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見
, 誅罪安民, 以取公侯者有矣;文義
, 匡時富國, 以取
경상卿相者有矣。
學備古今, 才兼文武, 身無祿位, 妻子飢寒者, 不可勝數, 安足貴學乎?”
金玉之磨瑩, 自美其鑛璞;木石之段塊, 自醜其雕刻。
且負甲爲兵,
筆爲吏, 身死名滅者如牛毛, 角立傑出者如芝草;
, 吟道咏德, 苦辛無益者如
, 逸樂名利者如
:豈得同年而語矣。
必有天才,
, 爲將則闇與
同術, 執政則
得
之敎, 雖未讀書,
。
“나는 강한 쇠뇌와 긴 창으로 죄인을 주살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으로써 공후公侯의 작위를 얻은 이들도 있고, 법도를 탐구하고 관리의 길을 익혀 시절을 바로잡고 나라를 부유하게 함으로써 경상卿相의 지위를 얻은 이들도 있는 것을 보았소.
그러나 학문學問으로는 고금古今을 갖추고 재주로는 문무文武를 겸비하고서도 녹봉과 지위가 없어 처자를 굶주리고 헐벗게 한 이들이 이루 다 셀 수가 없으니, 어찌 배움이 귀하다 할 수 있겠소?”
“무릇 운명으로 궁벽해지거나 현달하게 되는 것은 〈그 재질이〉 금옥金玉이나 목석木石과 같습니다.
학문學問과 기예技藝를 배우는 것은 〈이들을〉 광택 나게 하거나 〈저들을〉 조각하는 것과 같지요.
금金과 옥玉을 광택 나게 하면 그것이 광석일 때보다 스스로 아름다워지는 것이지만, 나무나 돌을 토막 나고 쪼개진 채로 두면 그것이 조각되었을 때보다 스스로 추해지는 것이지요.
어찌 조각된 목석木石이 광석인 채로의 금옥金玉보다 본래 나은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을는지요?
〈그러니〉 배운 적이 있는 사람의 빈천貧賤함을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의 부귀富貴함에다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게다가 갑옷을 입고 병사가 되거나 붓을 입에 물고 벼슬아치가 되었다가 몸이 죽으면서 이름도 〈같이〉 묻혀버릴 이는 쇠털같이 많으나 〈기린麒麟의〉 뿔처럼 우뚝 솟을 인물은 영지 풀처럼 귀합니다.
책을 읽고 도道를 읊조리고 덕德을 노래하면서 수고를 하는데도 아무런 이익도 없을 이들은 일식日蝕과 같이 적고, 명리名利에 탐닉하는 이들은 가을철 씀바귀처럼 많으니, 어찌 이들을 나란히 말할 수가 있을지요?
또한 듣자하니 나면서부터 아는 자는 으뜸이요, 배워서 아는 자는 다음이라 합디다.
〈글을〉 배우는 이유는 많이 알고 훤히 통달하고자 해서일 따름이지요.
반드시 하늘이 내린 인재가 있을 터이어서 무리 가운데서 뛰어날 것이니 장수가 되었다면 암암리에 손무孫武나 오기吳起와 병법이 같았을 터이고, 위정자가 되었다면 일찌감치 관중管仲과 자산子産의 가르침을 얻었을 터인즉, 비록 〈그들이〉 아직 책을 읽지 않았다고 하여도 나는 여전히 그들을 배운 이라고 말할 것이오.
지금 그대들은 그리할 수 없으면서도 고대 성현들의 발자취를 스승 삼지도 않으니 이불을 뒤집어쓴 채 누워 있는 것과 같을 따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