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王因割濟東三城
盧‧高唐‧平原陵地城邑市五十七, 命以與齊, 而以求
而將之.
君致安平君而將之, 乃割濟東三
五十七以與齊, 此夫子與敵國戰, 覆軍殺將之所取‧割地於敵國者也.
今君以此與齊, 而求安平君而將之, 國奚無人甚也!
使安平君愚, 固不能當榮蚠; 使安平君知, 又不肯與燕人戰.
曠日持久數歲, 令士大夫餘子之力, 盡於溝壘, 車甲羽毛裂敝, 府庫倉廩虛,
275. 연燕나라가 송宋나라 사람 영분榮蚠을 고양군高陽君에 봉하다
연燕나라가 송宋나라의 영분榮蚠(분)을 고양군高陽君에 봉하여 장수로 삼아 조趙나라를 공격하게 하였다.
그러자 조왕趙王은 제수濟水의 동쪽를 제齊나라에 주는 조건으로 안평군安平君(전단田單)을 조趙나라 장수로 삼아 〈연燕나라 군사를 막게〉 하였다.
마복군馬服君(조사趙奢)이 평원군平原君(조승趙勝)에게 말하였다.
“우리 조나라에 어찌 이렇게 인물이 없단 말입니까!
그대가 안평군을 장수로 보내 달라면서 제수 동쪽 3개 성과 성시읍 57개를 떼어 제나라에 주는 것은 적국과 싸움을 벌여 장수를 잃으면서 취한 땅을 적국에게 떼어 주는 것입니다.
지금 그대가 이를 제나라에 주면서 안평군을 장수로 보내 달라고 하니 우리나라에 인재가 없음이 이토록 심합니까?
또 그대는 어찌 나 조사趙奢를 장수로 추천해 주지 않습니까?
저는 일찍이 죄를 짓고 연나라로 도망하여 살 때, 연燕나라는 저를 상곡上谷의 군수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연나라의 통로와 골짜기의 요새에 대해서 저는 아주 익숙히 알고 있습니다.
1백 일 이내에 천하 제후의 연합군이 모이기도 전에 저는 이미 연나라를 함락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대는 어찌 안평군을 얻어 장수로 삼으려고 합니까?”
임금이 다행히 내 말을 들어주기로 하였으니, 장군은 더 이상 말하지 마시오.”
그대가 안평군을 요구한 것은, 제나라와 연나라가 서로 간肝을 먹고 피를 밟는 원수 사이라는 것을 이용하려는 때문입니다.
만약 안평군이 어리석은 자라면 영분榮蚠을 대적하지 못할 것이며, 만약 안평군이 지혜롭다면 또한 연나라와 싸우려 들지 않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말 가운데서 안평군은 틀림없이 어느 한쪽을 택할 것입니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따져 보면 결론은 하나입니다.
안평군이 지혜롭다면 어찌 우리 조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어 주겠습니까?
조나라가 강해지면 제나라가 더 이상 패자霸者가 될 수 없습니다.
지금 그는 강한 우리 조나라 군대를 얻어 연나라의 장수를 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전野戰이 몇 년 동안 끌게 되면 우리 사대부의 나머지 자식들의 힘까지 모두 골짜기에 쳐박히거나 참호 속에 묻히게 될 것이며, 전차와 화살 등 무기는 고장 나서 부족하고 창고는 바닥이 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연‧조 두 나라는 다 같이 피폐해지게 되어, 안평군은 끝내 군대를 이끌고 돌아가고 말 것입니다.
무릇 두 나라 군사들이 힘을 다 빼는 것이 이보다 더 명백한 것이 없습니다.”
그해 여름, 안평군의 군대는 솥을 달아매고 밥을 지어 먹으면서 겨우 세 개의 성을 함락시켰는데, 그 성중에 큰 것이라야 겨우 1천 장丈이 넘지 않는 작은 것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