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弊邑之師過大國之郊, 曾無一介之使以存之乎? 敢請其罪.
蒙大名, 挾成功, 坐御以待中之議, 犀首雖愚, 必不爲也.
是不勝黃城, 破心而走, 歸, 恐不免於罪矣. 彼安敢攻衛以重其不勝之罪哉?”
서수犀首가 송宋나라의 황黃을 치려고 위衛나라를 통과하면서 사람을 시켜 위군衛君에게 말하였다.
“우리 군대가 귀국의 교외를 통과하고 있는데, 환영하는 사신 하나 보내지 않으니, 감히 그 죄를 묻겠습니다.
지금 황 땅이 곧 함락되면 그 병력을 몰아 귀국의 성 아래에 이르겠소.”
위군은 두려워 선물용 비단 3백 곤緄과 황금 3백 일鎰을 주어 사신을 따르게 하였다.
이때 남문자南文子가 이를 저지하면서 말하였다.
“그들이 황성黃城을 함락시킨다 해도 감히 우리를 쳐들어오지 못하며, 그들이 이기지 못하면 더욱 감히 쳐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들이 황성을 함락시키고 나면 그 공도 크고 아름다운 명예도 얻게 되어 동료同僚들보다 윗자리에 있게 됩니다.
〈그러면〉 조정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뽐냄을 미워하여 그들의 공을 논의할 것입니다.
큰 명예를 입고 공을 끼고 좋은 자리에 앉았다가 남의 논의 대상이 되고 나면 서수가 비록 어리석다 해도 우리를 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황성을 함락시키지 못하면 군의 사기가 떨어져 도망가기에 바쁠 것이며 죄를 면하기 어려울까 염려할 것인데 저들이 어찌 우리 위나라를 쳐서 이기지 못한 죄를 가중시키겠습니까?”
과연 서수는 황성을 쳐서 함락시키고 군대를 인솔하여 귀환하면서 감히 위나라 땅으로 지나가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