楚威王攻梁, 張儀謂秦王曰: ‘與楚攻梁, 魏折而入於楚.
公恃秦而勁, 必輕與楚戰. 楚陰得秦之不用也, 必易與公相支也.
公戰勝楚, 遂與公乘楚, 易三川而歸, 公戰不勝楚, 塞三川而守之, 公不能救也.
三反之郢矣, 甘茂與昭獻遇於境, 其言曰收璽, 其實猶有約也.”
초楚나라가 한韓나라 옹씨雍氏 땅을 포위하였다.
한나라는 냉향冷向(영향泠向)을 진秦나라에 보내어 구원을 요청하자 진나라는 우선 공손매公孫昧를 사신으로 한나라에 보냈다.
“그대는 장차 진나라가 우리 한나라를 구해 줄 것이라고 보십니까?
“진왕秦王이 말하기를 ‘남정南鄭과 남전藍田의 길을 거쳐 들어가 초나라를 공격할 테니 공중치께서는 삼천三川에서 출병하여 기다리게 하라.’ 하였소.
제가 보기에는 거의 연합하지 않고 남정에 와서 주둔할 뿐일 것 같습니다.”
“진왕은 틀림없이 장의張儀의 옛날 방법을 본받을 것입니다.
즉 초나라 위왕威王이 위魏나라 대량大梁을 공격할 때, 장의는 진왕秦王에게 ‘〈진나라가〉 초나라와 함께 대량을 공격하게 되면 위나라는 오히려 초나라에게로 귀속될 것입니다.
이는 진나라의 고립만 초래할 뿐이므로 출병하여 오히려 위나라를 강하게 해주느니만 못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씨皮氏 땅을 공격하여 위나라를 강하게 해주었습니다.
초楚 위왕威王은 노하여 위나라와 더욱 큰 싸움을 벌였고, 진나라는 그 틈을 이용하여 서하西河의 밖을 차지한 후 돌아가 버렸습니다.
지금 그 방법은 진나라가 겉으로 한나라를 구해 준다고 큰소리치면서 속으로는 몰래 초나라와 친선親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대는 진나라를 믿고 강한 척하면서 경솔히 초나라와 싸우게 될 것이요, 초나라는 진나라가 더 이상 용병用兵하지 않는다고 밀약한 바가 있어 틀림없이 쉽게 한나라와의 싸움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그대가 만약 초나라를 이기면, 진나라는 그대가 초나라를 이기는 틈을 타서 곧 삼천三川 지방을 쉽게 차지해 돌아가 버릴 것이요, 그대가 초나라를 이기지 못하면 삼천을 봉쇄하여 이를 지켜 당신은 구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또 사마강司馬康이 세 번이나 초나라 영郢을 다녀왔고, 감무甘茂와 소헌昭獻이 국경에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해서 회담을 갖고 서로 진나라의 인印을 회수回收한다는 것이었으나 사실은 또 다른 밀약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대는 반드시 한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진나라를 뒤로하실 것이며, 자신을 먼저 하고 장의를 뒤로 하십시오.
그러자면 어서 빨리 한나라를 제나라‧초나라와 연합시키느니만 못합니다.
진나라는 틀림없이 나라를 그대에게 맡겨 제후들의 진나라에 대한 공격을 해결해 줄 것입니다.
이는 겉으로 장의만 멀리 할 뿐이지 사실은 진나라를 잃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