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魏不以敗之上割, 可謂善用不勝矣; 而秦不以勝之上割, 可謂不能用勝矣.
且夫欲璽者, 段干子也, 王因使之割地; 欲地者, 秦也, 而王因使之
璽.
今君劫於羣臣而許秦, 因曰不可革, 何用智之不若
也?”
화양華陽의 싸움에서 위魏나라는 진秦나라를 이기지 못하였다.
이듬해 〈위나라는〉 장차 단간숭段干崇을 시켜 땅을 〈진나라에게〉 떼어 주고 강화를 맺으려 하였다.
“위나라는 지난번 패했다는 이유로 땅을 떼어주지 않았으니 패전을 잘 이용했다고 할 수 있고, 진나라는 지난 번 이기고 땅을 할양받지 못했으니 승전을 잘 이용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미 1년이나 지난 일을 가지고 땅을 떼어 주자고 하는 것은, 바로 군신들의 사욕 때문인 데도 임금께서는 모르고 계십니다.
〈진나라의 환심을 사서〉 인印(새璽)을 얻고자 하는 자는 바로 단간숭인데 왕께서는 오히려 그에게 땅을 할양하는 심부름을 시키려 하시며, 요구하는 자는 진나라인데 왕께서는 오히려 그를 보내 그 기회에 진나라의 인印을 받게 하려 하십니다.
무릇 그는 진나라의 인印으로 봉토를 받고 싶으면 할양한 땅을 쥐고 있을 것이요, 땅을 갖고 싶으면 관인을 쥐고 있을 것이어서 그 형세로 보아 위나라를 위한 것은 아닙니다.
하물며 모든 간신姦臣들이 하나씩 땅을 떼어 진나라에 바치려 하고 있습니다.
땅으로서 진나라를 섬기는 것은 비유컨대 마른 섶을 껴안고 불에 달려드는 것과 같습니다.
섶이 다 없어지지 않는 한 불은 꺼질 리 없습니다.
지금 왕의 토지는 유한한데 진나라의 요구는 끝이 없을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섶으로 불길을 돋워주는 셈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진나라에 〈토지를 주기로〉 허락해 놓아 변경할 수 없소.”
“대왕께서는 도박에서 효(효梟)를 쓰는 것을 모르십니까?
먹으려면 먹고 그대로 쥐고 있으려면 그대로 쥐고 있을 수 있는 권리를 말입니다.
지금 군君께서는 군신들에게 협박을 받아 진나라에 허락해 놓고는 그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고 하시니, 어찌 그 지혜를 쓰심이 효만도 못하십니까?”
위왕이 ‘좋소.’ 하고는 단간숭의 출행을 중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