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예의범절禮儀凡節’로 번역된 ‘풍조風操’란, 본래 ‘풍도風度’(풍채와 태도)와 ‘절조節操’(절개와 품행)가 결합된 말이다. 이는 외면에 드러나는 모습뿐만 아니라 그 바탕을 이루는 내면의 정신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안지추顔之推는 후손들이 늘 기품 있는 몸가짐을 갖추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의범절에 관한 여러 가지 사항들에 대해 그 취지와 근본정신, 남북간 관습의 차이, 시대풍조 등까지 소상하게 설명하였다.
피휘避諱와 작명作名에 관한 사항, 호칭과 연관된 문제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호곡號哭과 조문弔問 예절, 탈상脫喪 후 자손들이 처신하는 법, 부모의 유품遺品이나 기일忌日 등 상례喪禮에 관련된 사항도 다양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 밖에 생일 풍습, 가족이 죄를 지었거나 전쟁에 나갔을 때 처신하는 법, 의형제를 맺는 법, 손님을 맞이하는 법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남북조시대의 사회상社會相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서도 평가될 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