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奉使使威后, 今不問王, 而先問歲與民, 豈先賤而後尊貴者乎?”
是其爲人也, 有糧者亦食, 無糧者亦食; 有衣者亦衣, 無衣者亦衣. 是助王養其民也,
徹其環瑱, 至老不嫁, 以養父母. 是皆率民而出於孝情者也,
此二士弗業, 一女不朝, 何以王齊國, 子萬民乎?
是其爲人也, 上不臣於王, 下不治其家, 中不索交諸侯.
제왕齊王이 사자使者로 하여금 조趙 위후威后에게 문안드리도록 하다
제왕齊王이 사자를 조趙나라에 보내어 조趙 위후威后에게 문안 편지를 올렸다.
편지를 뜯어보지도 않고 위후는 사자使者에게 물었다.
“금년에 흉년은 들지 않았으며 백성들은 탈이 없는가?
“신臣이 사명을 받들고 위후께 왔는데 이제 우리 왕의 안부는 묻지 않으시고, 먼저 농사와 백성을 물으시니 어찌 천한 것을 먼저 물으시고 존귀한 것을 뒤로 하십니까?”
참으로 농사가 잘 되지 않으면 어찌 백성이 있겠으며, 참으로 백성이 없다면 어찌 임금이 있을 수 있겠느냐?
그러니 어찌 본本을 버리고 말末을 묻겠느냐?”
“제나라에 처사處士 종리자鍾離子가 있다고 하던데 안녕한가?
그의 사람됨은 자기 식량이 남아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모자라도 나누어 주며, 옷이 있어도 입혀 주고 옷이 없어도 입혀 준다고 하니, 이는 왕을 도와 백성을 기르는 것이다.
그런데도 어찌 오늘날에 이르도록 관직을 주지 않는가?
그 사람됨은 홀아비와 과부를 불쌍하게 여기며 고아와 무자無子 노인들을 긍휼히 여기며, 곤궁한 자를 진구振救하며 부족한 자를 보태 주고 있다.
이는 왕을 도와 백성을 안식安息시키는 자인데 어찌하여 지금까지 관직을 주지 않는가?
그 여자 역시 반지‧귀고리 등 장신구를 하지 않고 늙도록 출가하지 않은 채 부모를 봉양하고 있으니, 이는 백성들을 효행孝行하도록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앞에 말한 두 선비가 관직을 얻지 못하고 한 효녀가 입조하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제나라의 임금이라 하겠으며 만민을 자식처럼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또 오릉於陵의 자중子仲은 아직도 살아 있는가?
그의 사람됨은 위로는 왕에게 신하의 도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아래로는 제 가정도 다스리지 못하며, 중간으로는 제후들과 교제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백성들을 무용無用한 데로 인도하고 있는 자인데 어찌 아직도 죽이지 않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