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使者章子將也, 勉之曰:夫子之强, 全兵而還, 必更葬將軍之母. 對曰:臣非不能更葬先妾也.
진秦나라가 한韓‧위魏나라의 길을 빌려 제齊나라를 공격하다
진秦나라가 한韓나라와 위魏나라의 길을 빌어 제齊나라를 공격해 왔다.
제齊 위왕威王은 장자章子(匡章)를 장군으로 삼아 응전應戰하게 하였다.
광장은 진秦나라 군사와 대치對峙하여 군사를 주둔하였다.
양쪽의 사자使者가 자주 왕래하고 있을 때, 장자章子는 자기 편의 군기軍旗를 진나라 군대처럼 바꾸고 몰래 진나라 군대와 뒤섞이게 하였다.
이때 정탐하던 사람이 장자章子가 제齊나라 군대를 이끌고 진나라에 투항하려 한다고 알려왔다.
제 위왕은 그 말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정탐꾼이 또 광장이 제나라 군사를 이끌고 진나라에 투항하였다고 말했으나 위왕은 반응이 없었다.
똑같은 보고가 세 번이나 들어오자 유사有司가 청하였다.
“장자章子가 패하였다는 소식은, 그 보고자는 다르나 말은 모두 같습니다.
그런데 대왕께서는 어찌 군대를 풀어 그를 토벌하지 않습니까?”
“장자章子가 과인을 배반하지 않을 것을 확신하고 있는데, 어찌 그를 친단 말이오!”
잠시 후, 제齊나라 군사가 대승大勝을 거두고 진나라 군사가 대패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이에 진왕秦王은 고개를 숙이고 서번지신西藩之臣이라 칭하며 제나라에게 용서를 빌었다.
“장자章子의 어머니 계啓가 장자의 아비에게 죄를 짓자, 그 아비가 죽여서, 마구간 밑에 매장하였다.
내가 장자를 장군으로 삼아 보내면서 면려하기를 ‘선생의 강强함으로써 군대를 온전히 하여 돌아오면 장군 어머니의 시신을 다시 장례葬禮하게 하겠소’라고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제가 어머니의 시신을 다시 장례할 줄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제 어머니 계啓가 저의 부친께 죄를 얻은 후, 저의 부친께서 어떻게 하라는 유언遺言 없이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의 유언이 없는데도 어머니를 개장改葬하는 것은 이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속이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감히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사람의 아들로 돌아가신 아버지도 속이지 않는 자가 어찌 신하가 되어 살아 있는 임금을 속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