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汝棄學
, 豐吾衣食, 食之安得甘? 衣之安得暖?
업성鄴城이 함락된 뒤에 〈집안이〉 옮겨져 관내關內로 들어갔다.
“조정朝廷에서 얻는 녹봉祿俸과 직위職位가 없고 집안에 쌓아둔 재물財物 또한 없으니 마땅히 근력筋力을 다하여 〈어버이를〉 부양해야 할 것입니다.
매번 납세를 재촉받는데도 부지런히 경사經史에만 힘을 쓴다면 자식된 도리를 알지 못한 것이니 어찌 편안할 수가 있겠습니까?”
“자식은 마땅히 봉양하기를 마음가짐으로 삼고, 부모는 마땅히 학문하기를 가르침으로 삼아야 한다.
설사 네가 학문을 저버리고 재물에 죽살이쳐서 내 의복과 음식을 풍족하게 한들 그것을 먹었다고 어찌 맛있을 수가 있겠으며, 그것을 입었다고 어찌 따뜻할 수가 있겠느냐?
만약 선왕先王의 예제禮制와 법도法度를 익히는 데에 힘써서 대대로의 가업家業을 이을 수 있다면 명아주‧푸성귀 국에 거친 풀솜같이 베가 헝클어진 옷일지라도, 나는 절로 그것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