楚有祠者, 賜其舍人巵酒. 舍人相謂曰:數人飮之不足, 一人飮之有餘. 請畫地爲蛇, 先成者飮酒.
一人蛇先成, 引酒且飮之, 乃左手持巵, 右手畫蛇, 曰:吾能爲之足.
子安能爲之足? 遂飮其酒. 爲蛇足者, 終亡其酒.
不弱兵, 欲攻齊, 齊畏公甚, 公以是爲名
足矣, 官之上非可重也.
戰無不勝而不知止者, 身且死, 爵且後歸, 猶爲蛇足也.”
소양昭陽이 초楚나라를 위하여 위魏나라를 쳐 그 군대를 뒤엎고 장수를 죽여 8개 성城을 얻고는 군대를 옮겨 제齊나라를 공격하였다.
그러자 진진陳軫이 제왕齊王의 사자使者가 되어 소양을 만나 재배하며 전승戰勝을 축하하고는 일어나 물었다.
“초나라의 법으로는 이렇게 파군살장破軍殺將의 큰 승리일 경우 어떤 관작官爵을 줍니까?”
“관官은 상주국上柱國을 주고, 작爵은 상집규上執珪가 됩니다.”
왕께서 두 명의 영윤을 둘 수 없을 것이니, 제가 그대를 위해 비유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초楚나라에 어떤 제사를 지낸 사람이 그 사인舍人들에게 술 한 병을 내려 주자, 사인들이 서로 의논하기를 ‘여럿이 마시면 부족하고 혼자 마시면 남을 것이니, 청하건대 땅에 뱀을 그려 먼저 완성하는 자가 마시기로 하자’라고 하였습니다.
그 중 어떤 사람이 뱀을 먼저 그리고는, 술잔을 끌어당겨 마시려다가 왼손으로 술잔을 들고 오른손으로 뱀을 그리면서 ‘나는 뱀의 다리까지도 그릴 수가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아직 다리를 다 그리지 못하였을 때, 그 다음 한 사람이 뱀을 다 그리고는 술잔을 빼앗으면서 ‘뱀은 본래 다리가 없다.
그대는 어찌 발까지 그렸는가?’하고는 마침내 그 술을 마셔 버려 결국 사족蛇足을 그린 자는 그 술을 마시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그대가 초나라의 재상으로서 위나라를 공격하여 파군살장破軍殺將하여 8개 성을 빼앗았습니다.
그렇게 하고도 그 병력이 약해지지도 않았으며, 제나라를 치고자 하여 제나라가 그대를 매우 두려워하고 있으니, 공께서는 이 정도로 만족하게 여기셔야 하며, 더 이상 올라갈 관직도 없습니다.
이기지 못하는 싸움이 없으면서 그칠 줄 모르는 자는 몸은 죽고 관직도 뒷사람에게 빼앗기는 법이니, 이게 바로 사족蛇足을 그린 자와 같은 것입니다.”
소양昭陽은 그렇게 여겨 군대를 풀고 철수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