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叔之與周君交也, 令我使鄭, 立韓擾而廢公叔.
語曰: ‘怒於室者色於市.’ 今公叔怨齊, 無奈何也,
周最不欲來, 以爲公也; 臣之强之也, 亦以爲公也.”
疾視而徐叱之, 犬不動; 復叱之, 犬遂無噬人之心.
今周最固得事足下, 而以不得已之故來使, 彼將禮陳其辭而緩其言,
404. 제齊나라가 주최周最를 정鄭에 사신으로 보내다
제齊나라가 주최周最를 〈한韓나라 서울〉 신정新鄭에 보내 한요韓擾를 상相으로 세우고, 대신 공숙公叔을 폐廢하도록 하였다.
“공숙과 주周나라 임금과 교분이 두터운데, 나에게 신정에 가서 공숙을 내쫓고 한요를 세우라 한다.
속담에 ‘집에서 화를 내는 자는 밖에서도 얼굴에 그 모습이 나타난다.’라 하였는데, 지금 공숙은 제나라와 원한 관계이니 내가 어찌 그런 말을 전할 수 있으랴.
주나라 임금이 나를 무척이나 원망할 것이다.”
내가 〈따라가서〉 그대를 오히려 공숙에게 중함을 받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주최가 신정에 이르러 공숙을 만나자 역시 공숙은 크게 화부터 내었다.
“주최가 정말로 오지 않겠다는 것을 제가 강제로 오게 하였소.
주최가 오기 싫어한 것도 그대를 위해서이지만 내가 억지로 오게 한 것 역시 그대를 위한 것입니다.”
“저의 제나라 대부 중 어느 서자庶子 집에서 개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개가 어찌나 사납던지 감히 꾸짖을 수도 없었는데, 꾸짖으면 달려들어 사람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어떤 객客이 개를 꾸짖어 보겠다고 나섰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개를 노려본 다음 서서히 꾸짖자 개는 꿈쩍도 못하였으며, 다시 꾸짖자 개는 드디어 더 이상 사람을 물 마음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지금 주최가 참으로 족하足下를 모시고자 하였으나 부득이 사신으로 온 것이며 그는 예의를 갖추어 천천히 〈제왕齊王의〉 말을 진술하려 한 것입니다.
그러면 정왕鄭王(한왕韓王)은 틀림없이 제왕齊王이 그리 급하지 않다고 여기고 제나라 의견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주최가 오지 않았으면 반드시 그 누군가 다른 사람이 왔을 것입니다.
그대와 교분交分이 없기 때문에 새로 재상이 될 한요韓擾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쓸 것입니다.
그래서 그 사자는 서두르게 될 것이고, 급하게 말할 것입니다.
그러면 한왕韓王은 결국 제나라의 요구를 허락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공숙이 ‘좋소.’ 하고는 드디어 주최를 더욱 융숭히 대접해 주었다.
왕 역시 한요를 재상으로 임명하라는 〈제나라의 요구를〉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