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者, 齊不勝於晉下, 此非兵之過, 齊不幸而燕有天幸也.
461. 소대蘇代가 제齊나라에서 사람을 시켜 연燕 소왕昭王에게 말하다
소대蘇代가 제齊나라에서 사람을 시켜 연燕 소왕昭王에게 말하였다.
“제가 제나라‧조趙나라를 서로 이간離間시켜 제나라‧조나라는 각각 이미 고립되었습니다.
이럴 때 왕께서는 어찌하여 출병하여 제나라를 치지 않습니까?
저는 청컨대 왕을 위하여 제나라를 약화시키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연나라는 제나라의 진晉 땅을 공격하였다.
소대는 다시 사람을 시켜 제齊 민왕閔王에게 말하였다.
“연나라가 제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옛날 제나라에게 잃었던 땅을 다시 찾기 위해서입니다.
연나라는 병력을 진晉 땅에 주둔시키고 더 진공進攻을 하지 않는 것은 병력이 약할 뿐 아니라 계획도 의심되어서입니다.
왕께서는 어찌하여 소대蘇代로 하여금 연나라에 응전應戰하라고 보내지 않습니까?
소대만한 인물이라면 장차 연나라를 약화시킬 수 있고, 연나라는 틀림없이 격파되고 말 것입니다.
연나라가 격파되면 조나라는 우리 말을 듣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연나라를 격파시키고, 조나라를 복종시키는 일거양득이 됩니다.”
“연나라 군사가 진晉에 있어 과인은 발병發兵하여 응전應戰하려 하오.
원컨대 그대가 과인을 위해 장수가 되어 주시오.”
왕께서 저를 시키시면 왕의 군사도 패배하고 저를 연나라로 보내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소대는 드디어 제나라 군사를 이끌고 진읍 아래에서 연나라와 맞붙었다.
제나라는 결국 패하고 연나라로서는 제나라 군사 수급首級 2만을 얻는 전공을 세웠다.
소대는 남은 군사를 수습하여 양성陽城을 지키면서 민왕에게 보고하였다.
“왕께서 저를 잘못 거용하여 연나라와 응전하게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군이 패하여 2만을 잃었으니 저는 부질지죄斧鑕之罪를 짓게 되었습니다.
청컨대 스스로 담당관리에게 가서 재판을 받고 육형戮刑을 당하겠습니다.”
다음날 소대는 다시 몰래 사람을 연나라에 보내 양성과 이狸 땅을 공격하게 하였다.
그리고 소대는 다시 몰래 사람을 민왕에게 보냈다.
“지난번 진읍 싸움에 우리가 진 것은 용병의 잘못이 아니라, 제나라는 불운不運하였고, 연나라는 천행天幸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지금 연나라가 또 양성과 이貍 땅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늘이 우리를 돕고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왕께서는 다시 소대를 시켜 응전하게 하십시오.
소대는 지난번에 패하였지만 그 후에는 반드시 대왕께 승전보勝戰報를 알려 올 것입니다.”
이에 민왕이 다시 소대를 시켜 소대는 끝내 사양하였으나 왕은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제군을 끌고 양성에서 연나라와 싸웠지만 이번에도 연나라가 대승하여 수급首級 3만을 얻었다.
이로부터 제나라 군신 사이에는 불신이 싹트게 되었고 백성들의 마음도 흩어지게 되었다.
연나라는 이 틈에 악의樂毅를 시켜 크게 군사를 일으켜 제나라를 공격하여 이를 크게 깨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