士大夫子弟,
已上, 莫不被敎, 多者或至
, 少者不失
。
有
者, 遂能磨礪, 以就
;無
者, 自玆墮慢, 便爲凡人。
農民則計量耕稼, 商賈則討論
,
則
器用,
則沈思法術, 武夫則慣習弓馬, 文士則講議經書。
多見士大夫恥涉農商,
務工伎, 射則不能穿
,
, 飽食醉酒,
無事, 以此銷日, 以此終年。
及有吉凶大事, 議論得失,
, 如坐雲霧;公私宴集,
예로부터 명철明哲하고 성스러우신 제왕들조차도 오히려 모름지기 학문에 힘쓰셨거늘 하물며 평범한 사람들이야 말할 나위 있겠는가!
이에 대한 실례는 경전經典과 사서史書에 두루 쓰여 있어서 나 또한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으나, 잠시 근래의 확연하고도 간명한 사례를 들어 너희들이 깨우치도록 일깨울 따름이다.
사대부士大夫의 자제子弟라면 동년기童年期에 들면서부터 교육을 받지 않음이 없으니 많이 배운 이는 《주례周禮》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이르고, 적게 배운 이라도 《시경詩經》과 《논어論語》는 빠뜨리지를 않는다.
성년이 되고 혼례婚禮를 치를 나이에 이르러 몸과 마음이 점차 안정되면 그 타고난 재능에 바탕하여 갑절로 가르치고 이끌어야 한다.
지향하는 바가 있는 자는 반드시 갈고 닦아 〈사족士族으로서의〉 본업本業인 유업儒業을 이룰 수 있을 터이나, 몸가짐을 바르게 하지 못한 자는 이로부터 게으르고 산만해져서 범속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자면 반드시 종사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
농부라면 농사일을 계획하여 헤아리고 장사치라면 상품의 가격을 따질 터이고, 장인匠人이라면 기물에 솜씨를 다하고 예인藝人이라면 그 재주를 깊이 고안할 터이며, 무인武人이라면 활쏘기며 말타기를 몸에 배도록 익히고 문사文士라면 경서經書를 강론할 터이다.
그런데 사대부랍시고 농사나 장사에 관여하기는 창피해하고 기술技術이나 기예技藝에 힘쓰기는 부끄러워하면서도 활을 쏘면 갑옷의 갑편을 뚫지 못하고 글을 쓰면 제 이름자나 겨우 쓸 뿐인데, 배불리 먹고 술에 취한 채 멍하니 하는 일 없이 허송세월만 하면서 일생을 마치는 이들을 많이 보았다.
어떤 사람은 집안이 대대로 벼슬해온 덕에 반쪽짜리 말단 관직이라도 얻으면 이때부터 곧 만족스러워 학문을 닦는 일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길흉吉凶의 대사大事라도 생겨 이해득실을 의논이라도 할라치면 멍청하니 입만 벌리고 있는 것이 마치 구름 속이나 안개 속에 앉아 있는 듯하다.
공사公私간에 연회에라도 모여 옛일을 이야기하거나 시詩라도 읊을라치면 묵묵히 입을 닫고 고개를 숙인 채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켤 뿐이다.
학식 있는 선비가 곁에서 볼라치면 그를 대신해 땅속으로 〈숨어〉 들어가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어찌 몇 년간 부지런히 배우는 노력을 아까워하다가 일생 동안 길이 수모와 치욕을 당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