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육血肉들로 하여금 그 사이에 있게 하느니 차라리 각기 천지사방을 돌아다니면서 서리와 이슬이 내리면 감회를 느껴 그리워하고, 해와 달이 서로 바라볼 날을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하물며 전혀 모르는 남이 다툼의 소지가 많은 곳에 있으니 틈이 없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게 되는 까닭은 공적인 집안일을 하면서 사사로운 정에 매달리고, 중책을 맡았음에도 경박한 정의情誼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을 미루어 〈남에게〉 행하고 자식을 바꾸어 〈자기 자식처럼〉 돌봐줄 수 있다면, 이러한 분란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