余答曰:“案:《毛傳》云:‘駉駉, 良馬腹幹肥張也。’
其下又云:‘諸侯六閑四種:有良馬、戎馬、田馬、駑馬。’
若作牧放之意, 通於牝牡, 則不容限在良馬獨得駉駉之稱。
良馬, 天子以駕玉輅, 諸侯以充朝聘郊祀, 必無騲也。
《周禮・圉人職》:‘良馬, 匹一人;駑馬,
一人。’ 圉人所養, 亦非騲也。
今以《詩傳》良馬, 通於牧騲,
之意, 且不見
乎?”
《시경詩經》에 “건장할손 수말들이여.[경경모마駉駉牡馬]”라는 시구가 있다. 강남江南의 판본들에는 모두 빈모牝牡의 모牡자로 되어 있는데, 하북河北의 판본들에는 모두 방목放牧의 목牧자로 되어 있다.
업성鄴城의 박사들이 이를 보더니 캐물으며 말하기를 “〈노송 경魯頌 駉〉편은 어차피 먼 교외의 들판에 말을 방목했던 노 희공魯 僖公을 찬양한 시인데, 어찌 암말과 수말을 구분하는가요?”라고 하였다.
내가 대답했다. “《모시고훈전毛詩故訓傳》을 살펴보면, ‘경경駉駉이란 양마良馬가 배가 살찌고 몸통이 떡 벌어졌음을 말한다.’고 한 다음,
그 밑에 다시 ‘제후는 여섯 곳 마구간에 네 종류 말을 두니 양마良馬, 융마戎馬, 전마田馬, 노마駑馬가 이것이다.’라고 하였지요.
만약 ‘방목하였다[목牧]’는 뜻으로 쓰인 것이라면 암말과 수말 모두에게 통용될 테지요. 그렇다면 양마良馬에게만 국한시켜서 이들만 경경駉駉하였다고 칭송했을 수는 없을 테지요.
양마良馬란 천자가 이 말로 어가御駕를 끌게 하며, 제후가 천자를 알현하러 조정에 들거나 교외에서 제사 지낼 때 이 말에게 수레를 맡기므로 반드시 암말은 없지요.
《주례周禮》 〈하관夏官 어인직圉人職〉조에 ‘양마良馬는 한 필마다 사육인이 한 명이며, 노마駑馬는 한 쌍마다 사육인이 한 명이다.’라고 하였는데, 사육인이 기르는 양마良馬 또한 암말은 아니지요.
이 시의 작자가 그중에서도 강하고 날랜 것을 들어 말했다고 보는 것이 의미상 타당하지요.
《역경易經》에는 ‘양마良馬가 서로 내닫는다.’는 구절이 있으며,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그에게 양마良馬가 두 필 있었기에’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역시 기운 세고 날랜 것을 지칭한 것이지 암수를 통칭한 것은 아니지요.
지금 《모시고훈전毛詩故訓傳》에서 말한 양마良馬를 암말을 방목한 데까지 통용된 것이라 여긴다면 모장毛萇의 본디 뜻을 잃을까 염려되니, 아무래도 유방劉芳의 《모시전음의증毛詩箋音義證》을 보지 않으신 게지요?”