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事主之行, 竭意盡力, 微諫而不譁, 應對而不怨, 不逆上以自伐, 不立私以爲名.
反親以爲行, 慈父不子; 逆主以自成, 惠主不臣也.
寡人胡服, 子獨弗服, 逆主罪莫大焉. 以從政爲累, 以逆主爲高, 行私莫大焉.
조연趙燕이 호복 입는 것을 미루자, 왕王(조趙 무령왕武靈王)이 사람을 시켜 꾸짖어 말하였다.
“임금을 섬기는 행동은 뜻과 힘을 다하되, 은미隱微하게 간諫하면서 시끄럽게 떠들지 말아야 하며, 응대應對하면서는 원망하지 않으며, 임금을 거역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지 않으며, 사사로이 공을 세우는 것을 자신의 명예로 여기지 않는 법이오.
아들 된 자는 효순孝順으로 말하되 그 뜻을 어기지 않으며, 신하는 행동은 양보함이 있으되 다투지 않는 법입니다.
아들이 사사로이 제멋대로 하면 반드시 집안이 어지러워지게 마련이며, 신하가 사사로이 의義를 고집하면 끝내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법입니다.
어버이에게 반대하는 행동을 하는 자는 어진 아버지일지라도 아들로 여기지 않으며, 임금을 거역하며 스스로 잘난 척하는 자는 은혜로운 임금일지라도 신하로 여기지 않습니다.
과인이 호복胡服을 착용하도록 하였음에도 그대는 홀로 입지 않고 있으니, 임금을 거역한 죄로 이보다 더 큰 것이 없으며, 정사政事에 참여하여 누를 끼치고 임금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 곧 고상한 행동인 줄 알고 있으니 사사로운 행동이 이보다 더 큰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과인은 친척이 형륙刑戮의 죄를 지을까 두려워서 유사有司에게 법대로 명확히 처리하라고 하겠습니다.”
“전에 관리가 호복을 입으라는 명이 이 천한 신하에게도 들려왔는데 명령을 어기고 기일을 넘겼습니다.
관리가 법을 집행하지 않고 이처럼 욕되이 가르쳐 주시니, 모두 대왕의 은혜입니다.
저는 공경히 호복을 입고 임금의 명령이 내리는 날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