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楚나라가 장차 제齊나라를 치려 하자, 노魯나라가 초나라와 친교를 맺어 제왕齊王이 걱정하였다.
“제가 노나라로 하여금 중립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온 것은 족하足下를 조문弔問하기 위해서입니다.”
임금께서는 이길 나라의 편을 들지 아니하고 패배할 나라와 연합하였으니 웬일입니까?”
“그대는 제나라와 초나라 중 어느 나라가 이기리라고 보는가?”
“그렇다면 그대는 어찌 과인을 조문한단 말인가?”
“제나라와 초나라의 권세는 적수敵手여서 노나라의 도움이 있느냐 없느냐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족하足下께서는 어째서 먼저 노나라 군사를 안전하게 보호한 다음, 두 나라가 싸우고 난 후 어느 한 나라를 편드는 그런 정책을 쓰지 않습니까?
초나라가 제나라를 크게 이기고 나면 그 양사선졸良士選卒들은 다 죽겠지만 그 나머지 군대로도 족히 천하를 대적할 수 있습니다.
제나라가 이기더라도 역시 그 양사선졸良士選卒들이 다 죽습니다.
그러니 임금께서는 그때 노나라 군대로써 이긴 나라와 연합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베풀어주는 덕도 크고, 그 은혜를 입는 나라 역시 크게 고맙게 여길 것입니다.”
노군은 그렇다고 여기고 몸소 나서서 군대를 퇴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