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亟得下東國者, 則楚之計變, 變則是君抱空質而負名於天下也.”
今王不亟入下東國, 則太子且倍王之割而使齊奉己.”
“請告太子其故, 使太子謁之君, 以忠太子, 使楚王聞之, 可以益入地.”
“夫使薛公留太子者蘇秦也, 奉王而代立楚太子者又蘇秦也,
“君之所以重於天下者, 以能得天下之士而有齊權也.
今蘇秦善於楚王, 而君不蚤親, 則是身與楚爲讎也.
이때 태자太子(橫)가 마침 제齊나라에 인질로 와 있었는데 소진蘇秦이 승상 설공薛公(田文)에게 말하였다.
“군君께서는 어찌 초楚나라 태자를 붙들어 두고 하동국下東國 땅으로써 흥정을 벌이지 않습니까?”
내가 태자를 억류하고 있으면 초楚나라 서울 영郢에서는 따로 왕을 세울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쓸모없는 인질을 잡고 있을 뿐 아니라 천하에 불의不義를 행하는 것이 되오.”
영郢에서 따로 임금을 세우면 군君께서 그 신왕新王에게 ‘나에게 하동국下東國 땅을 주면 왕을 위해서 태자를 죽여 주겠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삼국三國(秦‧한韓‧위魏)과 함께 태자를 즉위시키겠소’라고 하십시오.
그렇게 되면 하동국을 틀림없이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자신이 자청해서 초楚나라에 갈 수 있다.
둘째, 초왕楚王으로 하여금 서둘러 하동국 땅을 제齊나라에 바치게 할 수 있다.
셋째, 초나라로부터 더욱 많은 땅을 할양받을 수 있다.
넷째, 태자에게 충성한다는 표시로 초나라로 하여금 더욱 많은 땅을 바치게 할 수 있다.
다섯째, 초왕을 위해 태자를 제齊나라에서 쫓아낼 수 있다.
여섯째, 태자에게 충성한다는 구실로 더욱 급히 내보낼 수 있다.
일곱째, 설공에게 소진蘇秦을 악담하게 할 수 있다.
여덟째, 소진을 위하여 초나라에 봉지封地를 청하게 할 수 있다.
아홉째, 사람을 시켜 소진이 훌륭한 인물이라고 설공에게 말할 수 있다.
열째, 소진으로 하여금 설공에게 자신을 해명하게 할 수 있다.
“제가 듣기에 모책謀策이 누설되면 일에 공을 이룰 수 없고, 계책을 제때 결정하지 않으면 이름을 이룰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군君께서 태자를 붙들어 두고 있는 것은 하동국下東國의 땅을 흥정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서둘러 하동국 땅을 얻어 내지 않으면 초나라의 계책이 변하게 될 것이며, 계책이 변하면 군君께서는 가치 없는 인질을 붙들고 있으면서 천하에 오명汚名만 짊어지게 됩니다.”
“제가 군君을 위해 초나라에 가서 그들로 하여금 서둘러 하동국 땅을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초나라와 강화講和가 이루어지면 군은 실패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자청해서 초楚나라에 갈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제齊나라에서는 인질 태자太子(橫)를 받들어 초나라 왕으로 세우려 합니다.
제가 보기에 설공薛公이 태자를 억류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하동국下東國 땅과 흥정하려는 뜻입니다.
지금 왕께서 급히 하동국 땅을 제나라에 떼어 주지 않으면 태자는 장차 왕보다 두 배의 많은 땅을 제나라에 떼어 주면서, 제나라로 하여금 자기를 받들도록 할 것입니다.”
그래서 둘째 ‘초나라로 하여금 서둘러 땅을 바치게 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초나라의 형세로 보아 땅을 더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사실을 태자에게 고하고, 태자로 하여금 군君을 뵙도록 하여 태자에게 충성을 나타내어 초왕楚王의 귀에 들어가게 하면 더 많은 땅을 내놓을 것입니다.”
그래서 셋째 ‘초나라로부터 더 많은 땅을 얻는다’라고 한 것이다.
