 1졸卒의 토지도 없어서 집안에 제기祭器도 갖추지 못하고 지냈습니다만 덕행을 펴고 법에 순종하여 제후국 사이에 소문이 퍼져 나갔습니다.
그리하여 제후들이 난무자를 친근히 여기고 융적戎狄들도 귀의歸依하여, 진나라를 바르게 하였고 형벌을 시행하는 데도 하자가 없어 군주가 시해되는 환란에서 〈죽음을〉 모면하였습니다.
환자桓子에 이르러 교만 방자하고 사치하며, 탐욕스러움이 끝이 없었고, 법을 범하면서 멋대로 행동하고, 돈놀이로 재산을 축적하여 의당 환란을 당할 만하였는데도, 난무자가 남긴 덕을 힘입어 그 몸을 잘 마쳤습니다.
회자懷子에 이르러서는 환자桓子의 못된 행실들을 바꾸고 난무자의 덕을 닦아서 환란을 면할 만하였는데도, 환자의 죄에 걸려들어 초楚나라로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극소자郤昭子는 그 부유함이 공실公室의 반 정도였고 그 집안사람들이 삼군三軍 장수의 반을 차지했습니다.
부유함과 총애를 믿고서 나라에 방종하게 굴다가 그 몸은 조정에서 시체로 내걸리고 그 종족은 서울[강絳]에서 멸족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 극씨 집안의 여덟 사람[팔극八郤]인 다섯 대부大夫와 세 정경正卿들에 대한 은총이 그토록 컸었는데 하루아침에 멸족되었음에도 슬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겠습니까.
지금 당신은 난무자의 가난을 가지고 계십니다.
나는 당신이 난무자의 덕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래서 축하드린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덕을 세우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재화의 부족만을 걱정한다면, 장차 조문하기에도 겨를이 없을 것인데 무슨 축하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하니, 한선자가 절하여 머리를 땅에 조아리고 말하였다.
“제가 곧 망하는 순간에 당신의 힘을 입어 보존하게 되었습니다.
저 혼자서 은혜를 독차지할 수 있음이 아니고 저 환숙桓叔 이하의 조상들까지도 당신의 은혜를 아름답게 여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