弊邑之王所甚憎者, 亦無先齊王; 唯儀之甚憎者, 亦無大齊王.
大王苟能閉關絶齊), 臣請使秦王獻
之地, 方六百里.
則是北弱齊, 西德於秦, 而私商於之地以爲利也, 則此一計而三利俱至.”
“不穀不煩一兵, 不傷一人, 而得商於之地六百里, 寡人自以爲智矣!
且先出地絶齊, 秦計必弗爲也; 先絶齊後責地, 且必受欺於張儀. 受欺於張儀, 王必惋之.
楚兵大敗於
. 故楚之土壤士民
‧僅以救亡者, 計失於陳軫, 過聽於張儀.
제齊나라가 초楚나라를 도와 진秦나라를 공격하다
제齊나라가 초楚나라를 도와 진秦나라를 공격하여, 곡옥曲沃 땅을 취하였다.
그 뒤 진秦나라는 제齊나라를 치고자 하였지만 제나라와 초楚나라의 외교가 잘 이루어지고 있어 혜왕惠王은 이를 걱정하였다.
“내가 제齊나라를 치고자 하나 제나라와 초나라가 바야흐로 서로 가까운 관계이니 그대는 과인을 위해 모책을 세워 주시오.
“왕께서는 저를 위해 거마車馬와 폐백幣帛을 마련해 주십시오.
장의는 남으로 가서 초왕楚王을 만나 말하였다.
“저희 나라 임금이 가장 좋아하는 분으로는 대왕만한 분이 없습니다.
저도 가장 그 신하가 되고 싶은 임금으로는 역시 대왕만한 분이 없습니다.
한편 저희 임금이 제일 싫어하는 자는 역시 제왕齊王(威王)보다 앞선 이가 없으며 제가 싫어하는 이 역시 제나라 왕 같은 이가 없습니다.
지금 그 제나라 왕이 우리 임금에게 중죄重罪를 지었습니다.
이에 우리 나라는 제齊나라를 치려고 하는데 대국이 제나라와 사이좋게 지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임금이 대왕을 섬길 수 없고, 저 또한 대왕의 신하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왕께서 참으로 관문關門을 닫고 제나라를 끊어 주신다면 저는 우리 진왕秦王에게 청하여 상商‧오於 땅 방方 6백 리를 바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齊나라는 틀림없이 약해질 것이며, 제나라가 약해지면 그들은 틀림없이 대왕을 위해 사역使役을 할 것입니다.
북으로 제나라가 약해지고 서쪽으로는 진秦나라에 은혜를 베풀고, 사사롭게는 상‧오 땅을 얻어 이익을 삼게 되니, 이야말로 한 번 결정에 세 가지 이익이 함께 들어오는 것입니다.”
초왕楚王이 크게 기뻐하며 조정에 선언하여 말하였다.
군신群臣들이 이 말을 듣고 왕에게 축하를 다 마쳤는데, 진진陳軫이 나중에 알현하고는 유독 축하의 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병사 하나 번거롭게 하지 아니하고 사람 하나 다치지 아니하면서 상‧오 땅 방 6백 리를 얻어, 과인 스스로도 이를 지혜로운 일이라 여기고 있소.
그래서 여러 사대부士大夫들이 모두 축하하는데 그대만은 홀로 축하의 말 한 마디 없으니 무슨 까닭이오?”
“제가 보기에는 상‧오 땅은 얻을 수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틀림없이 근심이 이르게 될 것입니다.
그 때문에 감히 망령되이 축하를 드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무릇 진秦나라가 대왕을 중히 여기는 것은 왕께서 제齊나라와 우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아직 땅도 얻지 않고 먼저 제나라와 외교를 끊어버리면, 우리 초나라만 고립되고 마는데 그렇게 되면 진秦나라가 어찌 고립된 초나라를 중히 여기겠습니까?
장차 땅을 먼저 내어 놓으라 하고 나서 제齊나라와 절교하면 진秦나라의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제齊나라와 절교를 먼저 하고 나중에 땅을 요구한다면 틀림없이 장의張儀에게 속임만 당하고 말 것이며, 장의에게 속임을 당하고 나면 왕께서는 틀림없이 장의를 미워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서쪽으로 진秦나라에 대한 근심이 생기고, 북으로 제齊나라와의 절교를 하면 그로 인해 두 나라의 군사가 틀림없이 밀려올 것입니다.”
그대는 입을 다물고 더 이상 말하지 말고 내가 하는 일이나 기다리시오.”
초왕楚王은 사신을 시켜 제齊나라와 외교를 끊었고, 그 사신이 돌아오기도 전에 재차 거듭 절교를 확인하였다.
장의가 진秦나라로 돌아오자 진秦나라는 제齊나라에 사신을 보내 제나라와 진나라는 은밀히 외교를 맺었다.
초나라는 이 일을 인하여 장군 하나로 하여금 진나라에서 땅을 받아오도록 하였다.
[장의는 진나라에 이르자마자 병을 핑계로 조회에 나오지 않았다.] 초왕이 말하였다.
“장의는 과인이 아직 제나라와 완전히 외교를 끊지 않은 것으로 여기고 있는가?”
그리고는 용사勇士를 제나라에 보내어 제왕齊王을 꾸짖게까지 하였다.
장의는 초나라가 제나라를 완전히 끊은 것을 알고는 나타나서 초나라 사신을 만나 말하였다.
“어디부터 어디까지 6리 너비의 땅을 주겠소.”
“제가 듣기로 6백 리라 하였지, 6리란 들어보지 못하였소.”
“나는 본디 소인인데 무슨 땅이 6백 리나 있겠소?”
사자가 돌아와 초왕에게 보고하자 왕은 크게 노하여 병사를 일으켜 진秦을 치겠다고 나섰다.
“지금 진나라를 치고자 하는 것은 계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秦나라에게 이름난 도시 하나를 뇌물로 주고, 진秦나라와 연합하여 제齊나라를 치느니만 못합니다.
이는 우리가 진秦나라에게 잃은 것을 제齊나라에게서 보상받는 것으로서, 우리 초나라는 아무런 손실 없이 보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왕께서 이미 제나라와 끊어진 상태에서 진나라에게 속임을 당한 책임을 묻게 되면, 이는 우리가 진나라와 제나라를 더욱 연합하게 만들어주는 꼴만 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나라가 틀림없이 크게 다치고 말 것입니다.”
초왕은 듣지 않고 드디어 군대를 일으켜 진나라를 공격하였다.
과연 진나라는 제나라와 연합하였고, 게다가 한韓나라까지 가담해서 초楚나라 군사는 두릉杜陵에서 크게 패하고 말았다.
초나라의 국토와 백성이 깎여, 간신히 멸망을 면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초왕이 진진의 계책을 듣지 않고, 장의의 말을 과신過信해서 들어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