意者秦王帝王之主也, 君恐不得爲臣, 奚暇從以難之?
“義不臣乎天子, 不友乎諸侯, 得志不慚爲人主, 不得志不肯爲人臣, 如此者三人;
而治, 可爲
‧
之師, 說義聽行,
, 如此者五人;
萬乘之嚴主也, 辱其使者, 退而自刎, 必以其血洿其衣, 如臣者十人.”
昭王, 大國也. 孟嘗, 千乘也. 立千乘之義而不可陵, 可謂足使矣.
맹상군孟嘗君이 합종合從을 이루자 공손홍公孫弘이 맹상군에게 말하였다.
“군께서는 어찌 먼저 사람을 시켜 진왕秦王을 관찰하지 않습니까?
생각하기에 진왕秦王이 정말 덕 있는 제왕帝王이라면 군君께서는 그러한 왕 밑에서 신하가 되지 못할까 염려할 것인데, 어느 겨를에 합종으로 대항할 수 있겠습니까?
또 생각하기에 진왕秦王이 불초한 임금이라면 그때에 가서 합종하여 대항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공손홍이 쾌히 승락하고 수레 10 승으로 진秦나라에 갔다.
진秦 소왕昭王이 이를 듣고는 말로 골려주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공손홍이 나타났다.
“과인의 영토는 수천 리가 되어 그 누구도 감히 덤비지 못하고 있소.
그런데 지금 맹상군이 겨우 1백 리밖에 되지 않은 영토로 나를 대항한다고 하니 가능하겠소?”
“맹상군은 선비를 좋아하는데 대왕께서는 선비를 존중하지 않으십니다.”
“맹상군이 선비를 우대한다 하는데, 어떤 사람들입니까?”
“정의正義를 굳게 지켜 천자天子의 신하도 되지 않고, 제후의 친구도 되지 않으며, 뜻을 얻으면 군주가 되어도 부끄러움이 없는 자들, 뜻을 얻지 못하더라도 남의 신하가 되지 않는 이들, 이런 자들이 그의 문하에는 세 명이나 있습니다.
또 나라를 다스리게 하면 관중管仲이나 상앙商鞅의 스승이 될 수 있고, 도리道理를 강론하면 의義에 부합하고, 그의 말대로 실행하면 능히 그 주인을 패자霸者로 만들 수 있는 자, 이러한 인물이 다섯 명이나 됩니다.
또 1만 승의 엄주嚴主라 해도 그 사신使臣을 모욕할 경우, 물러나서 스스로 목을 찔러 그 피를 왕의 옷깃에 흩뿌릴 만한 용기를 가진 저 같은 자가 열 명이나 됩니다.”
과인은 그대를 손님으로 여겨 담론하는 것뿐이오!
과인은 맹상군과 우호友好하고자 하니, 그대가 반드시 과인의 뜻을 잘 알려 주기 바라오.”
공손홍은 가히 욕보일 수 없는 선비라고 할 만하다.
소왕昭王은 대국을 가진 군주요, 맹상군은 1천 승밖에 되지 않는 군君인데도 천승千乘의 의義를 세워 능멸을 받지 않았으니, 사신이 되기에 충분한 인물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