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行陳之義, 取於陳列耳,
,
及近世字書, 皆無別字。
唯
, 獨阜傍作車, 縱復俗行, 不宜追改《六韜》、《論語》、《左傳》也。
태공太公의 《육도六韜》에는 천진天陳, 지진地陳, 인진人陳, 운조진雲鳥陳이 있고, 《논어論語》에는 “위영공衛靈公이 공자孔子에게 진법陳法에 대해 물었다.”는 구절이 있으며,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어리진魚麗陳을 쳤다.”는 구절이 있으나, 항간의 판본에서는 대부분 〈군진軍陳이라는 뜻의 진陳자가〉 부阜 편방偏旁[부阝]에 거승車乘(수레와 전차)의 거車를 쓴 진陣자로 되어 있다.
생각건대, 진대陳隊와 관련된 글자는 모두가 진정陳鄭(진陳나라와 정鄭나라)의 진陳자를 쓴다.
무릇 행진行陳의 뜻은 진열陳列에서 취한 것이니, 이는 육서六書에서 보자면 가차假借의 방식에 해당하여 《창힐편蒼頡篇》과 《이아爾雅》로부터 근세의 자서字書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도 〈진陳 대신 진陣으로 쓰인〉 이체자異體字가 없었다.
오직 왕희지王羲之의 《소학장小學章》에만 유독 부阜 편방偏旁[부阝]에 거車를 쓴 진陣자로 되어 있으니, 설사 항간에서 통용한다 하더라도, 소급해서 《육도六韜》, 《논어論語》,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을 고치는 것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