曰: ‘臣貴於齊, 燕大夫將不信臣; 臣賤, 將輕臣; 臣用, 將多望於臣;
齊有不善, 將歸罪於臣; 天下不攻齊, 將曰善爲齊謀; 天下攻齊, 將與齊兼鄮臣. 臣之所重處
也.’
今王又使
令臣曰: ‘吾欲用所善.’ 王苟欲用之, 則臣請爲王事之.
462. 소대蘇代가 제齊나라에서 연왕燕王에게 글을 올리다
소대蘇代가 제齊나라에서 연왕燕王에게 글을 올렸다.
“제가 도망한 데 대해 참소하는 말이 있을 것으로 알고 글을 올리고 떠나 왔습니다.
그 글에 이르기를 ‘신臣이 제나라에서 귀한 대접을 받으면 연나라 대부大夫들이 저를 믿지 못하겠다고 할 것이고, 신이 제나라에서 천한 대접을 받으면 연나라 신하들도 저를 가벼이 보겠지만 제가 중용重用되면 많은 기대를 할 것입니다.
제나라와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그 죄는 신이 뒤집어써야 하고, 천하가 제나라를 공격하지 않으면 신이 제나라를 위해 좋은 모책을 세운 것이라 할 것이며, 또 천하가 제나라를 공격하게 되면 제나라가 신을 모두 버릴 것이니, 저는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왕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절대로 여러 사람의 말이나 참언을 듣지 않겠다.
내 그대에 대한 어떠한 말이라도 칼로 베듯이 무시하겠다.
제일 좋기로는 그대가 제나라에서 크게 등용되는 것이며 그 다음으로는 제나라 아랫사람에게까지 널리 신용을 얻는 일이다.
진실로 그대는 살아 있기만 하면 무슨 일이든 하지 못할 것이 없다.
그러면서 함께 말하기를 ‘연나라를 버리고 제나라로 가서 오직 일을 성사시키기를 기약하라’ 하였습니다.
신이 이러한 사명을 받들고 제나라에 와서 일한 지 5년이 되었는데 제나라는 자주 출병하였으나 연나라를 도모圖謀한 적은 없었습니다.
제나라와 조趙나라의 관계는 연합했다가 헤어졌다가 합니다.
연나라는 제나라와 더불어 조나라를 칠 계획을 세우거나 아니면 조나라와 더불어 제나라를 칠 계획을 세웠을 뿐입니다.
지금 제나라는 연나라를 믿고 있어 심지어 연나라와 인접한 북지北地의 땅은 아예 비워 놓은 채, 용병用兵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 왕께서는 전벌田伐과 삼參, 그리고 거질去疾의 말을 믿고 제나라를 공격하여 제나라로 하여금 크게 경계하고 연나라를 믿지 않게 하려고 하십니다.
또 왕께서는 지금 경慶을 보내어 저에게 ‘내 좋아하는 사람을 등용코자 한다.’라고 하셨는데 만약 진실로 쓰고 싶으시다면 원컨대 저는 왕을 위해 그를 섬기겠습니다.
또 왕께서 저를 그만두고 달리 쓰고 싶은 사람이 있어 쓰시겠다면 저는 그냥 돌아가서 더 이상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