卽王有萬乘之國, 而以一人之心爲命也. 臣以此爲不完,
8년에 [문장 빠짐] 위왕魏王(안희왕安釐王)에게 말하였다.
“옛날 조曹나라는 제齊나라를 믿고 진晉나라를 깔보았다가 제나라가 마침 이釐‧거莒를 칠 때, 진나라는 조나라를 멸망시켰습니다.
증繒나라는 제나라를 믿고 월越나라에게 횡포를 부리다가 제나라 안에 전화田和의 난이 일어나자, 월나라는 이 증나라를 멸망시켰습니다.
정鄭나라는 위魏나라의 힘을 믿고 한韓나라를 깔보다가 위나라가 유관楡關을 칠 때, 한나라가 정나라를 멸망시키고 말았습니다.
또 원原나라는 진秦나라와 적翟을 믿고 진晉나라를 얕잡아 보다가 진나라ㆍ적翟에 큰 기황饑荒이 들자, 이 틈에 진晉나라는 원나라를 멸망시키고 말았습니다.
중산中山은 제나라‧위나라를 믿고 조趙나라를 가볍게 보다가 제나라‧위나라가 초나라를 치는 틈에 조나라가 중산을 멸망시키고 말았습니다.
이 다섯 나라가 멸망한 까닭은 믿는 데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유독 이 다섯 나라만 그러한 것이 아니고, 천하에 망한 나라는 모두 같습니다.
무릇 나라를 다스리며 믿지 못할 것은 너무나 많으며 그 변變이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혹 정교政敎가 닦이지 않거나 상하가 제대로 화목和睦하지 못한 때에는 아무 것도 믿어서는 안 됩니다.
혹 제후의 이웃 나라들에게 우환이 있을 때에도 아무 것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또 농사는 흉년이 들고, 쌓아둔 곡식이 다할 때에도 그 누구를 믿어서도 안 됩니다.
그런가 하면 이익에 있어서의 변화와 화환禍患이 가까이 있을 때에도 〈남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이로써 나라는 아무 것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금 왕께서는 초나라의 강함과 춘신군春申君의 말이라면 다 믿고 있습니다.
이로써 진秦나라의 과녁이 되고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춘신군에게 무슨 변고가 생기면 왕은 곧 홀로 진나라의 화를 받아야 합니다.
왕은 만승의 대국을 가지고 있으시면서 단 한 사람에게 운명을 맡기고 있으니, 제가 보기에 그 계책이 너무 불완전한 것 같습니다.
원컨대 왕께서는 이를 잘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