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昔者, 帝女令
作酒而美, 進之禹, 禹飮而甘之, 遂疏儀狄, 絶旨酒, 曰:
齊桓公夜半不嗛,
乃煎
燔炙, 和調五味而進之, 桓公食之而飽, 至旦不覺, 曰:
晉文公得
, 三日不聽朝, 遂推南之威而遠之, 曰: ‘後世必有以色亡其國者.’
遂盟强臺而弗登, 曰: ‘後世必有以高臺陂池亡其國者.’
今主君之尊, 儀狄之酒也; 主君之味, 易牙之調也; 左白台而右閭須, 南威之美也; 前夾林而後蘭臺, 强臺之樂也.
有一於此, 足以亡其國. 今主君兼此四者, 可無戒與!”
332. 양왕梁王 위영魏嬰이 제후諸侯들과 범대范臺에서 주연酒宴을 베풀다
양梁(위魏)나라 왕 위영魏嬰(혜왕惠王)이 범대范臺에서 제후들에게 주안酒案을 베풀었다.
술 기운이 오르자 노군魯君에게 술을 한 잔 권하였다.
노군이 일어서서 자리를 피하며 경계의 말을 가려 아뢰었다.
“옛날 제帝의 딸이 의적儀狄에게 명하여 술을 빚게 하였습니다. 맛이 아주 훌륭하여 우왕에게 바쳤더니 우왕이 이를 마셔보고 달다고 여기면서도 끝내 의적을 멀리하며 그 미주美酒를 끊어 버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합니다.
‘후세에 반드시 이 술 때문에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을 것이다.’
또 제齊 환공桓公이 밤에 출출함을 느끼자 역아易牙가 요리를 하여 굽고 지지고 오미五味를 맞추어 환공에게 드렸더니 잘 먹고는 잠이 들어 이튿날 아침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말하기를
‘후세에 반드시 이런 맛 때문에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합니다.
그리고 진晉 문공文公이 남지위南之威라는 절세 미녀를 얻자 3일 동안 조회朝會를 보지 않다가 문득 남지위를 물리쳐 멀리하면서 ‘뒤에 반드시 여색 때문에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합니다.
초왕楚王이 강대强臺에 올라 붕산崩山을 바라보니 동쪽으로는 강이요, 서쪽은 호수여서 그런 절경 속에서 소요逍遙하다 죽음도 잊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강대에 다시 오르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고는 ‘뒤에 반드시 높은 누대樓臺와 화려하게 꾸민 연못 때문에 나라를 망하게 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합니다.
지금 주군主君의 술잔 속 술은 의적의 미주美酒요, 주군의 요리는 역아의 조리調理이며, 왼쪽에 낀 백태白台, 오른쪽의 여수閭須는 남위와 같은 미색美色이며, 앞의 협림夾林, 뒤의 난대蘭臺는 곧 강대의 유락遊樂과 같습니다.
이 중에 한 가지만 있어도 족히 나라가 망한다고 하였는데, 지금 주군께서는 네 가지나 한꺼번에 즐기고 있으니 어찌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