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然則大王之國, 百擧而無及秦者, 大王之國亡.”
“趙將武安君, 期年而亡; 若殺武安君, 不過半年.
起居不敬, 恐懼死罪於前, 故使工人爲木材以接手.
右擧劍將自誅, 臂短不能及, 銜劍徵之於柱以自刺.
문신후文信侯가 도망하자 사공마司空馬가 조趙나라로 들어가니, 조趙나라는 그를 수상守相으로 삼았다.
그러자 진나라가 군대를 보내어 조趙나라를 공격해 왔다.
“문신후가 진나라의 재상이었을 때, 저는 그를 모셔 상서尙書를 지냈기 때문에 진나라 일에 대해서는 익히 압니다.
지금 대왕께서 저에게 작은 벼슬을 주셔서 조나라에 대해서도 익히 알게 되었습니다.
청컨대 대왕께서는 가령 진나라와 조나라가 싸운다면 친히 보시기에 어느 쪽이 이기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장군들은 어느 쪽이 더 무용武勇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대왕의 나라는 1백 가지를 들어도 진나라에 미치지 못하니 대왕께서는 망하고 맙니다.”
“경卿은 우리 조나라를 멀다 아니하시고 오셔서 국사國事에 대하여 모두 가르쳐 주셨습니다.
“대왕께서는 조나라 땅 반을 잘라 진나라에게 뇌물로 바치십시오.
진나라는 싸움도 없이 조나라의 반을 얻게 되어 틀림없이 기뻐할 것입니다.
그들은 안으로는 조나라에 대한 수비에 골머리를 앓아 왔고, 밖으로는 제후들이 조나라를 도울까 걱정하고 있던 터이므로 진나라는 틀림없이 받을 것입니다.
진나라가 땅을 받고 군대를 퇴각시키면 조나라는 그 반이나마 잘 지켜 스스로 보존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진나라가 그 땅의 뇌물을 받아 스스로 강성해지면 산동山東의 각 나라들은 틀림없이 진나라를 두려워할 것입니다.
조나라가 망하면 제후들은 틀림없이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제후들이 두려워하면서 서로 구해주게 되면 약종約從(合從)의 일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신臣이 청하건대 대왕께서는 약종約從을 서두르십시오.
그 약종이 이루어지면 대왕께서는 명분상으로는 나라의 반을 잃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산동 여러 나라의 반진反秦 세력을 얻는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진나라는 조나라를 멸망시키기에 부족합니다.”
“지난번 진나라가 군사를 보내어 우리를 공격해 왔을 때, 우리 조나라는 하간河間의 12개 현을 바쳤습니다.
이렇게 땅이 깎이고 병력이 약해졌지만 끝내 진나라의 환난은 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또다시 조나라의 반을 떼어 진나라를 강하게 해 준다면 우리 힘으로는 더 이상 스스로 보존할 수 없게 되어 망하고 말 것입니다.
“저는 어려서 진나라의 도필리刀筆吏를 지냈으며, 그 후 관장官長의 배려로 겨우 소관小官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군대를 맡은 우두머리는 해 보지 못하였으니, 청컨대 대왕을 대신해서 조나라 군사를 모두 거느리고 나가 싸우게 해 주십시오.”
조왕趙王은 그를 장군將軍으로 삼을 수가 없었다.
“저의 어리석은 계책을 다 바쳤으나 대왕께서는 들어주시지 않으십니다.
제가 더 이상 대왕을 섬길 수 없으니, 원컨대 스스로 돌아가기를 청합니다.”
사공마가 조나라를 떠나 평원진平原津을 건너게 되었다.
평원진平原津의 진령津令 곽유郭遺라는 자가 사공마를 위로하면서 물었다.
“진나라 군대가 조나라로 내려오고 있다던데 상객上客께서는 조나라로부터 오시니 조나라 일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습니까?”
사공마는 자신이 조왕에게 계책을 일러주었으나 받아 주지 않았으니, 조나라는 반드시 망하리라고 말해 주었다.
“상객上客께서 헤아리건대 조나라는 언제 망하리라고 보십니까?”
“조趙나라가 무안군武安君을 장군으로 삼으면 1년 정도는 버틴 다음 망할 것이요, 만약 무안군을 죽이면 반년을 넘기지 못할 것입니다.
또 조왕의 신하 중에 한창韓倉이란 자가 있는데 아첨으로 조왕과 의기투합되어 둘 사이가 아주 친밀합니다.
그 사람됨이 현인을 미워하고, 공신功臣을 질투합니다.
지금 나라가 위망危亡한 데도 왕은 틀림없이 그의 말만 듣고 있으니, 무안군은 틀림없이 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한창韓倉은 과연 무안군을 미워하여 왕은 무안군을 교대시켰다.
무안군이 이르자 왕은 한창을 시켜 죄를 따지게 하였다.
“장군이 싸움에 이겨 왕이 축배를 내릴 때에 임금 앞에서 축수祝壽를 하면서 비수匕首를 그대로 차고 있었소.
“나 촬繓은 팔이 굽는 병을 앓은 데다가 키는 크고 팔이 짧아 예禮를 행할 때 손이 땅에 닿지 않소.
그래서 서거나 앉는 행동이 불경不敬스러워 임금 앞에서 사죄死罪를 지을까 염려되어 장인匠人을 시켜 나무로 의수義手를 만들어 붙이고 다니고 있소.
임금께서 못 믿으시면 제가 꺼내 보여드리겠소.”
그리고는 소매 속에서 꺼내어 한창에게 보여 주었는데 그 모습이 움직이는 문 말뚝 같은데 헝겊이 칭칭 감겨 있었다.
“원컨대 그대는 입조入朝하거든 임금께 사실대로 밝혀 주시오!”
“왕의 명을 받고 장군에게 사형을 내리기 위해 왔으니, 사면은 불가하오.
무안군은 북쪽을 향해 재배再拜하고 사형을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사공마문司空馬門을 지나서 재빨리 달려 숙문諔門을 나왔다.
그리고는 오른손으로 칼을 잡고 찔러 죽으려 하였으나 팔이 짧아 미치지 못하자 칼을 물고 기둥으로 내달아 스스로 목을 찔렀다.
무안군이 죽고 5개월만에 조나라는 망하고 말았다.
평원진의 영令은 여러 사람을 만날 때마다 반드시 이렇게 말하였다.
“사공마가 진秦나라에서 쫓겨난 것은 지혜롭지 못하였기 때문이 아니며, 조趙나라를 떠난 것은 불초하였기 때문이 아니다.
조나라는 사공마를 떠나 보냈기 때문에 망한 것이다.
나라가 망한 것은 현자賢者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현자를 등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