“제齊나라에서 태자를 받들어 즉위시키려고 하였더니, 초왕이 땅을 떼어 주면서 태자를 억류시켜 달라고 합니다.
지금 제나라는 그 땅을 너무 적다고 여기고 있으니 태자께서는 어찌 초왕보다 배의 땅을 제齊나라에 주지 않습니까?
그렇게 하면 제나라는 틀림없이 태자를 받들 것입니다.”
그리고는 초왕이 준다는 땅의 두 배를 주어 제나라 국토를 늘려 주었다.
초왕이 이 소식을 듣고 겁이 나서 다시 땅을 떼어 헌납하면서도 오히려 일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이것이 넷째 ‘더 많은 땅을 바치도록 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제나라가 감히 자꾸 땅을 요구하는 것은 태자를 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지금 이미 땅을 그만큼 얻고도 요구를 그치지 않는 것은 태자를 구실로 귀국 초왕을 저울질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태자를 제나라로부터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태자가 떠나면 제나라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틀림없이 왕을 배반하지 않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그때 서둘러 제나라로 달려가 힘을 다해 국교를 맺으면 제나라는 반드시 왕의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만 되면 대왕께서는 원수를 제거하고 제나라와의 국교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섯째 ‘초왕을 위해 태자를 제나라에서 급히 떠나 보낼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무릇 지금 초나라를 움직이는 이는 초왕楚王이며 헛된 이름을 가지고 흥정거리가 되는 것은 태자입니다.
제齊나라가 반드시 태자의 말을 믿어 준다는 보장도 없으며 〈땅을 바친다는〉 초왕楚王의 약속들은 실행되고 있습니다.
초나라와 제나라의 외교가 이루어지면 태자께서는 반드시 위험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수레를 마련하여 저녁때 떠나고 말았다.
이에 여섯째 ‘태자로 하여금 급히 떠나도록 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소진이 사람을 시켜 설공에게 이렇게 청하도록 하였다.
“무릇 태자를 억류시키라고 권한 것은 소진입니다.
소진이 그렇게 한 것은 참으로 설공을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바로 초나라 편을 든 것입니다.
소진은 군君께서 그 속셈을 알까 두려워하여 대신 초나라의 많은 땅을 떼어 주게 하여 그런 흔적을 없애 버린 것입니다.
이제 태자에게 〈급히 떠나도록〉 권한 것도 소진蘇秦인데 아마 설공께서는 모르고 계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곱째 ‘사람을 시켜 설공에게 소진의 악담을 늘어놓게 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소진은 다시 사람을 시켜 초왕에게 이렇게 말하도록 하였다.
“설공薛公으로 하여금 태자를 억류하도록 한 자는 소진이며, 또 왕을 받들어 초나라 태자를 대신해 즉위하도록 한 것도 소진입니다.
땅을 떼어 주고 맹약을 공고히 하게 한 것 역시 소진이며, 왕께 충성을 다하려고 태자를 떠나도록 한 것 역시 소진입니다.
지금 사람들이 설공에게 소진을 악담하고 있는데 이는 소진이 제齊나라에게는 박薄하게 하고, 초楚나라에게는 후厚하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덟째 ‘소진을 위해 초나라에 봉지를 청하게 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소진은 다시 경리景鯉를 설공에게 보내어 이렇게 청하도록 하였다.
“군君이 천하에 중함을 받는 이유는 능히 천하의 선비를 다 포용하고, 제나라의 권세까지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소진은 천하의 변사辯士로 세상에 그만한 자는 드뭅니다.
그런데 군君께서 그를 잘 대해 주지 않으면 이는 천하 선비들을 둘러막아 선비들의 유세를 불리하게 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군에게 대접을 받지 못한 자들이 소진을 받들게 되면 군君의 일이 위험해집니다.
지금 소진은 초왕楚王과 잘 지내고 있으니, 군께서 빨리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이는 자신이 초나라와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군君께서는 그와 친하여 그를 귀히 여기고 중히 여기느니만 못합니다.
그렇게 하면 군이 초나라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설공은 다시 소진을 잘 대해 주게 되었다.
따라서 열째 ‘소진이 설공을 달래어 소진을 잘 대해 주게 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